미국 모바일게임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보다 다소 늦긴 하지만 미국 모바일게임시장은 규모와 잠재력이 엄청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시장조사기관인 IDC는 미국 휴대전화 가입자 가운데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지난해 7.9%에서 오는 2008년에는 34.7%(6,520만명)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게임 사용자가 한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모인 셈이다. 모바일게임 사용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IDC의 다나 스로트 선임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미국 이동통신회사들이 모바일게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모바일게임은 향후 가장 전망 있는 비즈니스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에서 모바일게임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통신회사 중 하나인 스프린트(Sprint)는 지난 2002년 8월에서 2003년 9월까지 자사 휴대전화 가입자의 모바일게임 다운로드가 400만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모바일게임 개발회사인 블루라바(Blue Lava)도 지난 1월 유료 다운로드가 100만건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블루라바는 하와이에 있는 모바일게임 개발업체. 지난 2002년 모바일게임인 테트리스를 선보인 후 현재 6개 통신회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테트리스에 이어 지뢰 찾기, 체스, 낱말 맞추기 등을 속속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미국은 최근 모바일게임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각 통신회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웬만한 통신회사에서 제공하는 모바일게임 종류가 100여가지를 훌쩍 넘긴다. AT&T는 현재 200여가지의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과거 PC게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페르시아의 왕자’를 비롯해 각종 모바일게임을 갖추고 있다. 비용은 게임당 3~5달러 정도. 영화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든 ‘툼레이더’가 3.99달러에 제공되고 있다.미국 최대 통신회사인 버라이존은 360개가 넘는 게임을 갖고 있다. 비용은 사용방법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 달간 쓸 수 있는 것과 기간에 상관없이 영구 구입하는 것이다. 최근 새로 나온 모바일게임인 ‘반지의 제왕’의 경우 한 달 사용료가 2.49달러, 영구 구입하면 7.49달러다.스프린트, T모바일 등 다른 통신회사들도 경쟁적으로 모바일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장 인기를 모았던 모바일게임은 잼댓(Jamdat)의 ‘잼댓 볼링’, 액티비전(Activision)의 ‘프로스케이터’, 에디오스(Edios)의 ‘툼레이더’, 게임로프트(Gamelofts)의 ‘스플린터셀’ 등이다.미국 모바일게임시장에는 최근 두 가지 현상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첫째는 영화를 게임 타이틀로 제작하는 움직임이다. 영화 인지도 덕분에 이용자들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기 때문이다.영화 타이틀의 게임화도 한창이다. 모바일게임 제작사인 엠포마는 대형 영화사인 파라마우스픽처와 손잡고 <스타트랙>, <이탈리안잡>, <탑건>에 이어 최근 <베버리힐스캅>과 <데이즈오브선더>를 모바일게임으로 제작했다.엠포마의 스콧 젠슨 부사장은 “인기 영화에 바탕을 둔 모바일게임은 게임 자체의 시장성도 좋지만 영화사에도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둘째는 3차원 게임의 부상이다. 미국에서는 올 봄 3차원 모바일게임이 가능한 휴대전화가 대거 선보인다. 여기에 맞춰 3차원 모바일게임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3차원 모바일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트디즈니인터넷그룹(WDIG)은 영화로, PC게임으로 유명한 ‘트론’(Tron 2.0)을 3차원 모바일게임으로 개발, 올 봄에 출시할 예정이다.래리 샤피로 WDIG 부사장은 “휴대전화에서 3차원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자리를 잡으면서 모바일게임시장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가입자들은 일반 PC게임과 비슷한 수준의 게임을 휴대전화와 PDA에서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모바일게임시장의 매력은 시장성에 있다. 시장규모 자체가 클 뿐만 아니라 성장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성장의 기반은 이동통신 가입자수. 미국 통신업체협회인 TIA는 올해 이통동신 가입자수가 1억6,8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는 2007년에는 1억9,55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동통신시장 규모도 올해 987억달러에서 오는 2007년 1,340억달러로 연간 10.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대전화 판매도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첨단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교환주기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휴대전화시장 규모는 102억달러. 오는 2007년에는 132억달러로 매년 8.3%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미국 휴대전화시장은 미국의 전통적인 소비패턴과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어 모바일게임회사들에 기대를 주고 있다.미국인들은 뿌리 깊은 실용주의 영향으로 한번 산 제품을 오랫동안 쓰는 편이다. 아직도 거리에서 현대자동차의 엑셀을 볼 수 있을 정도다. 특이하게 휴대전화는 예외다. 교체주기가 매우 짧다. 매년 바꿀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미국 이동통신은 한국과 달리 정액제 방식이다. 매달 정해진 시간을 사용하고 일정한 요금을 지불한다. 예컨대 ‘월 500분 사용에 35달러’와 같은 방식이다. 이동통신은 회사들이 매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에 요금은 떨어지기 마련.따라서 약정기간(보통 1년)이 지나면 서비스를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이동통신에 새로 가입하면 무료나 싼 가격에 새 휴대전화를 줘 신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첨단 신제품 휴대전화 보급이 빠르다는 것은 모바일게임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튼튼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미국은 또 개인휴대단말기(PDA)의 보급이 확산돼 모바일게임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PDA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휴대전화가 진화하면서 PDA 시장이 위협을 받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다. 미국이 전세계 PDA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 그만큼 PDA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미국 PDA시장은 지난해 584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 감소했지만 세계 PDA시장이 5.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최근 PDA는 무선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무선으로 인터넷까지 접속할 수 있다. 휴대전화로 쓸 수 있는 PDA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따라서 미국에서는 PDA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PDA는 휴대전화보다 화면이 크고 하드웨어 성능이 우수해 모바일게임을 즐기기에 휴대전화보다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미국 모바일게임시장의 성공요소로 전문가들은 강력한 브랜드와 게임 타이틀 인지도를 꼽는다. 이용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갖고 있는 타이틀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전문가들은 모바일게임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휴대전화가 각종 프로모션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21세기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모바일게임. 미국 모바일게임이 오랜 침묵을 깨고 세계를 향해 꿈틀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