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상담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비상금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다. 그만큼 비상금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결혼 5년차인 김근식씨(가명ㆍ37)는 얼마 전 목돈이 필요하게 됐다. 어렵게 생활하는 여동생의 큰아이가 수술을 하게 되어 병원비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동생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빠듯한 살림을 하는 부인에게 큰 금액을 도와주자고 하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평소에 비상금을 마련해 둔 것도 없어서 안타깝기만 했다. 그래서 김씨는 비상금의 필요성을 느끼고 비상금 모으기에 도전하기로 했다.비상금 만들기어떻게 비상금을 모을 수 있을까. 그리 많지 않은 월급에서 비상금을 모은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비상금의 필요성을 느끼고 돈을 모으기로 했다면 먼저 목표금액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는 금액이 정해져야 매월 얼마씩 모을 것인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를 세웠으면 해당 금액을 저축하고 소비를 해야 목돈을 모을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용돈에서 매월 일정액을 저축하고 나머지로 소비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3년 내에 1,000만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매월 얼마나 넣어야 할까. 일반적으로는 연 5%의 적금상품에 월 26만원 정도 넣으면 3년 만에 1,0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3년제로 가입하고자 할 경우에는 상호부금이나 적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5년 내에 1,000만원을 모으려면 월 15만원 정도 적립하면 된다. 또한 적금의 종류에 따라서는 미래의 어떤 시점에 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시점으로 만기를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1년 9개월 후에 부모님 환갑에 맞춰 해외여행을 보내 드리려면 해당 적금의 만기를 그 날짜로 지정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매월 일정액을 주식형 적립신탁 상품에 넣는 방법도 있다.비상금 관리하기비상금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비상금이란 부인 몰래 모으는 것이므로 그 금액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서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부인과 같은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것은 꼭 피해야 한다. 금융기관에서는 개인별로 은행 정보제공을 해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에는 가족 예금관리 체계로 가고 있어서 부인에게 예금 내역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해당 금융기관에서 예금 거래내역 및 각종 안내자료도 보내지 말도록 ‘우편발송 불요’ 등록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신탁상품이나 펀드형 상품에 가입한 경우 6개월마다 가입고객에게 운용상황 보고서를 발송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발송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신탁상품 가입시 또는 중간에라도 우편통보거절 신청을 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가서 운용상황을 확인하거나 해당 금융기관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서 확인하면 된다.세금우대나 비과세 저축으로 가입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해당 정보가 각 금융기관별로 공유되기 때문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절세 효과가 없더라도 일반 과세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금융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걱정이 된다면 일부 은행에서 실시하고 있는 ‘세이프 어카운트(Safe Account)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본인 외에 다른 사람에게 예금내역이 노출되지 않는다.비상금 만들기와 관리하기에 대해서 얘기했지만, 사실 가급적 비상금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부부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작은 것이라도 숨기고 또 어떤 목적을 갖고 비밀을 만든다는 것은 부부간의 신뢰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도 서로 솔직하게 얘기하고 상의해 나가는 것이 행복한 부부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