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광우병 조사를 두 달여 만에 사실상 종결했다.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 전역이 떠들썩했지만 실망스럽게도 조사결과 실제로 밝혀낸 것은 거의 없다. 광우병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은 지역조차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광우병이 발병한 소와 캐나다에서 같이 사육된 소 80마리 중 27마리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미국 축산업계는 질병을 갖고 있는 소를 제대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번에 광우병이 발병한 소와 함께 사육된 소를 모두 찾아내지 못한 것도 부실한 시스템 때문이다. 미국 농산부의 론 드헤이븐 축산부 수석은 “실종된 소를 찾을 수가 없다”며 “일부는 이미 도살돼 소비됐을지도 모른다”고 발표해 비난을 샀다.미국의 광우병 검사 자체도 다소 미온적이었다. 미국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한 후 255마리의 소를 도살해 광우병 여부를 실험했다. 미국과 접해 있는 캐나다가 지난해 5월 앨버타에서 광우병을 발견한 후 2,000마리를 도살해 검사한 것과 대조적이다.미국은 평소에도 광우병 검사에 소극적이었다. 미국에서 광우병을 검사하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축산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 가운데 제대로 걷지 못하는 소인 ‘다우너’(Downers)를 골라낸 후 그중 일부만 검사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도살된 소는 총 3,500만마리. 그중 다우너는 20만마리에 달했다. 다우너 중 광우병 검사를 실시한 소는 겨우 2만마리에 그쳤다. 그만큼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지난 2001년 850만마리를 테스트한 결과 광우병에 걸린 소가 2,142마리가 발견됐다는 사실은 미국 광우병 테스트 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생후 30개월이 된 모든 소를 검사하고 있다. 일본은 더 철저하다.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미국 정부의 광우병 조사 종결에 대한 실망은 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수되는 축산물 선물은 광우병 조사 종결 발표 후 4.5센트가 떨어진 75센트에 거래됐다. 광우병 조사가 큰 성과 없이 종결되면서 미국산 소고기 수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미국의 최대 소고기 수출국가들인 한국, 일본, 맥시코는 광우병 발생 직후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의 주요 수출국들의 의혹을 완전히 풀어주지 못한 상황에서 수출이 정상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 사육되는 소의 10%는 수출되고, 금액으로는 연간 30억달러에 이른다.미국 정부가 광우병 조사를 급히 마무리하자 일각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조사를 중단하는 것은 자칫 국민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광우병 조사 조기 종결은 미국 축산업자들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축산업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강력한 이익집단인 것이다. 미국 소고기 소비는 연간 500억달러에 달한다. 축산업계에서 소고기 판매 촉진을 위해 쓴 비용만 5,000만달러다. 따라서 정부가 축산업자들이 입을 피해를 고려해 광우병 조사를 조기에 끝낸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미국 농산부는 여론을 의식한 듯 향후 광우병과 관련된 소를 추적하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광우병이 발견된 당시에 도살된 소고기 회수에도 나섰다. 농산부는 리콜 규모를 1만400파운드에서 3만8,000파운드로 늘렸다. 광우병 조사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상황에서 미국 국민들이 정부의 일련의 조치들을 과연 얼마나 수긍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