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일본 부동산·위안화 ‘주목’

2004년은 여러 시각이 대두되고 있으나 한마디로 2003년과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먼저 국제외환시장은 큰 변화가 감지된다. 엔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가 크게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기초경제여건 면에서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기 어려워 보이고 ‘달러 강세-엔 약세’가 양국의 국익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기관들은 2004년 엔/달러 환율의 경우 105~115엔대에서 중심환율(pivot rate)이 유지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지난 2년간 지속됐던 미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강세국면도 2004년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안정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유로화가 사용되는 유로존의 확대가 예상보다 순조롭지 못함에 따라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기관들은 2004년 말에는 달러/유로 환율이 1.2~1.4달러로 2003년 말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2004년 국제외환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최대 현안은 중국의 고정환율제가 포기된 이후 위안화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는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시각과 평가절상될 것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는 상태다.먼저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시각은 이렇다. 현재 중국 정부는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과 대규모 실업문제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더욱이 99년 하반기부터 내수시장을 겨냥해 추진해 온 경제대국형 모델도 아직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단계다.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부실채권과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전제를 감안하면 위안화 가치는 평가절하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현재 중국의 수출상품은 품질과 같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함에 따라 환율경쟁력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해야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만약 중국 정부가 시장여건을 무시하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경우 헤지펀드로부터 집중적인 환투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헤지펀드의 자금력과 레버리지(총투자 가능액/투자원금) 비율을 감안하면 중국의 외환사정이 아무리 풍부하다 해도 환투기를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태다.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논의돼 왔던 중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이미 중국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은 상당히 큰 규모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으나 국제금융기관들은 중국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이 약 4,800억달러(약 560조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국제금리도 지난 3년간의 저금리시대를 마무리하고 인상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론적으로 경제여건과 비교해 적정금리를 따지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 등을 통해 볼 때 현재 세계 각국의 금리는 경제여건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만약 2004년에도 경기와 증시의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금리는 곧바로 경제여건에 맞게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2004년에는 이런 대내외 금융환경하에서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가. 현재 전세계 부동자금은 80년대 초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우 50년대 말 이후 최대 규모다.일단 투자대상별로는 주식이 2003년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유망하다고 보는 것이 국제금융기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기업실적과 같은 증시여건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세계 각국들이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상대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부동산과 채권, 금과 같은 실물자산의 희생이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적정보유 수준을 넘어선 채권은 2004년에도 덤핑 현상이 지속돼 채권을 보유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주목해야 한다.국가별로는 이미 저평가 인식을 바탕으로 외국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일본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유망해 보인다. AIG생명,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자금들이 2003년 이후 일본의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해 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2003년 이후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와 이라크 재건특수가 기대되는 중동, 미국의 끌어안기를 바탕으로 안정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중남미, 그리고 2004년 5월 유럽연합(EU) 가입이 예상되는 동유럽지역에도 글로벌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제도적 측면에서는 중국의 외환자유화 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외환자유화 일정을 추진해 내부적으로 풍부한 외환사정에 따른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완화해 나가는 동시에 미국과 일본의 압력 정도에 따라서는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는 문제까지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이런 경우 크게 두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기업 입장에서는 화교계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재테크 차원에서는 위안화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현재 중국의 풍부한 외환사정과 주변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고정환율제 포기 이후 위안화 가치는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산업별로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업종이 유망해 보인다. 이라크전쟁 이후 업종별로 주가 상승폭이 가장 큰 ‘윈(소프트웨어)ㆍ텔(텔레컴)ㆍ넷(인터넷을 비롯한 네트워크)’이 대표적이다. 경기 회복세가 의외로 빠를 경우 경기에 민감하면서 기술업종의 장점을 함께 갖고 있는 융합업종(fusion industry)도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문제는 90년대 말처럼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업종이면 수익모델과 기업실적에 관계없이 무조건 주가가 올랐던 제1기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2기에 있어서는 철저히 수익모델 확보와 기업실적 여부에 따라 투자자금 유입규모와 주가수준이 좌우되는 차별화(nifty fifty)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마지막으로는 세계 각국들의 정치 일정에 따라 세계 부동자금의 이동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에는 대만(3월)과 한국(4월), 필리핀(5월), 인도네시아(7월) 등 아시아지역과 미국의 대통령선거(11월) 등 집권당의 재신임을 묻는 선거가 유난히도 많이 예정돼 있다.여러가지 변수 가운데 90년대 이후 각종 선거에서 집권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경제생활 안정이 가장 큰 결정요인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가 중시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선거가 예정된 국가에 투자할 경우 선거 프리미엄과 경기요인으로 이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유념해야 할 점은 갈수록 글로벌 자금의 성향이 투기펀드와 벌처펀드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금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면서 일단 투자수단과 대상을 선택하면 그 어느 때보다 위험관리(risk management)에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