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새해를 앞둔 일본 차음료시장의 최고 화두는 ‘체질개선’이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를 빨리 회복시켜 줄 수 있는가에 따라 시장 선점싸움의 승패가 가름난다는 것이다. 음료업체마다 체질개선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신제품 개발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도록 한 가장 큰 계기는 생활용품업체 가오의 빅히트에서 비롯됐다.체지방 감소에 좋은 효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매력으로 앞세우고 등장한 가오의 ‘헤르시아 녹차’는 350㎖들이 페트병 제품 가격이 180엔으로 일반 차음료에 비해 20% 이상 비싸게 책정됐음에도 불구,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이변을 낳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오가 체질개선이라는 신개념을 제시한 것이 적중한데다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특정보건용식품(한국의 기능성식품과 유사)으로 지정받은 것이 경쟁상품들과의 차별화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가오는 녹차에 이어 우롱차에도 헤르시아 브랜드를 도입, 2004년부터 신제품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가오의 성공에 자극받은 타 업체들은 ‘350㎖, 180엔’의 유사 제품을 너도나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차음료업체 중 최대 메이커인 이토엔은 다이어트 효과에 초점을 맞춘 ‘다이어트 서포트’를 지난 11월 신제품으로 투입했다. 녹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과 테아닌 등을 자체 비법으로 배합해 체지방연소와 지구력 향상 효과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이토엔은 설명했다.산토리는 항산화 소재가 함유된 음료를 ‘후라반제놀’이라는 브랜드네임으로 곧 내놓을 계획이다. 규슈대학, 도쿄여자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한 항산화 소재는 비타민C의 600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이 회사측의 주장이다. 산토리는 혈액순환 촉진 효과도 뛰어나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기린음료는 알레르기 개선 효과가 있는 유산균을 발견, 이를 응용한 차음료를 준비 중이다. 회사측은 봄만 되면 기승을 부리는 꽃가루 알레르기에 특히 좋은 효능을 발휘하는 유산균이라고 전제, 아직 완전히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2004년 봄에는 시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헤르시아 녹차가 첫 스타트를 끊은 체질개선 차음료의 성공은 잎, 뿌리, 허브 등 자연 소재를 원료로 해 만든 제품들이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자극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감미료, 향료 등을 멀리하고 만들어진 점이 소비자들의 자연지향 욕구와 맞아떨어진데다 건강증진 효과도 만만치 않으니 시장진입에 큰 무리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비만,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에 대한 경계심이 날로 높아지는 현대생활에서 매일 마시는 차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회복을 앞당긴다는 것이야말로 커다란 매력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체질개선 차음료의 붐은 기능성 음료 메이커들에도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아미노산 음료로 올 한해 큰 재미를 봤던 업체들이 용도와 성분을 세분화한 신제품으로 시장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패밀리마트 영업본부의 후지모리 마사미 상품기획 담당자는 “아미노산 음료의 인기는 2004년에도 여전할 것이 분명하다”며 “업체들이 체지방연소, 면역력 강화 등 용도를 세분화한 신제품으로 승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코카콜라는 화장품메이커 시세이도와 손잡고 ‘향기로 살 빼는 이론’을 응용한 청량음료를 2004년 4월부터 시판할 것으로 알려져 그 성공여부가 또 하나의 화젯거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