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일터’ 만들기를 경영철학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일하기에 가장 훌륭한 일터를 구현하기 위한 변화관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CEO가 적극적인 구현의지를 갖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변화관리의 성패는 좌우된다.CEO는 먼저 훌륭한 일터(Great WorkplaceㆍGWP)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경영철학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성과와 관계의 질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통해 훌륭한 일터는 어떤 곳인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성과가 무시될 때는 기업이 존립하기 어렵다. 또 관계의 질을 등한시하면 구성원의 입장은 성과에 묻혀버린다. CEO에게 부여되는 구체적인 역할은 비전 제시와 주도다.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훌륭한 일터에 대한 경영철학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CEO는 비전 제시와 주도의 단계에서 전체 조직을 향해 변화의 신호를 보내고 전사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경영자, 관리자들이 주체가 돼 모든 구성원이 GWP를 향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엔진을 점화시킨다. 정의하자면 비전 제시와 주도는 CEO가 훌륭한 일터에 대한 이미지를 명확히 하고 이를 자신의 경영철학의 중요한 한축으로 인식함으로써 조직 내에 그 구현의지를 확고히 하는 활동이다.예컨대 CEO가 주기적으로 외부전문가와 인터뷰를 해 이를 사내에 전파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접근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도 있다. 또 필요하다면 해외기업의 벤치마킹을 통해 자사의 변화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다양한 전파매체를 통해 구성원을 이해시킬 수는 있어도 그것을 통해 수용,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다. 변화관리는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인지(Awareness), 이해(Understanding), 수용(Acceptance), 참여(Commitment)의 단계다. 즉 목표물은 먼저 변화를 인지하고, 그것이 어떤 변화인가를 이해하며, 그것을 받아들이며, 마지막으로 변화에 동참하게 된다.이 같은 변화의 각 단계는 단기간에 진행되지 않는다. 또 순간마다 변화에 저항하는 도전과 맞부딪치게 된다. CEO가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GWP를 경영철학으로 확고히 자리잡게 해야 한다. 실무를 담당하는 프로젝트팀에서는 GWP 변화과정의 각 요소에서 주기적인 변화 추이를 분석, 보고함으로써 CEO의 의지를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비전 제시와 주도의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전체 구성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 조직 내 각 계층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GWP의 이미지를 전파하고 그 구현을 위해 구성원의 확신을 심어나가야 한다.직급간 거리가 가까울 때는 주로 1대1 대화가 가능한 보고나 회의 워크숍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1대1 대화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사보와 같은 프린트 매체를 이용하거나 사내 인트라넷 같은 IT매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경영혁신 프로젝트에서는 ‘불타는 갑판’(Burning Platform)이라는 개념을 통해 당장 변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고조시킴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한다. GWP 변화관리에서도 초기 공감대 형성은 중요하다. 단 GWP 프로젝트의 성격상 당장 변해야 한다는 즉시성 외에도 끝까지 변해야 한다는 일관성 및 지속성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해진 기간에 성과를 명확히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궁극적인 목표다.GWP 변화관리를 하나의 혁신운동으로 정의한다면 그것을 ‘신바람 나는 일터’ 만들기와 혼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문해 봐야 한다. 수년 전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자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훌륭한 일터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으로 자리잡지 않는다면 GWP 변화관리는 조직활성화 차원의 일회성 혁신활동 정도로 그칠 것이다.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그것이 하나의 안정된 문화적 특성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훌륭한 일터를 구현해야 한다는 명제가 기업의 핵심 가치로 여겨져야 한다.때문에 이야기를 진행할수록 ‘왜 훌륭한 일터를 구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숙한 이해가 절실해진다. 한때 직장인들 사이에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됐을 정도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하루 24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내의 동료관계가 서로를 부담스러워하거나 괴롭히려 들고 깎아내리려는 쪽으로 더 많이 표출되고 있음을 듣고 목격할 수 있다. 회사는 치열한 경쟁의 무대라는 논리로 그것을 부추기기도 했다.그러나 경쟁의 논리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고 정당화돼서도 안된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극소수의 조직 내 우두머리는 제외될 수 있겠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은 서로가 부담스럽고 괴롭히려 들고 깎아내리려 하는 관계 속에 지속적으로 자신을 내던질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악전고투하고, 그것을 당연시하는 우매함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 같은 생활을 원한다면 굳이 훌륭한 일터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 않다면 훌륭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