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5년 앞으로 다가온 21세기. 많은 기업들은 신세기를 메카오스?의 시대로 인식하고 있다. 희망과 불안감이 뒤엉킨 메혼돈?의시대라는 뜻이다. 그만큼 불확실성의 시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세계는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경제국경선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혁명이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기업들은 이 미지의 세계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어떻게 방향타를 잡느냐는 사장의 몫이다. 이런 의사결정은 그들이미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사장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또그들은 경영자들이 갖춰야될 조건이나 자질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있으며 21세기 비전은 무엇일까.◆ 전문지식도 갖춰야설문결과를 뜯어보자. 우리 사장들은 결단력과 기획력에 자신감을나타냈다. 다른 사장들과 비교할 때 결단력(복수응답 32.1%)과 기획력(27.9%)이 뛰어나다고 응답한 사장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이어 객관적 안목(23.6%)을 내세운 사장들도 많았으며 건강 및 체력에 자신이 있다는 사장과 미래를 내다보는 예견력이 뛰어나다는의견도 각각 22.9였다. 또 전문지식(22.1%) 이나 지도력(17.1%)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경우도 많았다.거꾸로 다른 사장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전문지식(복수응답 24.3%)이 가장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금조달력(18.6%)과 섭외능력(18.6%)이나 건강 및 체력(15%)면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사장들도많은 편이었다.오는 21세기에 경영자들이 갖춰야할 중요한 덕목에 대해선 가장많은 37.1%(복수응답)가 예견력을 꼽았다. 이는 시시각각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에 한발앞서 대비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미국 시카고대학의 교수를 지냈던 경영컨설팅 전문가인 존 매크카터씨도 <톱 경영자의 10가지 조건 designtimesp=19974>이란 책에서 10년앞을 내다보는예견력을 경영자의 중요한 조건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는 미국내개인용컴퓨터(PC) 3위 업체인 컴팩 컴퓨터사에서 창업자의 한사람인 캐니언 사장을 창업 9년째 적자를 냈다는 이유로 해고한 사실을소개하면서 경영자의 예견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고경영자는 10년후의 일을 예측하면서도 1년뒤의 일부터 생각할줄 알아야한다』고 설파했다. 앞을 내다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선 △많은정보를 접하고 △주변환경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고 △상식밖의 일이 일어나더라도 웃어넘기지 말고 새로운 현상이 아닐까 하고 뜯어보며 △도움이 안되는 정보도 충분히 검토하고 △항상 책에서 손을놓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한국의 사장들은 21세기 경영자 조건으로 예견력과 함께지도력(27.9%)과 전문지식(17.1%) 등을 갖춰야 한다고 들었다.그렇다면 그들은 언제부터 사장이 되겠다는 뜻을 품었을까. 이에대해 임원으로 승진하고 나서(29.3%) 사장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또 부장급등 관리자가 된뒤 그랬다는견해도 23.6%로 결국 전체의 절반이상이 관리자가 된 다음부터사장을 꿈꾼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으론 취업할 때부터 사장이 되고야말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들어와 진짜 꿈을 이룬 사장들도21.4%에 달했다.이들이 사장이 되는데 가장큰 힘이 되었던 밑천은 자신의 지식과경험(복수응답 44.3%)이었고 끈질기게 노력한 덕분이라는 응답도41.4%로 엇비슷한 비중이었다. 또 확고한 신념과 이념(37.1%) 때문이라는 사장들과 뛰어난 결단력(21.4%)으로 발탁됐다는 경우도 많았다.특히 운이 좋아 사장이 됐다는 응답은 12.1%에 그쳐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결과는 2년전인 지난 93년말 일본사장연구회에서 일본의 사장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와는 판이한 것이다. 당시일본의 사장들은 사장이 되는데 운(51.8%)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념(38.5%) 결단력(36.4%) 지식 및경험(30.8%) 등의 순이었다.결국 우리네 사장들은 운이 좋아 사장이 됐다기 보다는 자신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 사장자리에 올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하는 재미 가장 큰 매력우리나라 사장들은 사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일하면서 느끼게 되는가장큰 매력을 일하는 재미(복수응답 59.3%)라고 보고 있다. 물론전문경영인들은 오너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그회사를 운영하는 최고책임자인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통해 마음껏자신의 경영상의 소신을 펼수 있다는 점을 매력이자 보람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이들은 또 열심히 일함으로써 사회에 공헌(37.9%)할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라는 점에서 사회적 지위(28.6%)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데 대해서도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 더러는 최선을 다해 업무에 매달리면서경제발전을 선도해왔다는 점에서 타인의 귀감이 되어 존경(9.3%)을받을 수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는다.또 4가지 성격상의 유형으로 나누어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물어본결과 민주적 의견수렴형(64.5%)이라는 견해가 가장 많았다. 또 때로는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는 심사숙고형(18.4%)과 권위를 많이 내세우는 편인 가부장적 의사결정형(9.9%), 경우에 따라선 독재형이자 돈키호테식이 될 수도 있는 본인의견우선형(7.2%)등의 순으로 조사됐다.오는 21세기 경영자들은 미래의 주역이 될 신세대들을 장악하고 이끌어가는 일 또한 도외시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사장들은 민주적 의사결정형이 많은 만큼이나 현장방문을 통해 자주 대화(68.6%)를 나누곤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사장들은 신세대들을 중역회의에 참석케 하거나 별도로 신세대로 구성된 경영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실제 경영에 반영하는 청년중역회의(11.4%) 등을활용하기도 한다. 또 신세대들과 함께 노래방(5.7%)을 찾아 목이터져라 흥겹게 노래부르며 젊은 분위기에 접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주장대로 밀고 나간다(5%)는 사장도 있다.경영자의 자질과 능력이 회사발전에 긴요하지만 회사조직 안에서차지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선 소탈한 반응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사장 3명중 2명은 자신이 없더라도 회사가 끄떡없이 건재할것(67.9%)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자신이 없으면 안된다는 경우는 14.3%에 그쳤으며 17.9%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자신이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사장들중 절반은 그 이유에 대해경영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50%)이라고 했다. 또 20%는자신을 이어받을 후계자가 없는 탓이라고 했으며 5%는 주요 거래처에서 자신만 신뢰하여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지금도 2세 경영체제가 상당히 자리잡고 있지만 오는 21세기 경영자는 지금보다 훨씬 복잡하고 보다 더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한다. 특히 오너사장인 경우엔 더욱 고민스런 대목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오너사장들중 절반정도가 자신의 자녀들을 후계자로 삼을계획이 없다(48.4%)고 응답했다. 이는 곧 2세 경영체제보다는 점차전문경영인 체제로 방향을 잡은 오너사장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또 자녀들이 아직 어려 경영수업을 마치지 못했거나 경영능력을 신뢰할수 없는등 이유야 많겠지만 29%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자녀들을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응답은 22.6%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장중 43%는 대표이사 아니다상장사협의회에서 6백68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지난 7월 분석한결과 이들 기업의 사장들중 절반이상이 대표이사직을 맡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대표이사가 복수인 경우도 있지만 전체 대표이사 1천42명중 57.3%인 5백97명이 사장이었다. 대표이사 회장은2백39명으로 22.9%.이들 대표이사 사장들의 평균연령은 53.9세로 집계됐으며 연령대별로는 56~60세가 28.6%를 차지했다. <한경Business designtimesp=19991>의 설문에서도55~59세(35.7%) 50~54(31.4%) 등으로 나타나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사장들의 출신대학은 서울대의 36.5%에 이어 연세대 (10.4%) 고려대(10.2%) 등으로 이들 3개 대학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이들의전공은 상경계(38.2%) 이공계(23.1%) 법정계(15.6%)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