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은 중소기업 천국과 같다. 제일 야당에서는 전임 중소기협중앙회 회장을 부총재로 영입하여 분위기를 올리고 정부는 급기야 중소기업청이라는 과감한 정책을 내놓는 등 여야 할 것없이 중소기업정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뿐만 아니다. 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현금지불을,긴급자금지원을한다는 등 연일 보도되는 정부의 정책은 중소기업들을 어리둥절하게 할 정도다.이같은 중소기업정책이 과연 제대로 약효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현실적으로 돌아가는 사정을 살펴보면 정책따로 시행따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그것은 보다 명확해진다.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대기업에서 원자재를 생산하고 중소기업에서 그 원자재를 구입 가공하는 메커니즘이다. 가공된 중소기업 제품은 대기업의 상품부품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판매된다. 결국 여러개의 중소기업제품이 조립되어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만들어져 판매되거나 수출되는 단순구조이다.이 과정에서 대기업은 어찌보면 마피아적 이윤을 추구한다. 원자재가격을 대폭 올려 1차 이윤을 챙긴 뒤 또다시 제품가격에 2차이윤을 반영한다. 이때 중간에 있는 중소기업은 곱사등이가 되어 버리는 것은 불문가지이다.이런 산업구조속에서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에 현금을 주라, 자금지원을 하라, 세금감면을 하라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정부는 애덤 스미스의 시장원리를 원용, 정당성을 부르짖는 대기업에 WTO라는 말로 규제를 풀어 사실상 중소기업은 설 땅이 없어져버렸다. 정부는 기껏 하는 말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라고하고 전경련은 마지못해 중소기협중앙회에 몇십억 주는 것으로 매듭지어 온 것이 지금까지의 중소기업문제 해결책이었다.앞으로의 중소기업정책은 이런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기업이 적자를 내면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을 올려 도와주고 중소기업이 어려우면 대기업이 원자재 가격을 인하해 도와주는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른바 미국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예시제의 도입이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관행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금리가 최저 12%이지만 신용대출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신용대출이라는 것이 대부분 신용보증서를 원칙으로 하고 이를 받기 위해서는 보증회사에 1%의 금리를 또 내야 한다.보증서를 받는 절차 또한 까다롭기 그지 없다. 적자가 나면 보증서를 받기 어려워 중소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적자를 흑자로둔갑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복잡한 서류는 말할 필요도 없고 신용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점심값 정도는 지출해야 한다.이런 관행은 은행 역시 동일하며 적금 채권 수수료 꺾기 등을 합하면 중소기업의 실제금리는 15~16%대로 껑충 뛴다. 대기업의 경우대부분 신용대출에다 금리는 10%정도이다. 구호로만 그친 정부의중소기업정책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정책당국자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정부의 무분별한 규제해제 또한 검토돼야 한다. WTO체제하에서 규제해제는 불가피하다는 대기업의 논리에 일면 타당성도 있지만 이와중에서 중소기업들이 멍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지금까지 건축법 토지이용법 공장건축법 등 정부의 행정규제가 수없이 완화되면서 중소기업 고유업종, 중소기업 단체수의계약등 중소기업보호법은 사문화돼 버렸다.항상 정부는 정책을 내놓을 때 그 정책이 미칠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규제해제가 좋은 예가 아닌다 싶다.아무튼 이번 중소기업청 신설을 계기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중소기업정책이 수립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모든 중소기업인들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