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3월5일로 경칩을 맞지만 얼어붙은 주식시장은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날 줄 모르고 있다. 지난 2월 한달동안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900선과 850선 사이의 박스권에서 「N」자형의 굴곡을 그렸다.2월초만 해도 모처럼 기세좋게 상승탄력을 받으며 종합주가지수900선을 기분좋게 넘을 듯이 보였던게 사실이다. 그리고는 북한 고위층의 잇단 망명설로 또다시 추락해 간신히 850선을 바닥으로 삼아 2월 중순부터 다시 상승바람을 일으켰다. 그것도 잠시 검찰의불공정거래 조사설이 불거지자 그 자리에서 엉거주춤하고 말았다.심지어 외국인한도 추가확대 예고를 접한 지난달 26일엔 25포인트의 일교차를 보이며 큰폭으로 출렁거린 끝에 9.56포인트나 빠졌다.이처럼 자그만 충격에도 주가는 견뎌내지 못하고 나동그라져야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경기가 한풀 꺾였다지만 아직도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클 정도로 경제의 기본(펀더멘털)은 튼튼한 상황인데도 말이다.현재 우리 증시가 처해 있는 구조를 뜯어보면 한가닥 실마리가 잡힌다. 한가지로 꼬집어 말하자면 기관들의 무모한 투자가 화근이었다. 적정한 유가증권 투자비중과 적당한 포트폴리오를 무시한 채눈앞의 떡만 커보이면 왕성한 식욕을 보였던 것이다. 특히 지난94년의 상승장세에서 기관들은 주식투자비중을 엄청나게 늘렸다.그 결과 이들은 작년 한해동안의 부진한 장세에서 맥을 못추었다.주가가 오를 기미가 보여도 이들은 추가매수 여력이 없어 군침을흘리는데 그쳐야 했고 오히려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매도하기에 바빴다. 상승장세에 날개를 달기는커녕 도리어 발목만 잡는 꼴이었다. 기관들이 호시탐탐 매도기회만 노리지 않았더라도 우리 주가는이미 작년에 1,300선을 돌파했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얘기도 그래서나온다.그렇다고 일반개인들이 푼돈을 털어 주식투자에 나서기를 기대하는것은 무리다. 증시에서 차지하는 개미군단의 비중은 갈수록 낮아질것이 뻔하다. 증시개방이 진전되면서 세계적인 전문투자가들이 「한판」을 벌이는 판국에 구멍가게식 수지타산으로 높은 수익률을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최근 예고된 외국인 한도확대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풀이된다. 주식을 살만한 사람들의 손발이 꽁꽁 묶인 마당에 아무리 좋은 재료를내놓아 봐야 먹혀들리 만무하다는 얘기다. 마치 백화점에서 좋은물건을 덤핑세일하더라도 살 돈이 없는 것이나 같은 처지다.최근 우리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투자가들의 견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영국계 바클레이즈증권 서울지점의 주진술지점장은 『앞으로의 장세가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것으로 전망되지만 투자위험도 클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초순까지 단기적으로는 지금 수준에서 횡보하다가 한도확대를 앞두고 3월중순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4월의 한도확대후 첫2~3일간은 큰폭의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는 것이그의 예상이다. 주지점장은 이틀이나 사흘만에 우량한 30여개 종목들이 한도소진되고 나면 다시 밀렸다가 외국인자금 유입과 국내 기관들의 매도대금 등의 유동성증가로 꾸준한 상승흐름을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외국인자금 유입규모와 관련해선 한도확대후 일주일동안 10억달러정도가 들어오고 2개월동안 20억달러정도 유입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2월초에 실시한 <한경Business designtimesp=20694>의 설문조사에서도 올해말까지 20억~30억달러정도 유입될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많았다.그래도 환상은 금물이다.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자들의 바라대로 움직여 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종목에 대한 한도가 소진되면 이내 장기보유와 교체매매단계로 돌입하게 될 것이다.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18% 한도확대로는 기관들의 대기매물을 소화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수요개발」을 위한 보다더 근본적이고도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특히 작년말부터 정책적으로 유도되고 있는 배당확대방침의 영향을 보더라도 배당수익률이높으면 오히려 사지 않는다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배당금에 대한종합과세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도 조세의 형평성과 주식시장의 수요개발이라는 차원에서 진지하게 재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