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종로의 공평 아트 센터에서 열린 누드 전시회는 공전의히트를 쳤다. 누드화는 거의 모든 미술 전시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종목이지만 누드화만을 모아 대규모 전시회를 연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었고 그래서 숱한 화제를 뿌렸다.전시회장 입구에는 「누드, 인간의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는 긴현수막이 걸려 매일 유례없는 인파를 끌어 모았다. 학생들은 누드화 CD롬을 걸어놓고 요상한 부분만을 골라 크게 확대해 보느라 정신들이 없고 -.짧은 시간에 인간의 육체를 투시하는 크로키 행사는 촌부들까지 몰려들어 혼잡하기까지 했다. 주최측은 누드는 예술이지 대중공연이아니라는 요지의 안내장을 돌려가며 관람객들을 달래느라 분주했다. 실로 종로네거리에 내걸린 여인들의 벌거벗은 육체들을 서울시민들은 모처럼 신물이 나게 감상했다.「우리는 예술의 소품일 뿐」이라고 직업 모델들은 관람객들을 가르쳤다(사실 누드모델은 소품이 아니다). 그래서 전시회장에서 직접 모델들을 벌거벗겨 세우는 것은 아무래도 시기상조라는 일부의회의도 있었다. 크로키는 장당 10만원 정도에 팔려나갔다.작가들의 지향하는 바에 편차는 컸다. 그저 아름답게만 그리려는작가군이 있고 파괴된 인간상만을 집요하게 파고든 작가가 있어 대조를 보였다. 단순히 아름답게만 그린다면 이그림들은 패션 매장이나, 최악의 경우라면 초대형 룸살롱의 정면벽을 장식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룸살롱에 어울리는 작품도 더러 있었다고 해야할 것이다.어떤 작가는 여체의 음모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보는 사람이 숨막힐 정도로 정밀한 화필을 음모에 갖다대는 작가에게는 특별한 애정을 보내야 하겠다. 비틀린 자세에서는 그부분도 적당히 비틀리게마련이어서 보는 이에게 「이제 막 일이 끝나」 그 부분이 아직 젖어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정도라면 대성공이다. 직전에 벌어졌던 일이 그림에서 잔상이라도 남게 했다면 대성공이다. 사진보다 정밀한 그림이라는 것은 단순한 사실화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여러명의 여학생들이 일렬로 서서 막 허리춤까지 옷을 벗어내리는장면도 감상할 거리가 있다. 모두가 제각각의 표정이며 모두가 자신의 내밀한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 익살이 재미있다. 조금만 더쳐다보고 서있노라면 치마는 허리밑으로 흘러내릴 지도 모른다.필자는 수십장의 누드화중 한장의 그림을 선택했다. 냉정성을 화면가득히 내세우고 있는 이 그림은 다음 회에 감상해 본다.정화담·성풍속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