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조명의 박종휴사장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수십년동안 조명사업을 해오면서 다양한 조명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등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공장을 확장하려다보니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부딪히게된 것이다.이는 첨단 기술과 디자인개발 연구 및 실험시설을 갖추는데 혼자의힘만으론 벅차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개방으로 제너럴일렉트릭 필립스 등 다국적기업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되는 마당에 국제수준의경쟁력을 갖추려면 다양한 설비와 노력이 필요해 혼자의 힘만으론대항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이에 박사장이 생각해낸 것은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협동화단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알토의 허승효사장 삼정인버터의 하홍근사장 등 조명업계 사장 8명을 규합, 조명업계 최초의 협동화사업장을 경기도 안성에 짓기 시작했다. 대지 2만평에 들어설 이 협동화사업장은 시험센터 연구개발실 등 다양한 설비를 공동으로 구비해 세계로 도약하는 국내조명산업의 요람이 될전망이다.◆ 입지문제해결·생산시설공동설치에 도움돼창업자들은 이 협동화사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협동화사업은 같은 업종이나 다른 업종의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입지문제를해결하는 것은 물론 생산시설 공해방지시설 시험검사시설 창고 등을 공동으로 설치 운영하는 사업을 말한다. 자본 경영 기술의 협력을 이뤄 원가절감 품질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여 경쟁력을 키우자는것이다.이같은 방식으로 이미 전국에 2백40여개의 협동화사업장이 들어서고 있다. 참여업체는 2천4백75개사에 이른다. 이중 1백48개 사업장은 이미 건설돼 가동중이고 나머지는 건설중이거나 사업추진을 위해 준비중이다. 남동공단의 도금단지, 부산과 대구의 염색단지, 남양만의 염료단지 등이 한 예이다. 이 협동화단지의 장점은 개별업체의 거대한 설비투자 부담을 덜수 있다는 것과 기술과 생산성향상을 기대할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장기저리의 시설자금을 사용할수 있으니 1거3득이상의 효과를 기대할수 있다.특히 도금 염색 피혁 등 공해발생이 많은 업체들은 단독으로 공장을 짓게되면 공해방지투자에 엄청난 부담이 되므로 협동화사업을염두에 두지 않으면 도저히 경쟁력을 갖출수가 없을 정도이다.예컨대 한 기업이 공해방지설비에 2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면 10개사가 협동화를 할 경우엔 개별업체당 공해방지설비투자비용을 2억∼3억원으로 대폭 낮출 수 있게 된다. 또 시험 분석기기나 컴퓨터장치가 부착된 고가장비를 사용하는 업종의 업체들도 협동화사업장을 만들어 이를 공동으로 쓸 경우엔 비용부담을 2분의 1이나 3분의1로 줄일 수 있다.한가지 유념할 일은 중진공의 장기저리자금을 사용해 협동화사업을하려면 일단 기업을 만들어 가동중인 상태에서 이를 추진할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을 하는 기업의 업력은 제한이 없으나 임차공장에서라도 우선 가동을 하면서 거래처를 확보하는 등 사업을 벌여야협동화대상이 될 수 있다.이같이 창업단계의 업체를 제한하는 것은 창업단계의 업체는 리스크가 커 자칫하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산이라도하게되면 타사의 사업마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이다.따라서 창업자가 협동화사업을 하려면 두가지 방법중에서 선택을해야 한다. 하나는 중진공의 자금을 사용하지 않고 뜻있는 사람끼리 모여 일반은행융자 등을 통해 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일단임차공장 등에서 사업을 시작한뒤 여건을 봐가며 협동화사업에 나서는 것이다.대다수의 중소기업인들은 후자의 방식을 채택할 것을 권하고 있다.이는 중진공의 자금지원이 매우 유리한 조건인데다 중진공을 활용하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서이다.중진공을 통한 협동화사업을 하려면 참가업체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춰야한다. 우선 동일업종이나 관련업종을 영위해야 한다. 단기술공동화사업이나 창고공동화사업 및 공동전시판매장사업은 업종이 달라도 된다.또 중진공에 진단신청을 할 당시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야 한다. 일정한 비율의 자금부담능력도 있어야 한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불량거래처로 규제중인 업체는 참가할 수 없다. 협동화사업 추진절차는희망하는 업체를 3개이상 규합해 상담을 한뒤 사업설명회 진단실시사업계획승인신청 사업승인 및 사업착수의 순으로 이뤄진다.◆ 중진공자금 연리 7~8% 10년간 대출진단실시땐 사업계획검토와 참가업체 실태조사 사업예정지조사가이뤄진다.이들 협동화사업에 지원하는 중진공자금은 공동시설에 대해 연리7∼8%로 10년간 대출된다. 지원비율은 토지·건물은 소요자금의70%까지, 시설비는 소요자금의 1백%까지 지원한다. 협동화사업장내에 건설되는 개별공장 등 개별시설에 대해선 8년까지 대출되며토지·건물에 대해선 50%까지, 시설비는 1백%까지 지원된다.중진공 협동화사업처의 김범규과장은 『운전자금에 대해서도 3년까지 1회전소요자금의 1백%를 지원하지만 시설자금수요가 많을땐 시설자금을 우선 지원하는 만큼 운전자금지원은 중단된다』고 밝혔다. 또 협동화사업에 참여하면 공장용지 등 부동산에 대해 5년간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경감받을 수 있다.동업이 쉽지 않듯이 여러 업체가 모여서 하는 협동화사업도 물론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중진공이 실제 협동화사업을 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는 협동화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잘보여주고 있다. 공해방지시설의 경우 투자비가 평균 67%나 절감되고 원가절감효과도 5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공동생산시설은 투자비가 30% 원가가 10% 각각 절감되는 것으로 응답했다. 업체의 매출은 협동화사업이후 2.6배, 세전순이익은2.5배, 생산능력은 3배가 각각 증가했다. 이밖에 품질향상 근로조건개선 등 유무형의 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효과때문에 협동화사업이 처음 시작된 79년부터 92년까지 1백37개이던사업장(승인기준)이 최근 3년새 1백7개가 추가로 승인을 받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협동화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우선 업체들이 서로의 사정을잘알고 한 마음이 돼 사업에 나서야 하며 사업을 직접 맡아서 추진할 대표자를 잘 뽑아야한다. 김범규과장은 『대표자는 공장건설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 바람직하며 무엇보다 신망이 있어야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야 업체간의 의견충돌을 중간에서 잘 조화시킬 수 있게 된다.한기윤 기협중앙회 경제조사부장은 『협동화사업은 무한경쟁시대에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며 『협동화사업은 앞으로 크게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