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원유값이 오른다면 보통일이 아니다.굳이 70년대의 1,2차 오일쇼크를 들먹거릴 필요조차도 없다.아닌게 아니라 요즘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값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제원자재값의 종합적인 추이를 나타내는 CRB지수는88년6월 이후 8년만의 최고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물론 일반소비자들에게도 분명히 반가울리 없는 소식이다.우선 국제원유값을 보면 80년대 후반 「3저(저유가 저금리저달러)」의 호황을 얘기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5년만의 최고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지난91년의 걸프전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25달러대로 오르기도 했다. 5월7일 시세는 21.11달러.이같은 유가상승은 유럽과 미국의 주요 석유회사들이 90년대들어경영합리화의 하나로 재고를 줄인데서 촉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작년말 유럽과 미국에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난방용 연료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가세했다.어쨌거나 미국에선 5월부터 가솔린 성수기에 접어들어 당분간 유가는 고공비행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곡물값은 또 어떤가. 재고는 줄어들고 아시아지역의 수요는 꾸준해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옥수수값은 4월말께 부셸당 5달러대로올라섰다. 1년전보다 2배가량 뜀박질한 수준이다. 소맥이나 대두값도 비슷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옥수수값은 4.8525달러.◆ 유가상승, 정유사 재고축소가 촉발뉴욕원면거래소(NYCE)의 원면값도 지난해 2월24일 개장(1870년)이래 처음으로 파운드당 1달러선을 넘어섰을 때보다는 내려왔지만 아직도 파운드당 80센트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비철금속의 경우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런던금속거래소(LME)의알루미늄값은 최근 t당 1천6백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1천7백달러대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94년1월 주요생산국들이 생산량을 줄이기로 약속한 기한은 올1월로 일단락됐지만 일부 메이커들이 5월말까지 감산을 계속하기로 결정한데다 미국대형업체에서의 노사협상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값도 중국이 대량으로 사들이고 한국 대만 등의 수급사정이 빠듯해지면서 4월들어 급등세를 나타냈다.곡물값에 비해선 안정적인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귀금속값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값은 94년에 트로이온스당 3백69~3백98달러였던 것이 지난해엔 3백71~4백1달러로 높아졌고 올해는 3백80~4백2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일 시세는 3백95.80달러.이같은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은 그대로 우리경제의 주름살로 다가온다. 대우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의 분석으로는 원유도입단가가 10%오르면 우리나라의 실질GNP(국민총생산)은 첫해에 0.11% 줄어들고이듬해엔 0.16% 감소하는 타격을 입게 된다. 소비자물가는 각각0.17%와 0.18%가 늘어나고. 또 전반적인 원자재값이 10% 오르면 자동차의 경우 94년 기준으로 6.3%의 비용상승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