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가장 영향력있는 히트캐릭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칠순을 넘긴 캐릭터도 있다. 일본 역시 캐릭터들의 천국이다. 수입캐릭터 자국산캐릭터 등 수적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다. 이들 나라에 비하면 한국의 캐릭터는 유아기 정도의 수준.그러나 만화의 주인공이나 상품전달용 캐릭터들 중에서 하나 둘 기억에 남는 히트캐릭터가 늘어가고 있다.미국인들만이 아니라 세계인의 캐릭터로 자리잡은 것중의 하나가슈퍼맨이다. 슈퍼맨은 1933년 미국 클리브랜드에 살던 두 고교생의상상력으로 태어났다. 제리 시걸과 조 슈스터가 그들. 첫 만화책에서 슈퍼맨은 대머리의 악한이었다. 그러나 두사람은 새로운 슈퍼맨을 위해 머리를 맞댔고 34년 붉은 망토와 푸른 타이즈, 기름 바른머리칼의 슈퍼맨을 만들어냈다.◆ 90년대 ‘미녀와 야수’로 할리우드 진출DC코믹이란 만화출판사와 연계되면서 슈퍼맨은 미국어린이들을 매료시켰고 장난감 등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영화로 제작된 것은물론이고 TV의 최장수 프로그램대열에 끼이게 됐다. 슈퍼맨은 93년「상업적인 죽음」을 당한다. 슈퍼맨의 죽음이란 특집만화는 수백만권이 팔려나갔다.그러나 그해 10월 약간 달라진 헤어스타일로 다시 찾아왔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배트맨은 슈퍼맨의 성공에 힘입어 39년에 만화로 나온 DC코믹의 두번째 히트캐릭터다. 슈퍼맨이 초능력을 상징한다면 배트맨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인간의 힘을 상징한다. 배트맨은드라큘러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무기를 사용하고 자동차를 갖고 다닌다. 1년후에는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어린 로빈이 파트너로 등장한다. 이를 이용한 캐릭터상품은 특유의가면을 비롯해 장난감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얻었다. 89년 92년에각각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만화작업실에서 태어나던 캐릭터들은 서서히 할리우드의 스튜디오로 출생지가 변해갔다. 90년대를 연 것은 미녀와 야수. 월트디즈니는 94년 95년에 잇따라 라이온 킹과 포카혼타스를 대대적으로 성공시켜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최근 추세는 과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했던 것에서 가족전체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또 만화영화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 업계의 대표적인 기업과공동프로모션을 통해 조직적으로 캐릭터를 선전한다. 라이온 킹은맥도널드 버거킹 네슬레 코닥같은 프로모션 파트너를 끌어들였다.영화로만 2억6천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기록된 라이온 킹은다른 부대사업 수익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중 가장 큰수익을 올렸다.지난 여름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대대적인 쇼를 통해 개봉된 포카혼타스도 버거킹과 공동프로모션을 벌였으며 이때 버거킹이 지불한 금액만도 약 4억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의 캐릭터는 초창기 각 기업의 캐릭터에서 60년대 컬러TV의 보급으로 크게 활기를 띠게 된다. 63년 일본 최초의 자국산 만화영화인 「아톰」을 비롯, 다양한 어린이용 만화영화가 인기를 모으자그 주인공들이 주도하는 캐릭터비즈니스가 확립됐다.70년대초반 소니 크리에이티브 프로덕트와 산리오가 나타나면서 팬시캐릭터사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회사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산리오의 헬로 키티(Hello Kitty)는 20년이상 일본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로 일본유니세프협회의 어린이친선 사절로 선정된 바 있다. 산리오는 그동안 5백개가 넘는 캐릭터를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한 테마파크(퓨로랜드)도 운영하고 있다.일본기업이 외국 캐릭터를 이용해 크게 재미를 본 예로는 아지노모토의 뽀빠이 기용이 거론된다. 아지노모토는 조미료회사로서 이미30년전부터 야채를 의인화시킨 자체캐릭터를 광고에 도입해 왔다.그러나 젊은층을 중심으로 화학조미료의 기피성향이 강해지자 밝고즐거운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뽀빠이를 기용하게 된 것. 뽀빠이는 폭넓은 연령층에서 자기세대의 캐릭터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표적인 캐릭터다. 비록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에는 항공회사와 은행에서도 자체 캐릭터를 사용할 만큼 그활용범위가 크다.국내의 히트캐릭터로는 아기공룡 둘리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공룡이지만 작은 키에 녹색피부로 친근감을 주는 둘리는 초능력을 발휘하면서 「남먹는 것 훔쳐보기」 「어른말 토달기」 「사고치고 둘러대기」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같은 이미지는 10여년 동안인기만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일반인들의 뇌리에 박힌 것이다. 이밖에 희동이 마이콜 길동이 등이 둘리와 함께 등장했던 만화의 주역에서 나름대로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금다래신머루’ 한국형캐릭터 가능성 제시대표적인 캐릭터업체는 (주)바른손이다. 70년 바른손카드에서 출발해 팬시 문구 생활용품 의류 레저용품에 이르기까지 9천여종의 상품을 생산한 바른손은 1백여개가 넘는 자체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89년에 등장한 금다래신머루는 외국의 유명캐릭터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적 아름다움을 표현한 순수 창작물로 한국형 캐릭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바른손의 캐릭터로 최고의 인기를끌고 있는 것은 떠버기로 해외시장까지 개척한 바 있다.애초부터 상품선전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캐릭터로는 물먹는하마가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습기제거제로 시작한 옥시의 상품캐릭터다.86년 습기제거제를 만든 옥시는 설문조사결과 대다수인 90%의 주부가 습기로 인한 불편을 느낀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이 회사제품에 대한 수요가 제로에 가까웠다는 것이다.그러나 현재는 물먹는 하마에 대한 인지도가 85%에 달한다. 그만큼물먹는 하마는 제품이미지와 캐릭터의 이미지가 확실히 맞아떨어진경우다. 귀염성있는 형상으로 개발된 하마는 제품만이 아니라 TV신문 잡지광고의 주연으로 등장하고 인형으로도 만들어져 대대적인얼굴알리기 작업을 벌였다. 상품캐릭터의 수명은 3∼4년이라는 통설에도 불구하고 물먹는 하마는 10여년 장수하고 있다. 그것은 다양한 응용동작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있었던데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이처럼 잘 만들어진 캐릭터 하나는 제품을 능가하는 호소력을 갖게된다. 현재 1천억원대로 추산되는 캐릭터산업의 규모가 2000년대에는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비단 상업적인 위력을 떠나서 그 나라 국민들의 의식 속에 오래도록 남게되는 문화적 효과를 생각한다면 보다더 적극적인 캐릭터개발에 나서야 할 때다.◆ 첫 하이버아트 '전설' 애니메이션 가능성 보여CD를 드라이브에 넣는다. 기계소리. 잠시후…. 달 아래서 날개짓하는 새가 보인다. 장의차가 들판을 달린다. 사람들은 장지에 도착한장의차에서 관을 꺼내 묻고 떠난다. 땅속의 시신은 벌레와 동물에의해 해체되고 마지막 남은 생명은 나무의 뿌리에 흡수되어 작은열매가 된다. 무덤을 찾은 미망인이 한 남자와 그 열매을 나누어먹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실리콘 철사 등으로 빚은 차가운 컴퓨터에서 생명력을 느끼는 순간이다. 0과1의 전기신호로 수학적 계산만 하는 컴퓨터를 통해 전해주는 인간의 이기적 생명관, 과학문명에 대한 맹신과 오만함, 환경의 파괴와 자아상실 등에 대한 메시지이다.창조아트마케팅(대표 박희태)의 애니메이션 팀 「달」이 제작한 「전설」은 컴퓨터가 담을수 있는 인간정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전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창작하고 컴퓨터가 있어야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첫 「사이버아트」이다. 한국 디지털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전설」은 「넋」 「토르소」 「두개의 방」(이성강), 「꽃을 던지다」(홍승희), 「골목 밖에서」 (유진희), 「한 마리 개」(신일섭), 「시간속의 인간」 「꿈」(최철영) 등 8개의 독립애니메이션과 「갈라진 땅」 「기타리스트」 「전쟁」 등 27개의 작은 애니메이션들로 구성되어 있다.「달」의 리더 이성강씨는 『「전설」은 컴퓨터사용자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상상을 하고 쉽게 이해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밝히고 있다.이성강 김현주 유진희 최철영 등이 전설의 제작을 위한 첫 모임을가진 것은 95년 11월. 모임의 구성원들은 이미 애니메이션이라는영역에서 각자의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열린 공간은 없었다. 따라서 스스로 그 공간을만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각자의 작품 경향이 아우러진전설이라는 주제로 애니메이션을 위한 CD롬 타이틀로 만들기로 하였다. CD는 이들에게 작업장이자 전시장인 것이다.96년 1월 작업이 진척되었을 때 지속적인 작업을 위한 모임으로 변화하기를 원했다. 의미있는 명칭을 고민하던중 우연히 모임의 이름을 도시의 골목 또는 들판에서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하고 유순한빛으로 감싸 안는 「달」이라고 지었다. 달로부터 흘러나온 수많은이야기들은 추억과 함께 묻힌 정신적 고향과 같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달은 인간에게 가장 오래된 멀티미디어이다.「전설」은 올초 LG전자가 주최한 하이미디어에 공모하여 대상을받은 작품이다. 이들의 작품은 컴퓨터가 지닌 특기를 그대로 살려예술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한 것으로평가받고 있다.「전설」을 보기 위해서는 윈도3.1이상과 2배속이상의 CD롬드라이브 메모리 8메가바이트 이상을 지닌 486DX2이상의 IBM호환컴퓨터나시스템7.1이상의 맥킨토시컴퓨터가 필요하다.(02-3141-8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