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2년만에 3백억원의 매출액」중소기업 경영자의 입에서 『죽겠다』는 소리가 하루에도 수십번씩나오는 현실에서 이같은 수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도 창업 2년만에 달성한 업적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여기다 제조업체로서 세후순이익이 10%가 넘는다면 세간의 화젯거리로도 모자람이 없다. 도대체 어떤 상품을 생산하길래 이같은 일이 가능한가. 이 기업의 경영자의 경영전략은 어떠한가. 앞으로도 이같은 발전속도를유지할 수 있을까 등등….이같이 풍성한 화젯거리를 제공하는 업체가 바로 「광역삐삐」 제조업체 엠아이텔(MITEL)이다. Mobil(이동) Innovation(혁신)과Telecommunication(통신)의 머릿글자를 따 온 상호처럼 혁신적인무선통신기기 하나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가형 사장(37)은 삼성전자 정보통신 연구소에서 83년부터 91년까지 연구원으로 근무했던엔지니어출신이다. 이 사장은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도 『언젠가 제조업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중 정부의 이동통신사업육성 계획 발표와 『나이가 더 들면 창업하기 곤란하겠다』는 생각에 과감히 사표를 내던졌다. 물론 곧바로 엠아이텔을 설립한 것은 아니다.◆ 전공·연구소·대리점 체험 토대로 사업시작연구소에서 8년간 백면서생처럼 생활했기 때문에 기업경영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91년 5월 서울시 논현동에서 에릭슨 노키아 삼성 모토롤라 등 유명통신업체의 무선통신기기를 판매하는 한미정보통신기기를 설립했다. 3년간 정보통신유통업에 종사한 것은 엠아이텔을 경영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있다. 특히 소비자의 수요변화를 읽는 요령과 「소비자를 끄는 것은 결국 품질」이라는 확신을 얻게 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그는94년 8월 19일에 자본금 2억원으로 회사를 차렸다.광역삐삐 제조업을 선택한 것은 전공(한양대 전자공학과)과 기업체연구소경력을 볼 때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결정적인 계기는 광역삐삐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체험했기 때문이다. 회사설립과 동시에 이 사장은창업멤버로 가세한 5명의 삼성전자 동료와 함께 엠아이텔 최초의광역삐삐 「어필」을 개발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경주했다. 6개월의개발기간과 5억원을 투자한 끝에 국내 2번째로 광역호출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 6개월동안 1백5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올해도 3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60만대를 판매해서 광역삐삐시장의 20%를 차지할 계획.내년에는 5백억원으로 매출액을 늘려 잡고 있다.엠아이텔의 이같은 고도성장은 우수한 디지인과 품질 그리고 정보통신운영업자와 통신기기제조업체를 분리시킨 정부정책 등에 기인한다. 특히 012, 015 무선호출사업자에게 직접 납품함으로써 대리점개척이나 관리, 판매채권관리 등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을 줄일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품질과 디자인 향상에 노력하면대기업과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이 가능해졌다. 현재선경유통(012)과 노바통신기기(015) 등이 주요 납품처다.◆ 삐삐받고 전화거는 「CT-2플러스」 개발중또한 매출액의 3%에 달하는 광고선전비의 효율적 집행도 매출신장에 기여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의 고기능제품」이라는 이미지를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의 수요를 제품에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했다. 대표적인 예가지난달 출시된 「어필 골드」. 허리에 삐삐를 차고 다니는 것을 꺼려하는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고 두달만에 상의 주머니에넣을 수 있게끔 생산해 냈다.하지만 광역삐삐 하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CT-2(발신전용통신) PCS(개인휴대통신) 단말기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부터 서비스에 들어가는 CT-2에 대비해서 무선호출기 기능을 내장한 「CT-2플러스」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다. 전화만 걸 수 있는 CT-2의 단점과 호출만 할 수 있는 호출기의 한계를극복한 신제품이다.엠아이텔은 또한 품질 말고는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고 판단, 창업초부터 통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석사급 2명을포함해서 모두 7명의 연구전담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R&D비도 매출액의 10%에 달하고 있다. 나아가 구매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제공하기 위해 강남구 논현동의 직영점을 비롯, 전국 32군데의A/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광역삐삐 하나로 정보통신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가형 사장.하지만 능력이상의 투자나 생산은 자제하고 있다. 잘 나가던 중소업체가 부도를 내는 것은 대부분 과욕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정보통신진흥기금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저금리로 지원받는 자금말고는 가급적 외부차입금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사채를 전혀 쓰지 않는 등 재무구조가 견실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니 인터뷰 / 이가형 사장▶ 연구원 생활만 하다가 창업하게 된 동기는.선친께서 기업체를 운영했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별다른 거부감은없었다. 연구소에 근무할 때도 「내손으로 기업을 운영해야지」라고 늘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특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업체를제대로 운영한다면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이같은 평소 생각과 대학전공 직장경력 그리고 미래전망 등을 고려해서 광역삐삐업체를 창업하게 됐다.▶ 2년밖에 안되지만 기업을 경영하면서 어려웠던 때는.초창기 사업 아이템을 결정할 때가 제일 고민스러웠다. 당시 문자호출기와 광역호출기중 어느 것을 생산할 것인가를 놓고 고심했다.결국 광역호출기로 결정했는데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내문자호출기는 인기는 있었지만 문자를 입력하기가 쉽지 않아 대중화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부도를 낸 중소업체들의 대부분은 능력에 비해 과도한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다. 결단이 요구될 때는 과감해야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동통신기술이 아무리 첨단이라고 해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런만큼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직접 샐러리맨 생활을 했기에 임직원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텐데.중소업체지만 대기업 수준의 급여를 주고 있다. 단순히 돈 몇푼 더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적 유대를 강화하는데 노력한다. 직원들과 한달에 서너번씩 농구나 축구 경기를 갖는다. 함께 땀을 흘리고 나면 사장과 직원이라는 구분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