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수입상품의 유통마진율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놀랐다. 우리나라의 수입품목중 청바지의 수입마진율(3백73%)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으로 청바지가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진의류를 즐겨입는 계층이 청소년 및 20대의 젊은층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국산에 비해 몇 배나 비싼 외국산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현실은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의소비행태를 짐작하게 한다.학교앞 서점에 들러보면 서점 주인의 걱정이 태산이다. 요즈음 청소년들이 고전이라 생각되는 책보다는 외국 패션잡지를, 어쩌다 사는 책은 유행지향적인 책을 사며, 대학생조차 과제 제출만을 위해감상문으로 된 책을 사거나 숙제 마감일 며칠 전에 책을 사기도 한다는 것이다.현재 우리나라의 음반시장, 영화·연극 등 청소년들을주목표시장(target market)으로 삼는 시장의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있으며 그 액수 또한 엄청나다고 한다. 더구나 청소년 소비의 고급화와 미국·일본 상품에 대한 소비의 경도 및 소비문화의 예속은그 정도를 지나치고 있다.미국인 친구 도나(Donna)의 아들 제이슨(Jason)의 용돈관리교육을보면 꼬박꼬박 용돈지출사항을 적고, 자기가 번 돈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서 쓰게 하고, 물건 살 때에는 요모조모 따져서 사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좀 심하다 싶을 정도였다. 미국의 유명한 소비자정보 잡지인 「Consumer Reports」를 만드는 미국소비자연맹은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Penny Power」란 잡지에서 청소년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림으로 상품구매 요령이 들어간 포스터를 제작하고학교에서도 상당히 엄격하게 소비자교육을 시키는 것을 보았다.청소년기는 사회참여에 필요한 가치나 태도, 기능 등을 개발해 나가는 성장과정에 있다. 또 즉흥적이며 충동적인 구매, 유행쫓기,약물 알코올 담배 등과 같은 상품에 약하며 소비자의사회화(consumer socialization) 과정에서 친구와 매스컴의 영향에가장 민감한 시기이다. 이 시기엔 물건에 대한 소유와 유혹의 힘을크게 느끼고 견디기 힘든 시기이다. 내 경우에도 어릴적 시골중학교에서 서울의 여자고등학교로 옮겨 온 후 소위 「문화적충격(cultural shock)」을 경험했다. 하얀 피부와 깍듯한 서울 말씨, 가지런한 머리모양과 반듯함은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을지라도그 세련됨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그네들이 갖고 있던 물건에대한 강렬한 기억은 세월이 지난 후에 똑같은 물건을 사게 되는 끈질긴 내면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다.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것에 집착하고 있었지만 그 때에는 그만큼 깊고 강한 자극이었다.마찬가지로 지금 청소년의 경우도 친구가 갖고 있기 때문에 사지않으면 안되는 동료집단의 압력(peer pressure)이나, 물건을 소유하거나 소비함으로써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결정지을수밖에 없는 사회적 정치적 관계는 바람직하지 못한 청소년 소비문화를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소년 소비의 왜곡은 범죄와 외산품에 대한 고착, 나쁜 소비습관의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10년후 국가경제발전과도 무관하지 않다.중고등학교때 무심하게 구입해서 소비하던 우리의 청소년들이 대학에 합격한 이후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잡상인의 유혹이다. 상품구입과 소비를 유도하는 전집류, 회화 테이프, 다이어트식품, 학원수강 등 그 종류와 방법이 다양하며 교내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이다.청소년들의 환경친화적인 소비, 광고의 이해, 정보탐색의 방법, 상품의 안전성 등 뿐 아니라 소비의 참다운 의미를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청소년의 소비를 대학입시, 부모들의 열등감, 왜곡된 애정표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과 언론이 전하는 소비습관을 그대로 보고 배우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하여가정과 학교, 매스컴이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청소년 소비의교육을 펼쳐야 할 것이다.원래 노동의 상징이었던 청바지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치의 의미로 전락한 우리의 현실이 미래의 밝은 꿈을 기약할 수 있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