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 탱고 퀵스텝 폭스트로트 베니스왈츠 룸바 삼바 차차차 자이브 파스도블…. 요즘 직장인 몇 명만 모이면 주고받는 단어들이다. 다름아닌 볼룸댄스의 종목들.직장 근처에서 아는 사람끼리 춤즐긴다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사교춤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다소라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사교춤이 화제로 오르 내린다.얘깃거리는 곧이어 스포츠댄스 모던댄스 라틴댄스 재즈댄스란 용어로 이어진다. 지난 80년대부터 직장인들 사이에 골프용어가 유행한 것처럼.스포츠댄스는 볼룸댄스에 대한 또다른 용어. 2.3년 전부터 볼룸댄스가 스포츠댄스란 용어로 대체되면서 생활체육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스포츠댄스는 그동안 주부들 사이에 생활체육으로 점차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춤을 가르치는 강좌가 크게 늘고 강습시간도 직장인들을 위한 오후반과주말반이 잇따라 신설되고 있다. 사설강습소는 직장 근처에 자리잡아 점심시간이나 퇴근 직후에도 참여할 수 있는 댄스강좌를 열고 있다. 이와함께 개인지도 단체지도 속성지도 등 댄스강습규모도 다양화되고 있다.직장인들이 댄스를 배울 수 있는 곳은 크게 문화센터 무도연습실 구민회관 스포츠센터 등 4곳으로 대별된다. 언론사나 백화점들이 운영하는 문화센터는 비교적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문화센터들은 최근 댄스를 배우려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포크댄스 재즈댄스 볼룸댄스 전통춤 등다양한 춤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쇼핑고객을 위한 부대서비스 개념으로운영되는 백화점의 문화센터들은 그동안 주고객인 주부들을 위해 댄스강좌를 주로 오전에 개설했으나 올들어 주말반 부부반 등 비즈니스맨들을위한 댄스강좌를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서성숙 문화사업팀대리는 『올 상반기까지만해도댄스강좌는 강좌당 정원 50명에 미달했다. 그러나 몇 달전부터 댄스강좌를 수강하려는 사람이 늘어 추첨할 정도다. 그중에서도 남자들의 수강신청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주로 부부동반 댄스강좌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남자들의 직업은 기업가 자영업자 직장간부 등 비즈니스맨들과 의사 등 전문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무도연습실도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댄스강습소다. 무도연습실은 비교적강습을 임의의 시간에 받을 수 있는데다 직장 근처에 위치해 편리한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개인이나 동아리 등 서로 잘 아는 사람끼리 어울려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직장인들이 이곳에 발길을 돌리는 이유다. 현재 각 무도연습실은 초중고급반과 부부반으로 구분해 지도중이며 일부에선 지도자 과정도 개설해 놓고 있다. 무도연습실은 전국에 1천여개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92년6월 정부가 공식허가해준 업체 2백여개보다 무려 5배 늘어난 수다.◆ 올바른 자세로 춤춰 체력유지에 효과그렇다면 직장인들이 댄스를 배우는데 비용은 과연 얼마나 들까. 수강료이외에 특별한 복장과 장비는 필요없다. 남자는 보통 정장에 여자는 치마를 입는 것이 볼룸댄스의 기본이다. 물론 정식으로 댄스파티에 나가려면 댄싱슈즈와 턱시도 드레스가 필수품목이다. 수강료는 문화센터의 경우 주 1회 강습에 3개월 기준으로 적게는 월5만원에서 많게는 9만원에이른다. 스포츠센터의 경우는 다소 비싸 8만원에서 12만원에 달한다. 부부동반인 경우에는 한쌍당 14만원을 받기도 한다. 삼성레포츠센터는 부부직장인반을 초중고급반으로 나누고 8만원을 받고 있다.무도연습실의 수강료는 20회 레슨을 기준으로 30만원 정도다. 초급 중급고급에 따라 다소 차등을 두고 있다. 고급과정은 프로의 세계인만큼 강습료도 5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최근들어 댄스강좌가 비즈니스맨들 사이에 붐을 이루는 것은 댄스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 사교모임에서 노래 뿐아니라 댄스를 어울려 출 기회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선진사회에서는 댄스가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원활히 하는 기본매너로 자리잡고 있다. 여자가 춤을 추자고 신청하면 사양하는 것이 결례일 정도다. 그래서 해외주재원으로 나가려는 직장인이나 부인들은 속성반을 들어서라도 볼룸댄스를 배우려하고 있다. 댄스가 체력유지 등 건강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도 일반인들이 댄스를 배우는 동기다. 올바른 자세로 서로 붙잡고 다가서서 춤을 추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운동이다. 10분내지 20분만 추어도 몸에 땀이 날 정도다. 바쁜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짧은 시간에 충분한 운동량을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미니 인터뷰 / '부정' 이미지 벗고 사교계 '꽃' 돼야권금순 볼룸댄스 강사비즈니스맨들 사이에 스포츠댄스 붐이 급속히 일고 있다. 한국의 월가로불리는 여의도에서 볼룸댄스를 가르치는 권금순 여의도댄스스튜디오(784-0619) 강사를 만나 볼룸댄스의 매력과 흐름을 알아보았다. 권강사는 한국인 댄스강사로서는 드물게 일본과 영국에 유학한 프로댄서로 영국의 전일본댄스연합회와 영국의 ISTD(Imperial Society of Teachers of Dancing)회원이기도 하다. 그녀는 이달초 열린 「제3회 IDSF 아시안퍼시픽 스포츠댄스챔피언십」에서 채점을 맡기도 했다.▶ 최근들어 볼룸댄스가 유행하는 이유는.스포츠댄스는 세계적 흐름이다. 작년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볼룸댄스가 스포츠적 요소가 충분하다는 해석을 내렸다. 그리고 2년간 국제대회추이를 따라 스포츠댄스를 올림픽종목으로 정식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댄스가 어엿한 스포츠로 부상되면서 국내에서도 사교춤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해소와 함께 스포츠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댄스업계의 움직임은.지난해부터 댄스관련대회가 자주 열리고 있다. 서울국제댄스스포츠대회,한일댄스페스티벌, 전국무도경연대회 등 국내외대회가 개최되면서 국내선수들의 발굴이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댄서들의 단체결성과 모임도 빈번해지는 등 댄스가 하나의 전문분야로 연구되고 있다.▶ 볼룸댄스의 매력이라면.댄스는 예절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다. 선진국에서는 댄스를 사회활동의기본매너로 여길 정도다. 댄스는 예절을 배우면서 짧은 시간에 운동도충분히 할 수 있다. 사람간의 서먹함을 금세 없애주면서도 친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직장인들의 댄스강좌에 대한 관심도는.올들어 댄스스튜디오를 찾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남녀비율로 보면3:1정도로 남자가 월등히 많다. 점심때나 퇴근 직후의 강좌시간에 많이몰린다. 댄스를 배우는 직장인들은 술을 통한 사교에서 벗어나 상대방과친밀해질 수 있기 때문에 댄스가 좋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삼성등 대기업에서도 임직원교육에 댄스강좌를 넣을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다.▶ 댄스를 건전한 스포츠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적 배려가 있다면.무도연습실은 현행법상 상업지역 위락시설로 분류돼 있다. 정부가 댄스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무도연습실도 「배움의 터」인 이상 학원으로 분류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래야만 댄스가 전문성을살려 건전한 하나의 예술분야로 육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