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다민족 국가다. 현재 베트남 국가를 형성하는 민족으로인정하고 있는 것은 54개 민족이나 된다. 그중 다수민족은 킨족 즉베트족이 9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가 53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뤄진다. 베트남이 「민족의 십자로」라 불리며 역사상 여러 민족의흥망의 무대였던 동남아시아의 한편에 위치하기 때문이다.베트남 산악지대는 과거 중국의 화남 지방에 거주하던 민족이 한민족(漢民族)의 압박에 쫓겨 남하해 정착한 곳으로 이 고산지대에는몬족 쟈오족 파텐족이 거주한다. 근래에 필자가 추적하는 사진은점차 줄어드는 동남아시아의 소수 민족을 기록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특히 이번 여행은 소수민족 중에서도 화려한 고유의상을 입은파텐족의 생활을 취재하는데 있었다.하노이에서 서북쪽으로 홍강을 따라 북상했다. 투엔 쾅을 거쳐 하지앙까지 가는데 2일이 걸렸다. 길은 험난하고 도로정비가 안되어차가 달릴 수 없었다. 건기인데도 불구하고 홍강의 물은 탁류였고해방전 압록강에서나 보았던 뗏목이 수없이 홍강을 타고 하류로 내려간다. 중국과의 국경 지대 원시림에서 벌목한 목재들이다. 하지앙에서 장비를 챙겨 파텐족의 마을로 향했다.겨우 20Km 시속으로 차가 가는 동안 좌우에 펼쳐지는 논 밭 물레방아 초가들은 평화롭고 마치 무릉도원을 연상케 했다. 외지 사람들이 들어온 일이 없는 오지여서 도리어 필자의 행색이 구경거리였다. 마을에 도착하니 이미 연락을 받은 이장이 마중 나오고 전주민이 동원됨은 물론, 초등학교도 휴교하고 붉은 아름다운 전통의상을입고 도열하여 필자를 맞이했다. 너무나 예상치 않은 환대에 눈시울을 적시며 그동안의 피로도 말끔히 씻었다.드디어 피리와 북이 울리며 파텐족 고유의 춤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40여분의 춤행사가 끝나자 기념촬영과 대화가 이뤄졌다. 손님을 맞이하는 음식이 마련되고, 그들이 담근 고유한 토속주로 건배를 했다. 소박하고 친절한 이들의 환대에 여러번 감사를 표했다.이들 파텐족은 현재 3천명 정도가 이 산간 지역에 흩어져 산다. 그러나 그들의 전통적 관습은 수백년 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