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과 원숭이 등 포유동물이 복제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있다. 이 사실에 흥분한 사람들은 복제 인간의 출현 가능성에 관심을 돌려 그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논쟁을 벌이기 전에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가 과연 복제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부터 따져보자.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가 결합, 생명이 생긴다는 것은 기본이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반반씩받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은 닮았을지언정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는 유전자가 완전히 같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후에 반으로 갈라진 것이기 때문이다. 복제는 말하자면일란성 쌍둥이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어떻게 복제가 가능한가. 다시말해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지 않는방법으로 어떻게 또 하나의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가. 올해 발표된복제 사례 이전에도 쥐와 소 돼지 염소 등 복제 성공 사례는 여러차례 있었다. 이 때의 복제 방법은 난자와 정자가 결합된수정란(1) 세포에서 핵을 채취, 이를 다른 동물의 난모(난자 세포에서 핵을 제거한 것으로 유전자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않는다)에 결합시켜 제3의 동물(일종의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시킨것이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동물은 처음 세포를 채취한수정란(1)과 일란성 쌍둥이처럼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생물이 된다. 「복제」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어쨌든 정자와 난자가결합된 수정란이 있어야 한다.최근 영국 에딘버러 로슬린연구소에서 성공한 양 복제는 이런 수정란 복제와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른 획기적인 것이다. 이번 복제는 수정란 세포를 복제시킨 것이 아니라 양 유방의 유선세포를 복제시킨 것이다. 이 말은 생식세포가 없어도 생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동물의 피부나 근육 혈액 등 아무 부위에서나 세포를 뽑아내면 그 동물과 똑같은 생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말이다.◆ 생식세포 없어도 생명 만들어낼 수 있다그렇다면 사람의 경우는 어떠한가. 양의 경우를 그대로 적용한다면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여성의 난소에서 난자를 채취, 세포핵을 제거한 뒤 남성이나 여성의 체세포를 주입시키기만 하면 된다.그러나 이론처럼 쉽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두뇌가 문제다. 몸에있는 세포(뼈나 근육 피부 등)는 모두 똑같은 세포로 계속 반복적으로 증식해나간다. 그러나 두뇌 세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두뇌에는 신경세포와 거기에서 나오는 돌기로 합쳐진 신경원(뉴런)이수없이 많고 그것들은 서로 정밀하게 연결돼 있다.세포핵 속에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DNA 코일 즉 게놈은 엠브리오(배아 상태의 세포)의 결합을 조정하는 일종의 컴퓨터에 비유할 수있다.결론적으로 말해 두뇌의 뉴런 연결은 너무나 복잡해서 도저히 게놈이라는 컴퓨터가 조절할 수 없다. 유전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기껏해야 뉴런의 꼬임 상태를 대강 비슷하게 지시, 두뇌 비슷한 모양을 만드는 것뿐이다.아주 초기부터 유전자라는 것과 두뇌라는 것은 다르다. 이 차이는두뇌가 성장할수록 더욱더 심해진다. 물론 유전자가 기초적이고 변하지 않는 두뇌의 배선상태에는 영향을 미친다. 사람이 음식이나섹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배울 필요 없이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은 정도에는 말이다. 그러나 정신이라는 것은 유전자를 초월하는어떤 것이다. 유전자적으로 똑같은 쌍둥이라 할지라도 뉴런의 얽힘상태는 다르다.말하자면 사진술(복사)은 피부 수준에서, 복제는 유전자 수준에서논의되고 연구되는 화제이다. 두뇌 수준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정자와 난자라는 눈에도 안보이는 세포들이 결합해 만든 수정란에서 사람이 탄생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 작은 세포가 인간의 두뇌까지도 만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성인의 몸에서 채취한 세포를가지고 똑같은 완전한 두뇌를 가진 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물론 두뇌 뉴런의 꼬임까지도 정확히 복제해 낼 수 있다면 인간 복제는 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구분시켜주는 두뇌까지도 공산품처럼 생산해낼 수 있게 된다면 너무 슬픈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