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임금교섭철마다 산업현장의 파업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된다. 파업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파업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파업이 많은 손실(비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파업비용이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은 통계수치에서도 확인된다. 파업으로 인한 피고용자(employee) 1천명당 노동손실일수를 보면1994년 현재 일본 1.6일, 독일 7.3일, 미국 46.5일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120.7일로서 압도적으로 큰 수치를 보이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노동법 개정에서도 파업을 최대한 막아 보자는 생각에서 몇가지 쟁점이 제기되고 있다. 파업기간 중의 임금지급 금지, 즉 소위 「무노동무임금」 논쟁과 쟁의기간 중의 대체근로자고용 허용 여부 등의 조항이 바로 그것이다.파업은 물론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리고 물론 파업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이러한 비용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파업비용이전혀 무익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만약 파업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단체교섭은 「말(대화)잔치」일 뿐 아무리 긴 시간을 교섭하더라도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의미한 긴 교섭은 그 자체가 또 다른 비용을 발생시킨다.즉 파업은 말로 타협이 쉽게 되지 않을 경우 서로 주먹다짐(힘대결)을 해서라도 어느 한편으로 하여금 패배를 인정하게 하여 빨리결론을 내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항상 파업(힘대결)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파업의 가능성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교섭이 가능해지는 것이며 여기에 파업의 순기능이 존재한다.파업이 분명 「힘 대결」이라면 어느 한편의 힘이 월등히 셀 때 항상 힘센 쪽에 유리하게 결론이 내려지게 될 것이다. 힘의 우위는간단히 말해 주먹이 센 사람이다. 그리고 싸움에서 주먹이 강하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펀치력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때렸을 때 상대방이 매우 아파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즉 파업의 힘대결에서 교섭력이 강한 쪽은 「상대방에게 파업비용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담시킬 수 있는 편」이다. 결론적으로 파업의비용발생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사간 파업비용(부담)의 균형이며, 이것이 전제되어야 노사간 교섭력이 균형을 이루어 어느일방에 치우치지 않는 선에서 타협할 것이다.그렇다면 노사가 각각 부담해야 하는 파업비용은 무엇인가. 먼저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파업비용은 작업중단으로 인한 매출손실이다. 한편 근로자의 파업비용은 파업기간 중의 임금손실이다. 종합하면 매출손실이 작을 경우 사용자의 교섭력이 강해지는 것이며 임금손실이 미미할 경우 노동자의 교섭력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파업기간 중의 임금지급으로 무노동무임금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노조의 교섭력은 과도하게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반대로파업기간 중 외부인력을 대체하여 작업을 지속할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해 파업비용을 부담시킬 수 없으므로 사용자의 힘이 너무강해질 것이다.파업비용과 관련돼 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파업의사적비용(private cost)과 사회적비용(social cost)간의 괴리이다.파업이라는 싸움을 옆에서 말리지 않고 놔 두는 것은 당사자가 아닌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어느 한 사업장의 파업으로 다른 사람에 대해 큰 피해가 돌아갈 경우 - 이 경우 파업의사적비용 보다 사회적비용이 크다 - 누군가가 개입해서 싸움을 말리고 공정한 재판으로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노사관계에서는 이렇듯 파업의 사회적비용이 사적비용 보다 훨씬클 경우를 공익사업으로 규정하는데 전력 통신 에너지 은행 병원교통 등이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익사업의노사분규에 대해서는 일반사업의 경우와는 상이한 노사관계 룰을적용하게 된다.즉 파업을 통한 자율적인 해결 대신 제3자에 의한중재(arbitration)에 의한 해결방식을 도입하게 되는 것이다. 노동법 개정과 관련된 논쟁과정에서 법논리 뿐만 아니라 파업비용과 교섭력 원천에 대한 경제적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접근할 필요가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