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에서 정규직 직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점점 축소되고있다. 예전에는 정규사원이 직접 하던 일을 파견근로자가 수행하며, 기업내 한 부서가 하던 일을 전부 외주(용역)를 주기도 한다.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기업이 조직 슬림화를 위해 인력을 축소하기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모든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성격의 업무가 비정규직 활용의 대상이 될 것이며, 적합한 비정규직 근로계약의 성격은 무엇일까?인력관리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근로계약이다. 따라서 크게정규근로자와 비정규근로자로 구분되는 인력관리의 차이는 근로계약 내용의 차이이며, 그 핵심은 기업내거래계약(정규근로)과 시장거래계약(비정규근로)의 구분에 있다. 수년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코즈(Coase)교수는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시장에서의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 기업이라는 「조직내에서 거래하는 비용」보다 더 적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근로계약도 근로자는 노동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해 임금을지불하기로 약속하는 하나의 거래이기 때문에 기업내거래비용과 시장거래비용이 차이가 있을 것이고 이 양자를 비교한 후에 정규근로계약과 비정규근로계약 중 어느 하나가 선택될 것이다.그렇다면 어느 경우에 기업내거래를 택할 것인가? 이를 위해 먼저거래비용의 본질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거래비용은 크게 「계약을 작성할 때 들여야 하는 비용」과 「계약을 집행할 때 발생하는 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계약작성 비용의 경우 거래의내용이 상시적 혹은 일시적인가, 또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명시할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인가에 따라 비용이 크게 차이 날 것이다. 예컨대 전기수리와 같은 업무는일시적이면서 구체적인 업무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계약을 체결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장거래를 통해 해결할 것이다. 반면에 사무직의 경우 상시적이면서 기업환경 변화에따라 예상치 못했던 일을 맡겨야 할 경우에는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spot contract) 시나리오별로 사전에완전한 조건부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complete contingentcontract) 전자는 과도한 체결비용이 발생하고 후자는 현실적으로불가능하다. 이로 인한 막대한 시장거래비용으로 결국 조직에서의지시복종관계로 해결하는 기업내거래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거래비용에서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계약집행 비용이다. 즉 약속된거래내용대로 실행되지 않을 때의 비용을 의미한다. 사실 거래에있어서 물건(혹은 서비스)을 파는 사람은 자기가 파는 것의 질과적정가격에 대해 완전하게 알고 있지만 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이 때 물건을 파는 사람이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숨길 때자신에게 더 큰 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에 사기를 칠 가능성은 항상존재한다. 질 높은 물건이라고 허풍을 떨든지 적정가격 보다 높은가격을 부르는 경우를 말한다.그러나 시장거래에 있어서 항상 사기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물건을 산 사람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쉽게 알수 있고(측정의 용이) 이후에는 사기행위를 한 사람과는 거래를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거래를 하게 될 경우(경쟁의 존재)사기행위의 거래자는 더 이상 시장에서 자신과 거래할 사람을 찾기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측정의 용이함과 경쟁의 존재라는두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에는 언제든지 사기의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근로계약의 경우에는 노동서비스, 즉 업무의 내용에 따라 측정의용이함과 경쟁의 존재라는 두가지 조건의 성립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 조건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근로자의 사기행위가 가능하게 되며 따라서 시장거래(비정규직)를 피하고 수직적권위행사에 의한 지시복종관계(정규직)에 의존하여 사기행위를 막아 보려는 기업내거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