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국제적으로 하다 보면 좋든 싫든 소송에 말릴 수 있다. 이쪽에서 소송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우선 소송을 당하는 경우만 놓고 살펴보기로 하자. 상대방(원고, plaintiff)이 이쪽(피고, defendant)을 걸어 소송을 하는 것인데 이곳 즉 한국에서 걸어오는 경우도 있고, 적지 즉 외국에서 소송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한국에서 소송을 걸어오는 경우는 일단 한국법원의 소환장과 소장을 받게 되므로 다소 당황스럽기야 하겠지만 이내 변호사를소개받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곧 조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외국에서 소송을 당하여 외국법원의 소환장과 소장(complaint)을 한국에서(또는 외국에서) 받게 되는 경우에는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시해도 좋은지 무척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에는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우선 재판절차가 갖는 의미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판결을 얻으면 그것으로 원하던 것이 모두 해결되는 것으로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돈 1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얻었으면 실제로 내 손에 돈 1억원이 들어와야 끝난 것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승소판결을 얻었는데도 피고가 돈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 그 때는 판결문을가지고 「집행문」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을 할수 있다. 강제집행이라고 하는 것은 피고의 재산을 경매에 붙여 그 팔린 가격으로 위돈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외국에서의 소송에서 외국원고가 한국피고를 상대로 승소판결을 받았다고 하자. 한국피고는 그 외국에 아무런 재산이 없고 한국에는재산이 있다. 이 경우 외국원고는 한국에 와서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 그 강제집행을 할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외국판결이 될 것이다. 외국판결을 가지고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수 있는가. 그렇지않다. 그 외국원고는 한국에서 판결을 새로 얻어 강제집행을 해야한다. 다만 한국과 외국 사이에 상호판결을 인정해 주는 조약이 있으면 외국원고가 한국법원에서 얻을 판결은 좀 쉽게 이루어지고 그러한 조약이 없으면 외국원고는 사실상 한국에서 재판을 다시 해야한다는 차이가 있다.그렇다면 어차피 한국에서 소송을 새로 해야 하는 거라면, 외국에서의 소송에 응소할 필요가 없는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은 속단이다. 어느 나라건 피고가 불출석할 경우에 불이익을 내리는 제도를 두고 있다. 그 불이익이란 원고가 주장하는 대로 판결을 내려 주는 것이다. 일단 그러한 판결이 내려지면 그 판결은 또쉽게 확정되어 버린다. 외국의 원고는 위 판결을 한국에 들고 와서위 판결의 절차가 그 나라 법원에서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만 입증하면 된다. 따라서 불출석하면 별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당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더욱이 한국피고가 그 외국에 재산을 가지고 있을 때는 더더구나불출석하면 안된다. 판결을 얻는 즉시 그 외국에서 강제집행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재산은 땅 건물 자동차 등 뿐만이 아니다. 물품미수대금, 공사대금과 같은 채권도 재산이기 때문에 외국에서의 거래관계가 많은 한국피고로서는 매우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그러면 외국에서 재판이 걸려올 경우 무조건 출석하여 응소해야 할까. 이것도 아니다. 그 재판이 한국피고에게 대하여관할권(jurisdiction)이 없다면 한국피고는 나갈 필요가 없다. 각나라 법마다, 또 자치구역의 법마다 다를 수는 있겠으나 관할권이성립하기 위해서는 보통 피고가 그곳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그 곳에서 문제된 거래를 했거나 하는 것을 요한다. 관할이 성립되어 있지 않은 곳의 재판에 출석하여 응소하면 엉뚱하게도 그 응소행위자체로 관할이 성립되어 버린다.이상을 정리하면 외국에서 소송을 당할 경우 관할이 성립되는 곳이면 출석하여 응소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은 곳이면 무시해도 좋다. 또 한국에 들어와도 집행할 재산이 아무 것도 없으면 외국에서의 재판이 관할이 있더라도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관할이 있고없고의 문제는 까다로운 문제로서 이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현지 법률가의 도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