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정부는 IMF에 대해 2백억달러의 구제자금을 요청했다.연초부터 한보, 삼미 등 대그룹의 부도로 시작된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진로, 대농에 이어 기아마저 지급불능에 빠짐에 따라 최악의상황을 연출하였다. 해외 평가기관들은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에대해 평가등급을 하향 조정하였다.이는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연결되어 해외차입이 어려워지고 단기유동성이 크게 악화되었다. 지속적인 무역적자로 경상수지 누적적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으로 이어지는 동남아국가의 외환시장 붕괴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환율을 상승시켰다.아울러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가 IMF가 권고하는 적정규모(3개월수입금액으로 약 3백60억달러 수준)를 크게 밑돌게 되어 대외지급능력을 상실하였다. 외환·자금·증권시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자 정부는 부실채권 정리, 금융기관간의 M&A 활성화, 환율변동폭 확대 등의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으나 외화 단기유동성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여 금융시장의 안정을회복하는데 실패하였다. 급기야는 외환위기를 자력으로 해결하지못하고 IMF에 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IMF는 자금지원의 조건으로 국내경제에 강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할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IMF의 지원조건으로는 자유경쟁 및 개방확대라는 대원칙 아래 재정 건전성 확립, 경상적자 축소, 금융기관 구조조정,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이 예상된다.◆ IMF, 만병통치약 아니다IMF 구제금융 신청 직전에 우리 스스로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및부실금융기관의 정리의사 및 기준과 일정을 밝혔었다. 그러나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이유가 금융기관의 부실화에 따른 외환위기였기 때문에 IMF는 자금지원을 계기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및 부실금융기관의 정리에 상당한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되며 그 강도도우리가 진행하려했던 것보다는 상당히 강할 것으로 보인다.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차입에 의존하는 국내기업의 자금조달 특성상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정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단시일내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자금흐름의 왜곡으로 고금리 추세가 지속될 것이므로 금융비용 문제가 많은 기업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생존을 위한 기업의 투자축소,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정부지출의 감축, 개인의 소비 감소 등으로 경제성장률은 상당히 낮아질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OC(사회간접시설) 등 국가정책적 사업과 건설투자는 침체할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경상수지 적자축소 등 무역수지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어외환보유고는 적정수준을 유지할 공산이 큰데다 국내 경기가 서서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어 적정수준의 IMF자금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멕시코의 경우처럼 실물경기의 회복을 바탕으로 이번의 외환위기를 무난히 극복할 수도 있다.현재 IMF에 대한 자금지원 요청으로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은 달러당1천1백원 수준에서 안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IMF의 지원이 만병통치약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시장과 증권시장은 IMF지원이 있기까지 최소한의 시일이 필요하며, 지원 이후에야국내경제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소비 재정 등의 위축으로 경제성장률 둔화, 실업률 증가,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증권시장에는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것으로 분석된다. 태국 인도네시아는 물론 IMF의 자금지원 이후 장기 상승국면에 진입한 멕시코의 경우에도 단기적으로는 증권시장이약세를 면치 못했다.◆ 건설은 울고 섬유·조선은 웃고정부의 재정집행이 위축됨에 따라 공공부문의 발주 및 기업체의 신규투자 억제 등으로 설비투자 및 SOC투자 관련주, 특히 건설업종의영업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정리대상이 되는 금융관련주도 약세를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이들 부실금융기관을 인수하는 우량 금융기관도 부실요인을 떠안음에 따라 상승에는 제약을 받을 것이다. 또한 정부의 인위적인 중소기업 지원정책도 크게 줄어드는 등 영업환경에 많은 제약을 받을것으로 보여 일부 중소형주의 주가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부채비율이 높고 차입구조가 단기화되어 재무상태가 부실하거나 금융비용 부담이 큰 기업의 주가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반면 이미 구조조정을 착수하여 그 성과가 가시화된 기업이나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주가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쟁력을확보하고 있으며, 미주지역의 수출비중이 높은 섬유 조선 등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외환위기와 더불어 증시침체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외국인의 매도세는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신인도 하락 및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외국인의 매수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지만삼성전자 포철 LG전자 등 우량주 중심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