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리의 명문이기 때문에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고객의 평가는 예상 이상이다.』 도큐백화점 본점(도쿄 시부야구) 영업부의 식료품 매니저인 다카구씨는 고급 일본음식점인 「나다망(도쿄 미나토구)」이 도큐백화점 본점에서 운영 중인 「나다망 주방」에 대해이렇게 평가한다.「나다망 주방」에서는 돼지고기 삶은 것이나 다시마로 간을 낸 계란 등 1개 가격이 수백엔 정도 하는 평범한 반찬을 주로 판매한다.그러나 고급 음식점인 나다망에서 요리를 배운 조리사가 매장 한쪽에 마련된, 유리 칸막이의 주방에서 직접 반찬을 조리하기 때문에나다망이 자랑하는 뛰어난 맛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고품질의맛을 지키려는 이런 노력 덕분에 「나다망 주방」에는 평일에도 주부와 직장 여성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반찬이나 도시락 등을 구입해간다. 점심시간과 저녁 무렵이 되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나다망은 호텔 뉴오타니와 데이고쿠 호텔 등 일류 호텔을 중심으로고급 일본음식점인 「나다망」을 직영해온 회사다. 이 나다망이 반찬전문점인 「나다망 주방」 제 1호점을 미츠코시백화점에 개점한것은 1995년 10월. 이후 나다망은 「나다망 주방」을 백화점에 차례 차례로 출점, 지금은 1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은 97년에 약 25억엔. 올해는 20개 점포에서 약 30억엔의 매출액을 올릴계획이다.「나다망」은 지금부터 1백70년전인 1830년에 오사카에서 탄생, 지금까지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 일본 요리의 명문이다. 나다망은 오래된 고급 음식점으로 지명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직원인 나카무라씨가 TV 프로인 「요리의 철인」(후지 방송국)에출연,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유명세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유명세와 고품질의 맛에 힘입어 나다망의 매출액과 경상이익은 94년4월(매년 4월 결산) 이래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98년 4월기 매출액과 경상이익 역시 상승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된다.◆ 생존 위해서는 신규고객 잡아야이 나다망이 반찬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해 구스노키회장은 이렇게말한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일본 고급요리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지 않으면 오랜 역사를 이어온 전통 음식점이 살아남기는 힘들게 됐다.』반찬 전문점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한 배경에는 일본요리에 대한 구스노키회장의 이런 강한 위기감이 깔려 있는 셈이다. 구스노키회장에 따르면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자라온 젊은 세대들에게 일본요리는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좋은 예가 명절 음식이다. 이 명절음식을 지금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을 것이다. 전통적인 일본요리가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게다가 이탈리아 음식과 각양각색의 민족 음식이 일본인의식생활 가운데 자리잡으면서 음식 전체에서 일본요리가 차지하는비율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이 뿐이 아니다. 고급 음식점인 「나다망」의 출점 전략도 이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나다망」은 올 4월23일에 문을 여는 오리엔탈호텔의 매장까지 포함해 모두 15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13개 매장은 일류 호텔에 자리하고 있다. 「나다망」에서 나오는 음식은 가격대부터가 일류 호텔의 이미지에 걸맞게 높은 편이다. 그러나 호텔이 새로운 건물을 확보하면서 신규로 개업하는 사례가 점점 감소하면서 앞으로 나다망의 매장 확대는 거의 기대하기어렵게 됐다.구스노키회장은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다망 주방」만이아니라 신세대 위주의 새로운 레스토랑 사업도 벌이고 있다. 나다망은 지난해 10월에 지금까지 중시하지 않았던 20∼30대의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나다망 고우메이」라는 식당을 도큐백화점본점에 열었다. 「나다망 고우메이」는 「요리의 철인」이란 TV프로로 인기인이 된 나카무라 고우메이씨가 점장으로 있는 레스토랑으로 서양 음식의 재료를 일본요리에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를들어 프랑스 요리의 재료로 쓰이는 푸아그라(거위의 간)로 일본 전통 음식인 차완무시(공기에 계란을 풀고고기 표고 은행 어묵 등의 고명과 국물을 함께 섞어서 그릇채 찌는요리)의 맛을 내기도 하고 이탈리아 요리에 사용하는 조미료를 생선회에 사용하기도 한다. 일본요리를 기본으로 하면서 고급음식점인 「나다망」에서는 내놓지 못하는, 정말 새로운 요리를 제공하고있는 것이다.새로운 요리 이외에도 주방의 벽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밖에서도훤히 볼 수 있게 했다든지 서양식 그릇 세트를 사용하는 것 등도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뤄진 시도들이다. 『이 매장을통해 젊은이들에게 나다망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나다망 고우메이는 또 새로운 일본요리를 개발하는 실험실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고 구스노키회장은 말한다. 나카무라씨를 시작으로 해서 「나다망」의 조리사들이 TV나 잡지 등에 적극적으로출연하는 것 역시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중의 하나라고 할수 있다.이런 나다망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 요리계에서는 『나다망이 나아가는 방향성이나 나다망이 적극적으로 신업태를 개발하는 이유는분명히 이해한다. 그러나 대대로 내려온 오래된 음식점에는 지켜야할 무엇인가가 있다. 요리법이 완전히 정착되기 전에 서둘러 신업태를 전개하면 그동안에 쌓아온 「신용」이 손상될 수도 있다』고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스노키회장은 새로운 업태를 전개해야한다는데 확신을 가지고 있다. 『신용을 지키는데에만 급급하고 리스크가 두려워서 앞으로 전진하지 못한다면 사업은 오래 존속하기어렵다. 새로운 일본요리를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급 일본음식점이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나다망을 기업화시키는 것이 「신용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이다.◆ 고급음식점 프랜차이즈화 계획실제로 구스노키회장은 일본요리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뒤엎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경영 노력을 계속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예를들어 전통 요리의 세계에서는 주방장이 자신의 아래에 삶은 요리와 굽는 요리 등에 따라 전문 조리사를 두고 집단적으로 함께 요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방장이 근무하는 매장을 옮기면그 주방장이 거느리고 있던 조리사들도 따라서 매장을 옮긴다. 이경우 주방장과 그 밑의 조리사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옮기면 그 매장이 서비스하는 음식의 맛 자체가 완전히 변해버릴 수 있고 이 문제점은 고급 음식점들이 다점포 전략을 전개하는데 장애물이 돼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구스노키회장은 주방 개혁을 단행했다. 조리사에게 나다망이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고 주방장이 움직여도 그 밑의 조리사들은 그대로 남아있도록 하는 조직을 구축한 것이다.게다가 신입사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작성한다든지 지금까지 매장에일임시켰던 식자재 구입을 본부에서 일괄 관리한다든지, 거래선을줄이는 등의 개혁 작업을 시행했다. 이런 개선에 반발하는 조리사들도 있었지만 구스노키회장은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구스노키회장의 개혁을 이해하지 못하는 조리사들은 회사를 떠났다고한다.구스노키회장의 경력도 대담한 개혁을 추진하는 한 가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스노키회장은 선대 회장의 사위로 대학 졸업후 세이부백화점에서 근무하다가 나가망으로 옮겨왔다. 요리 경력이 없는 대신 일반 기업의 조직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 요리계의 오랜 체질에 강한 의문을 품게 됐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나다망을 기업화, 성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한다.구스노키회장은 앞으로 프랜차이즈를 새로운 사업의 축으로 전개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나다망의 조리사들과 접객 담당자들을 프랜차이즈 점포에 파견, 매장 설계부터 운영방식까지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나다망 별궁」이라고 하는 프랜차이즈의 이름도정해 놓고 있다.고급 일본음식점이 프랜차이즈 점포를 전개한 예는 아직 없다. 그러나 구스노키회장은 『2000년 이후에는 프랜차이즈 점포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