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본 길들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4월들어 일본의 미국에 대한 경계심과 불쾌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지난 3일 일본의 국채신용등급 전망을 「네거티브」로조정한데 따른 것이다.네거티브란 향후 경제여건 상황을 보아가며 신용등급을 떨어뜨릴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따라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엔·달러환율은 급등(엔화약세)하며 일본국채수익률도 상승(국채가격하락)했다. 일본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중의 하나인 「트리플약세」가 시현된 것이다. 일본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금리도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게다가 신용등급 하락운운은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현재일본의 국채신용등급은 미국 독일등과 함께 최상급인 Aaa이다. G7(서방선진 7개국)중 Aaa가 아닌 나라는 캐나다(Aa2)와 이탈리아(Aa3) 뿐이다. 일본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떨어질 경우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국을 꿈꾸는 일본」에는 치명타가 될 게 분명하다.상황이 이렇다보니 무디스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일본의 국제금융정보연구소는 무디스 S&P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7개사의 신용평가의 신용도를 평가해 오는 10월까지 발표하겠다고나섰다. 『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이 지난해 한국의 신용평가를 잘못한 것을 시인한 것처럼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닌데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국제금융정보연구소 관계자)는게 이유다. 상전사에선 <무디스, 그의 실력과정체 designtimesp=7835>라는 책을 긴급히 출판하기도 했다. 무디스가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신용평가에 대한 신인도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민간기관인만큼 객관성에서는 의문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게 이책의 주장이다.일본이 무디스의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일본길들이기의 「일환」으로 해석하고있는데 따른 것이다. 재정확대 등 경기부양책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동남아에서 했던 것처럼 일본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일본주식과엔화를 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루빈 재무부장관이 지난 3월5일 미국을 방문한 미야자와 기이치 전일본총리에게 『일본이 소비세를 5%에서 3%로 낮출 것이냐고 타진했다』는 말이 확인되며 이런 의혹은 더해지고 있는 양상이다.『일개 장관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며』(가토 자민당 간사장)『내정간섭』(이토 사민당 간사장)이라며 일제히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외국인들이 일본주식을 내다 팔면서도 부동산이나 상장기업 인수(M&A)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골드만삭스 등 미국계 금융기관들은 일본 은행들이 불량채권정리차원에서 장부가격의 10%에 처분하고 있는 부동산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1부에 상장된 회사중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를 밑도는 5백69개사에 대해서도 인수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신용등급 하향조정을 통해 주가나 엔화를 떨어뜨린 뒤 헐값에 부동산과 회사를 사들이겠다는 「음모」가 있다는 지적이다.일본 주가와 환율은 사상 최대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겠다는 하시모토총리의 발표를 계기로 일단 강세로 돌아섰다. 일본이 미국의요청을 받아들여 재정확대정책을 취한만큼 무디스가 예정대로 일본의 신용등급을 낮출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일본인들에게 남아있는무디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한동안 계속될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