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 위치한 현대 서산영농사업소. 일명 「현대 서산농장」으로 불리는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우선 그광활함에 압도당한다.충남 태안군 남면과 홍성군 서부면앞 바다를 가로질러 조성된 서산농장의 총 면적은 4천6백여만평. 서울 여의도의 46배이다. 이 가운데서 농지면적은 약 3천만평에 달한다. 단일농장 규모로는 세계 최대규모이고 특히 간척사업을 통해 이만한 농지를 조성한 곳은 세계어디에도 없다.이렇게 넓다보니 농장을 한바퀴 도는데만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전체가 논으로 조성된 A지구의 경우 방조제에서 내륙까지 가로지르는데 자동차로 30여분이 걸리고 농장전체를 한바퀴 도는데만도 무려 2시간여가 소요된다. 그저 「넓다」는 것 이외에 달리 표현할방법이 없는 서산농장이 정주영 그룹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으로또한번 유명세를 탔다. 정명예회장의 방북을 전후해 북으로 갈 소들의 동정이 일일이 매스컴을 탔음은 물론 광활한 초지에서 풀을뜯는 소들의 모습이 안방에 여과없이 전달됐다. 특히 넓은 초지에서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은 서산농장을 마치 미국의 대단위 목장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그러나 이것은 서산농장의 진면목이 아니다. 일부분일 뿐이다. 한국농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첨단영농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서산농장이다.서산농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계화영농. 일반 농가에서는 경운기 및 트렉터를 이용, 모를 심으나 서산농장에서는 항공기직파법을 택하고 있다. 경비행기 4대를 이용해 볍씨를 뿌리고 농약 및 비료를 줄 때도 경비행기를 사용한다. 윤석용서산농장부소장은 『항공기 직파법은 우리 농촌의 일손부족현상을 메울 수 있는 하나의대안농법이 될수 있다』며 앞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농가에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컴퓨터를 이용한 영농도 서산농장의 자랑거리이다. 서산농장은 전체 3천만평의 농지를 필지별로 나눠 각 필지의 토양성질, 비옥도,병충해발생시기, 농약 및 비료 뿌리는 시기 등을 컴퓨터에 입력한뒤 농사에 활용하고 있다.◆ 여의도 46배 크기 … 단일규모 세계최대현재 이 영농법은 각 필지별로 토양성질 등 기초정보만을 입력해활용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GIS(지리정보 시스템)를 이용한 첨단농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현대정보기술과 공동으로 프로그램개발을 개발중이다.서산농장은 이와함께 저독성농약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윤부소장은『우리 농약은 대부분 원료를 외국에서 수입해다 사용하고 있고 그원료들은 독성이 강한 것』이라며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화학연구소와 저독성농약원료 신물질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독성농약원료 신물질은 현재 개발이 완료돼 독성 등 각종 실험이진행중이다.이런 첨단 영농법을 통해 서산농장에서 지난해 생산된 쌀은 백미80kg기준 약 30만 가마. 전체가 농지로 조성된 A구에서 25만가마,B지구에서 5만가마가 각각 수확됐다. 서산농장 이종혁 관리과장은『생산된 쌀은 전부 그룹 계열사 구내식당에 공급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확량이 늘 경우에는 시판도 고려하고 있다.서산농장은 이번 정명예회장의 방북으로 관심을 끈 한우사육도 늘려갈 방침이다. 지금까지 서산농장이 키운 한우는 2천7백여마리.이미 5백마리는 북으로 떠났고 나머지 5백마리또한 조만간 북으로가게 되면 1천7백여마리가 남게된다. 서산농장은 한우 두수를 3천여마리정도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숫소 및 암소의 분리사육,인공수정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다.서산농장에서 일종의 「부업」이라 할수 있는 한우사육에 나서게된 것은 순전히 정명예회장의 지시 때문. 정명예회장은 93년 한우10마리를 농장에 사준 뒤 팔 생각은 하지 말고 키우기만 하라고 농장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쓸 용도 또한 말하지 않았다.그리고 난 뒤 농장을 방문할때면 B지구에 있는 우사를 찾아 소양육상태를 살폈다. 그가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은 송아지 출산여부로 윤부소장으로부터 매일 아침 자택에서 보고를 받을때면 어김없이 이를 챙겼다.한우사육팀 이경훈씨는 『언젠가 명예회장이 우사를 방문했을 때 암소한마리가 송아지를 낳았는데 그 광경을 보고 그렇게 기뻐할수없었다』면서 이번 소떼방북을 계기로 정명예회장의 「소사랑」 참뜻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 윤석용 선산농장 영농부소장▶ 항공기 직파에 따른 장단점은.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밀 보리 등을 항공기로 직파하고 있지만 볍씨를 항공기로 직파하는 것은 서산농장이 유일하다. 3천만평에 달하는 대단위 농지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항공기 직파법이외 다른대안이 없어 택하게 됐다. 항공기 직파법으로 몇년 농사를 지어본결과 볍씨 착근율이 일반 모내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착근율은 현재 40%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이를 80% 정도로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첨단 영농법 보급 계획은.경비행기를 이용한 기계화영농이 서산농장에서 실시된다는 사실이알려진 뒤 영농후계자,농촌지도소요원 등의 견학이 많아지고 있다.이들이 방문할 때면 그동안 축적된 결과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며 농업관련 세미나에도 참석해 발표도 하고 있다. 5년전에 아산농업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첨단농업기술을 우리만이 갖지 않고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 일선농가에 보급하기 위해서였다.▶ 정주영 그룹명예회장의 관심은.사실 명예회장의 농장에 대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몸이 불편하기 전에는 틈만 나면 내려와 농장을 둘러 보았다. 농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빈땅이 발견될 때면 관계자를 불러 불호령을 치기가일쑤고 농지정리시에는 직접 논두렁작업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