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외국의 컨테이너 터미널 자동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다. 컨테이너 터미널의 효율성을 높이고 노동력을 절감하며 더 나아가 세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자동화 외에 대안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ECT항만을 중심으로 이미 10여년 전에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의 개념을 확립하고지난해에는 2세대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을 가동했다. 또한2000년까지 한단계 발전된 자동화 터미널인 DDW(Delta DedicateWest)를 개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또 싱가포르는 세계 제1의 물동량을 취급하는 항만으로서 그 특성에 맞도록 자동화 기술을 꾸준히 개발, 발전시키고 있다. 영국은템즈항만에 자동화시설을 갖추고 운영중에 있으며 관련 기술 수준이 상당하다. 일본도 가와사키항만에 자동화설비를 도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자동화에 대한 공감대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컨테이너 터미널에 관한한 재래식이 오히려 자동화된 것보다 경제성이 나은 것으로 인식돼 있다. 자동화터미널의 건설비가 재래식에 비해 크게 높은 반면 생산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의식은 바뀌어야 한다. 건설비가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건비를 고려하면 오히려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 쪽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5만t급 컨테이너선 5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규모로 터미널을 만들 경우 재래식은 6천2백90억원이 드는데 비해 자동화는 이보다 6백13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동화 터미널은 인건비가 재래식의 51%에 불과해 연간 1백60억원 정도 절감효과가 발생한다. 유지관리비(15억원)와장비대체비(30억원) 등을 고려해도 연간 1백33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이에 따라 개장 이후 11년이 지나면 건설비를 완전히 뽑을수 있다.생산성도 마찬가지다. 물론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이 아직은 만족스러운 상태가 아니라서 생산성 면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되고 있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으로보인다. 이번에 우리 기술진이 연구한 자료를 봐도 재래식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개선된 자동화장비의 개발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국내 기술수준 등을 감안해볼 때 4~5년 이내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파악됐다.자동화 터미널 건설은 단지 경제적, 기술적 측면 때문에 요구되는것은 아니다. 최첨단 자동화 터미널을 보유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매우 크다. 특히 21세기 동북아 물류의 중심기지로서 그역할을 다하려는 우리로서는 자동화야말로 피할 수 없는 대세임이틀림없다.마지막으로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에 대한 추진방향은 우선업계와 연구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밀고 나가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자동화 터미널 핵심장비 및 시스템개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부산항과 광양항의 신규컨테이너 터미널 가운데 일부를 자동화터미널로 개발하기 위한 시범터미널 개발계획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