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에 외국인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 5, 6월 국내증시에서 대거 빠져 나가던 외국인자금이 7월들어 다시 돌아오고 있다.외국인자금의 유입에 힘입어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증시의 최대 매수세력으로 급부상한 외국인자금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외국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은 금리가 하락하고 원화환율이 안정되면서 한국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의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안정 등 아시아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것도 구미의 자금이 아시아로 되돌아오는 이유로 내세운다.그러나 외국인자금이 국내증시로 계속 들어올지에 대해선 여전히불투명한 상황이다. 주가상승세가 한꺼풀 꺾일 때마다 외국인들이주식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부추긴다. 이를반영, 국내경제가 여전히 불안하고 아시아의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보이지 않고 있다는 조심스런 목소리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금리하락과 환율하향안정도 금융시장이 안정되기 보다는 경기악화와 금융시장 왜곡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상현상에 의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국인자금이 다시 들어오는 것도한국경제의 회복기대보다는 유동성장세를 겨냥한 일시적인 투자에불과하다는 견해가 만만찮다.증권전문가들은 미국증시에 부담을 느낀 국제자금들이 아시아권으로 이동하면서 대만과 싱가포르 한국 등으로 본격적인 탐색매입에나섰다고 분석한다. 이정호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수지속 여부와 관련,『최근 외국인 매수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라는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동아시아 전반에 걸친 공통된 사항으로 이해하는 균형된 시각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이같은 동아시아권의 외국인 매수재개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증시에서 증폭된 주식투자 유동성이 아시아의 낙폭과대 우량주로 일부 이전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아시아경제의 펀더멘털의 변화에 근거하기 보다는 세계 유동성의이동과정에서 아시아의 낙폭과대 우량국가로 잉여자금이 흘러가고있다는 말이다.이점은 동아시아의 외국인 매수 재개시기를 분석해 볼 때 더 설득력을 갖는다. 대만은 지난 6월말 외국인들의 매수로 주가가 상승했고 이어 일본과 한국이 각각 7월초와 7월중순 등 시차를 두고 외국인매수세가 확산됐다.◆ 낙폭과대주에 자금 이동대만과 일본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나 직접적으로 위기를 겪지 않은 아시아국중 우량국들이다. 한국도금융위기를 겪기는 하였으나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보다는 우량한편이다. 한국에 이어 동남아에도 이들의 매수세가 뒤늦게 확산되고있음을 볼 때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아시아공략이라기 보다는 낙폭과대주 아시아 우량주의 순차적인 편입 확대과정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국내증시에는 7월중순 외국인자금이 대거 몰려들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우량대형주를 중심으로 한국주식에 매수주문을 내면서 적극적인 매수에 들어갔다. 7월초까지만 해도 소극적인 투자에 머물렀던 외국인들은 한전과 대우증권 삼성중공업 삼성전자 대우중공업등 대형우량주에 대한 매수강도를 높였다.증시주변에선 외국인 투자자금중에는 국내인 소유이면서 외국인을가장한 자금이 적지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불리는 이들의 자금은 그동안 대기업과 기업총수들이 외환위기 이전에 해외로 빼돌렸던 것으로 외화도피자금에 대한 사정당국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역외펀드 형식을 빌려 재유입되고 있다는것이다.그렇다면 최근 동아시아에 다시 몰려오는 외국인자금은 어떤 성격의 자금인가. 이에 대해선 의견이 대립된다. 베어링과 템플턴증권사는 장기투자성격의 자금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증권사들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 등 핫머니성 자금의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한다.베어링증권은 매수대상이 삼성전자 한전등 대표급 우량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경제의 앞날을 밝게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모건스탠리(MSCI) 지수의 한국편입 비중을 9월중 2배로 확대하는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가 호전될 것으로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원화강세로 올초같은 환차익의 메리트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강한 매수세를 나타내는 것은장기투자성 뮤추얼펀드가 유입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한다.반면 유럽과 홍콩계의 단기성 헤지펀드라는 상반된 해석도 적지 않다. 단기성 핫머니로 보는 증권사들은 자금운용 규모가 큰 미국계기관들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특히환율이 일시적으로 1천2백50원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시각을 지닌 해외펀드가 환차익을 노려 들어오고 있다는 진단이다.따라서 앞으로 외국인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지의 여부는 자금의성격과 함께 환율과 금리등 국내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수 있다.국내 금융시장은 외견상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당 1천8백원을 웃돌던 환율은 1천2백원대로 내려섰다. 28%였던 금리도 12%로 내려앉았다. 정부의 달러보유액도 4백억달러가 넘고 외화예금도 1백10억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부족과 고금리등으로 자금난을 겪었던 올해초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일단 환율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대우경제연구소는 엔/달러 환율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시중금리도 하향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기업및 금융기관의 1차적인 구조조정을 9월말까지 완료, 기업의 자금수요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구조조정과정에서 기업들은 기업의 부동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을 증가시킬 것이다. 일부기업이 추가적으로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자금공급 측면에서는 금융기관의 자금공급능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조정의 과정에서 기업이 초과대출을 상환함에 따라 기업의 자금이 금융기관으로 환류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시장 낙관론 … 외자 유입 부추겨자금시장안정에 대한 이러한 낙관론은 외국인자금의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메릴린치 증권사는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아시아증시내에서 한국투자비중도 5.1%에서 8.5%로 확대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등 경제가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점을 투자상향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특히 대규모 경상수지흑자는환율안정과 금리하락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대외채무 부담이 급격히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최근의 자금시장 호전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도 만만찮다. 하상주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부장은 현재 환율과 금리가 하락하는것은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공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기계설비와 원자재 등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부문에서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출증가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수입급감으로 무역흑자가 매달 30억~4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을 해외에 매각하거나 외화유치를 통해 달러자금의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달러와 자금이 시중에 남아돌면서 환율과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고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경제가 어려워지는 과정에서 흑자가 발생하고 이것이 환율과 금리의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더욱 큰 문제는 수입의 급감과 투자축소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산업기반이 붕괴, 결국 무역수지 흑자도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환율하락은 국내상품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여건을급속히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부장도 현추세로 볼 때원화환율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만 급격한 수출물량감소에 따른 원화환율 급등과 금융시장 혼란 가능성도 항상 염두에 두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폭풍전야의 고요함」이 감돌고 있는게 국내자금시장의 현주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