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에 대한 외국전문가들의 진단이 연초에 비해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5월 아시아 위기가 진정되고 있다고 했던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 『아시아 위기가 제자리를 찾는데는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앨런 그린스펀FRB 의장은 지난 22일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아시아위기는 최근 들어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고까지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2분기 경제성장 전망치를 당초 3.2% 감소에서 6.8% 빠지는 것으로 수정했다. 그만큼 아시아 경제가 빈사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있다는 말이다.<뉴욕타임즈 designtimesp=8175>지는 최근 『IMF가 개입한 뒤 3개월만에 진정된 멕시코 페소위기 때와는 달리 아시아는 1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고지적하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악의 경제위기가 아직 시작되지않았는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이같은 부정적 인식은 몇가지 불안요소에서 출발한다. 첫째는 일본이다. 일본의 개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엄청난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일본 금융계에 대한 청산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이는 엔화의 가치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에 엔화하락은 「독약」이다.엔화가치하락은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만을 죽이는게 아니다. 중국위안화를 목조르고 있다. 중국은 과거 한국의 수출드라이브정책을표본으로 삼고 저가제품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결국 엔화의 가치하락은 위안화 가치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물론 중국정부는 「위안화 평가절하는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한다.그러나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시기선택의 문제』(홍콩스미스바니 구안마수석연구위원)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하면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을 포기할수밖에 없고 결국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인도네시아함자하스 투자장관)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수출만이 문제가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국가 내부에서 벌어지고있다. 사상최악의 실업률은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홍콩은 15년만에 최고치인 4.5%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태국은2백만명이나 길에 나앉았다. 극도로 심화된 내수침체와 고금리의영향으로 기업들이 도산한 탓이다.상대적으로 환란에서 빗겨갔던 싱가포르나 대만 등도 심각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대만은 올해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당초 6.61%에서 5.24%로 낮췄다. 싱가포르 역시 4.5%에서 1.5%로 줄여잡았다. 홍콩도 2%선으로 1% 포인트 이상 물러났다. 말레이시아는1분기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하지만 꼭 길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각국들이 뼈를 깎는 개혁을통해 경제의 기본구조를 얼마나 빨리 바꾸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환란 이후 정권이 교체됐다. 새로운 정권은 저마다 경제회복을 다짐하고 있다.아시아 국가들은 그동안 『대양 한가운데서 동으로 갈지 서로 갈지방향을 잡지 못했다.』(인도네시아 금융개편청 아마렛 실라온청장) 얼마나 빨리 육지에 닿을 수 있느냐는 아시아 국가들이 과거의체질을 얼마나 빨리 벗어버리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