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부분의 산업활동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산업의 경우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액이 41.6% 감소했는데 올들어서도 1/4분기 수주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3%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물론 올 2/4분기 수주액은 작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지만 이것도 작년 2/4분기가 특히 부진했었기 때문이며 9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일 것이다.현재 국내 건설시장의 어려움은 상당부분 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향후에도 침체국면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먼저 주택을 위시한 민간건설 부문을 보면 IMF 이전부터 이미 공급과잉 양상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산층 가계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기업들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에 신규공사 발주가 가히 공황 수준이라 할만큼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올들어 우리 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민간 건설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통상적으로 건설경기가 실물경기에 1년 정도 후행한다는 측면외에 무엇보다 경제가 회복세를 타더라도 과거와 달리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중산·서민층의 고용불안은 계속될 것이며 주거용이나 상업용 공업용 건물 대부분이 이미 공급과잉 상태여서 신규 공급의 필요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택시장만 해도 현재 전국의 주택보급률이 94%에 이르렀고 아직도 미분양가구가 9만가구 정도 남아 있어 서울 등 일부 지역 외에는 분양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올들어 일부 지역에서 분양 열기가 높게 나타난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분양권 전매 허용으로 단기매매 차익을 기대한 청약이 많았기 때문이며 실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대형 고급주택의 경우는 주택가격이 빠르게 회복되고 신규 분양도 호조를 보이는 것이 사실인데 이것은 우리사회 고소득층의 구매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 전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올 4월까지 전국의 주택건설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3% 감소한 7만 2천가구에 그쳤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매출 전망에 근거해서 차별적 투자공공건설부문의 경우는 정부의 SOC투자 확대로 민간부문보다는 양호하나 신규발주 물량이 감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올해 SOC 투자 예산에 당초 12조1천9백20억원을 배정했다가 추경예산에서 약 8천억원을 추가로 편성해 SOC예산 증가율이 작년대비 12.9%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공공공사 발주가 지난해에 이어 또 감소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올해 정부 예산이 진행중인 공사 위주로 편성되어 신규 발주물량이 적고 다음으로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투자기관들은 재원부족으로 건설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현재 명목 GDP의 5% 정도로 확대된 상황이어서 재정수입이 늘지 않는 한 향후로 건설투자 예산을 계속 늘려 잡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상장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은 전체적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상반기 영업실적 호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유는 대다수 업체들이 신규수주가 대폭 줄어 들었어도 매출액 감소는 크지 않고 그 반면에 금융비용, 공사원가, 판관비 등 제반 비용들은 모두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으로 갈수록 대다수 업체들의 매출감소가 본격화된다면 이런 비용 절감에도 불구하고 다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건설업체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도 업체별로 현재의 수주잔고나 향후 수주 능력 등을 따져 나온 매출 전망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건설업체들의 수주실적을 보면 업체간 차별화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재무구조가 우량한 중견 토목업체들은 여전히 공공공사 수주실적이 좋고 또 주택분양에 있어서는 지명도가 높은 대형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특히 공공공사의 경우 적격심사 낙찰제도가 강화되고 공동수급이 일반화됨에 따라 경영상태평점 등 적격심사점수가 높은 중견업체들이 수주경쟁에서 크게 유리한 상황이다. 그 결과 태영, 고려개발, 동양고속건설, 삼부토건, 계룡건설 등은 지난해 수주액이 97년보다도 오히려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주택사업에서는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LG건설 등이 인지도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또한 구조조정을 통해 전반적인 기업내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로는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삼호, 한라건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업체들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건설업종내에서 차별적인 주가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태영: 상하수도 시설공사 등 공공공사 수주경쟁력이 탁월하고 현재 수주잔고도 풍부한 상황이다.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차입금을 대폭 줄여 수익구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근 코스닥에 등록된 SBS의 대주주로서 실질 자산가치가 주당 9만원 이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림산업: 건설업과 유화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으며 그룹의 절대적인 모기업이기도 하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LG칼텍스 정유지분 처분, 자회사인 대림요업 매각 및 서울증권 외자유치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올 하반기에는 유화사업부문의 자율 빅딜과 외자유치로 재무구조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비용이 대폭 줄고 건설부문 부실요인도 해소되어 향후 큰폭의 수익성 호전이 기대된다.● 고려개발: 수주경쟁력 우위로 공공공사 수주가 호조를 보여 성장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비용이 대폭 줄고 공사원가율도 하락해 금기부터 수익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고현만 매립지, 천안 온천지구 부지 등 양질의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최근 천안 온천지구 사업은 해외 호텔업체 진출이 확정되어 조만간 개발이익 실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 현대그룹과의 분리 결정으로 출자부담이 없어지고 현대계열사 지분매각 등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다. 국내 최대 주택건설업체이며, 공공공사 수주 경쟁력도 상당히 제고된 상태이다. 삼성동, 역삼동 사옥 등 보유 부동산 가치도 높다. 현대차 출신의 새로운 경영진이 경영관리 혁신과 유망 신사업 진출 의지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동양고속건설: 건설업과 고속버스업을 함께 하고 있는데 양사업부문의 상호보완 효과가 크다. 최근 3년간 토목공사 수주가 지속적인 호조를 보여 매출액대비 공사수주잔고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향후 2~3년간 매출신장세는 무난하며, 금융비용이 줄어들어 수익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질 재무구조도 우량하고, 제반 주당가치가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