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경기회복과 함께 1999년2월을 전환점으로 급격히 개선돼 왔던 고용사정이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반전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실업률과 실업자수가 증가세로 돌아서 실업자수가 1백만명을 넘어섰다.2000년1월에는 5개월만에 실업률이 다시 5%대로 접어들었다.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취업자수도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비경제활동 인구 중에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으나 노동시장 자체 이유로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도 증가하고 있다.이러한 최근의 고용동향을 둘러싸고 위기 재연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노동시장이 가지는 계절적 추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실업률은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노동공급압박도 가장 적은 9월과 10월에 가장 낮다. 11월부터는 다시 높아져 1∼2월에 정점을 이룬다.지난해 1월을 예로 보면, 계절적 요인으로 농림어업과 건설업 부문에서만 노동수요가 전달보다 각각 10% 이상, 합계로는 37만명이 감소했다. 노동공급 측면에서도 졸업을 앞두거나 방학을 이용한 재학생들의 구직활동이 증가해 실업률을 증가시켰다. 15∼19세와 20대의 실업률이 각각 한달전보다 0.9%포인트나 크게 증가한 것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이런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실업률은 올 1월 4.6%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기 전(5.3%)보다 0.7%포인트나 낮다. 계절조정 실업률은 지난해 1월 8.0%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5%대, 10월에는 4%대로 접어들었고 12월에는 4.8%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구조적 또는 경기적 요인에 의한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따라서 계절적인 영향에 의한 1월중 실업률 상승은 지난 2월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 연평균 실업률은 이른바 ‘V자형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졌던 지난 99년보다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제동향과 노동시장 동향간의 시차요인에 의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대대적인 경제성장세가 올해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경제성장률은 같은 분기의 취업자 증가율이나 실업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후 두 분기인 약 6개월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따라서 올 1/4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고용감소와 재학생 및 신규 졸업자 등의 노동시장 진입으로 실업자수가 1999년 4/4분기에 비해 10만1천명 증가(실업률 5.0%, 실업자수 1백8만9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4분기부터는 4%대의 실업률, 실업자수 1백만명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용전망이 낙관적이라고 해도 실업대책은 여전히 정책의 우선 순위로 유지돼야 한다. 사회안전망이 충분치 못한 현실에서 1백만명 내외의 실업자 규모는 사회적 부담을 주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향후의 실업대책은 실업자수 감소 등 고용의 양적지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실업대책의 제도화와 내실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저소득계층 실업자, 장기실업자, 청소년 실업자나 일용직, 임시직 등 사회취약계층별로 실질적 혜택이 미칠 수 있는 특화된 정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의 고용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에는 부문에 따라 인력부족이 나타나 실업과 인력난이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 공공근로 인턴 임금보조제도 등 실업대책이 인력난 심화와 임금인상 등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