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5월말까지 전년동기대비 1.4% 상승에 머물고 있다. 품목별로는 공업제품 가격이 동기간중 1.2%로 소폭 상승했고, 집세가 2.2%의 감소를 보여 전체 소비자물가의 안정에 기여했다. 농축수산물은 1/4분기에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4∼5월중에는 과일 및 채소류의 가격 하락에 힘입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공공서비스는 4.3% 증가, 소비자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이같은 움직임은 물가에 선행하는 비용·수요 측면의 물가 여건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는 해외원자재 가격과 임금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이들이 상승하면 원가가 상승해 물가가 오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유 및 비철금속류 등을 중심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입 단가(달러 기준)는 작년 4/4분기에 전년동기비 13.8% 상승한 후 올해 1/4분기에는 22.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원화환율이 하락 추세를 지속해 이를 부분적으로 상쇄했다. 임금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냈고, 올해 1/4분기중에는 다소 낮아져 9% 상승했다. 그러나 생산성 증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단위노동비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상당히 상쇄하고 있다.공업제품과 공공서비스의 가격오름세 확대는 비용 측면에서 기인한다. 공업제품에서는 국제 유가가 급등해 석유류 관련제품이 크게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도시가스와 상수도 요금이 크게 상승했다.두번째로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살펴보자. 개인들의 상품 수요가 확대되면 물가가 상승한다. IMF위기 이후 임금감소와 경기침체로 수요가 부진함에 따라 수요 측면은 물가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경기가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물가 안정의 힘이었던 디플레갭(총공급이 총수요를 초과할 때 그 차이)이 작년 4/4분기에 균형을 다소 하회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이 상승하고 주식 및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어서 올해 들어서도 민간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 이와 밀접한 개인서비스 요금도 오름세를 보였다.◆ 원자재가격 상승도 국내 물가 상승 압력그간의 물가안정 요인들이 축소되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소비자 물가가 서서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총수요 측면에서 수요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므로 디플레갭이 인플레갭으로 바뀌면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품목별로는 이에 민감한 개인서비스 요금과 집세가 오름세로 바뀔 것이다. 비용 측면에서는 원유 등 해외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 지속이 국내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겠지만 원화환율은 그간의 하락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상쇄하는 힘이 이전보다 약화될 것이다.따라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품목으로 보면 공업제품과 공공서비스 부문의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금 상승률이 올해 2월 이후 둔화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단위노동비용의 증가율이 올해 1/4분기에는 작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올해 3/4분기의 소비자 물가는 상반기의 1.4∼1.5% 상승보다 다소 높아진 2.3% 내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다소 안정을 회복하고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물가 오름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