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수공 작업을 고집하고 한 해에 20여종의 상품만 내놓으며, 대중성보다는 소수를 위한 고가전략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이 쿠와하라가 말하는 성공비결이다."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이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아무도 딱 한켤레의 신발을 몇년간 신지는 않죠. 안경도 마찬가지입니다.”'카타’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안경업체 아이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블레이크 쿠와하라 (40)는 안경에 대해 뚜렷한 패션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이자 디자이너로 모든 제품의 디자인 및 마케팅을 담당한다.아이오타는 미국 LA에서 8년 전에 설립됐고 직원도 2백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작은 회사가 지난해 카타 단일 브랜드로 올린 매출은 1천2백만달러(약 2백40억원)에 이른다. 로버트 레드포드, 조지 클루니 등 할리우드의 스타들이 즐겨 찾는 안경으로 소문나면서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배우들이 카타 안경과 선글라스를 쓰고 나온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쿠와하라는 철저한 수공 작업을 고집하고 한 해에 20여종의 상품만 내놓으며, 대중성보다는 소수를 위한 고가(50만원선)전략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안경테 하나가 백여명의 손을 거쳐 완성되죠. 나사 조이는 것까지 모두 사람이 직접 합니다. 제품 기획과 디자인, 제작,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단계를 거치면 안경 하나가 세상에 나오는데 일년이 걸려요. 이러니 값이 비쌀 수밖에요.”그는 모든 제품을 혼자 디자인할 뿐 아니라 자신의 제품이 판매되는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안경도 패션’임을 홍보,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 온 것도 이런 목적에서다.현재 디자이너인 그의 전직은 뜻밖에도 의사. 미국 UC버클리대에서 검안학 박사 학위를 받고 3년간 개업의로 활동했다. 미국에는 안경과 콘텍트 렌즈 등 시력 교정 일체와 눈 질환을 치료하는‘검안사’라는 세분화된 안과 의사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 유명 패션 브랜드인 리즈 클레이본의 안경 디자인 파트에 들어갔다. 5년만에 디자인 파트 말단직원에서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후 회사의 지원을 얻어 독립, 아이오타를 설립해 카타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그가 처음으로 선보인 안경디자인은 대나무, 깃털, 물고기, 조약돌, 물방울 등 쉽게 볼 수 있는 자연물을 응용한 형태였다. 쿠와하라는 ‘튀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면이 있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고 스스로 평한다.그가 말하는 좋은 안경은 우선 편한 것이다. 다음으로 얼굴형과 반대되는 형태(둥근 얼굴에는 각진 안경), 안경테 윗부분과 눈썹선이 평행한 것이 좋은 안경의 기본 조건. 피부색, 평소 즐겨 입는 옷 등도 모두 고려해 안경을 선택해야 한다.아이오타는 올해 유럽에 마케팅 지사를 냈으며 곧 남아메리카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미국 할리우드에 인 ‘카타 인기’를 세계 각지에서 이어가기 위해서다. 쿠와하라는 의류와 장신구 영역에도 도전, 카타를 ‘프라다’나 ‘구찌’와 같은 패션 명품브랜드로 키울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