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황태덕장에서 생산된 최상품 재료 사용 … 맛·품질로 승부 ‘수익 짭짤’
“이왕이면 좋은 재료로, ‘정말 맛있다’는 감탄이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 이상 가는 즐거움이 어디 흔한가요?”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황태요리 전문점 ‘황태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위주현 사장(44). 건강식으로 잘 알려진 황태요리를 즐겨 먹다가 아예 창업을 한 사례다.위사장은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했다. 막내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98년 ‘전업주부’ 생활을 청산하고 창업 대열에 합류, 치킨전문점을 열었다. 갓 튀겨낸 치킨과 맥주를 함께 팔면서 얻는 수입은 제법 짭짤했다. 하지만 취객의 주정을 감내해야 하는 등 ‘술 판매’에 따라붙는 온갖 어려움이 갈수록 견디기 힘들었다.“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어떤 사업이라도 힘들기만 하지요. 주위에서도 장사가 잘 될 때 그만두라고 권하더군요. 업종 전환을 검토하면서 황태요리 전문점을 가장 먼저 떠올렸어요. 자주 먹으러 다니면서 ‘참 깔끔한 사업’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고단백 저지방 음식, 중장년층에 인기결심과 함께 황태요리 프랜차이즈 가맹을 추진했다. 체인 본부에서는 지하철 2호선 합정역 근처 이면도로의 1층 점포를 물색해 주었다. 권리금이 없어 임대조건은 좋았지만 ‘과연 고객이 들 것인가’가 문제였다.위사장은 사흘 동안 점포 후보지에서 유동인구 조사를 폈다. 점심·저녁시간 유동인구를 체크해 보니 의외로 사업성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피스빌딩과 주택가, 시장이 어울려 있어 수요층이 두텁지만 갈 만한 외식공간은 부족하다는 게 최종 판단이었다.신속하면서도 꼼꼼한 준비 끝에 지난 4월 ‘황태마을’을 개업했다. 위사장의 예상대로 주변 오피스빌딩의 직장인,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점심시간이면 35평 점포가 손님들로 꽉 찰 정도. 저녁시간에는 회식하는 단체 고객과 가족단위 외식 손님들로 북적거린다.위사장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진부령 황태덕장에서 생산되는 최상품만을 재료로 쓴다. 겨울철 3~4개월간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자연 건조시킨 무공해 식품. 인체에 축적된 오염 물질과 독성을 해독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특유의 시원한 맛과 고단백 저지방 성분이 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에게 인기있다.메뉴는 모두 12가지. 해장국 찜 구이 등 대표 음식 외에도 냉면 칼국수 등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직장인들은 구이와 찜을 가장 선호하는 편.맛의 핵심이라 할 소스는 체인본사에서 일괄 공급받는다. 주재료인 진부령산 황태와 소스를 제외한 식재료는 위사장이 직접 구입한다. ‘장삿속은 금물, 내 입이 만족하게 만들자’라는 철칙답게 최상품 재료만을 쓴다는 자랑이다. 덕분에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 단골과 신규 고객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위사장은 창업을 위해 총 1억1천만원을 투자했다. 35평 점포의 보증금이 5천만원, 각종 인테리어 비용이 4천만원 소요됐고 주방설비에 1천만원을 지출했다. 모자라는 자금 3천만원은 신용보증기금의 창업자금 대출로 해결했다.하루 평균 매출은 60만~70만원. 개업부터 지금까지 광고전단을 주 1회 신문에 끼워 넣은 것 말고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이 일대 음식점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한다. 임대료와 인건비, 관리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월 6백만원 선. 치킨전문점을 할 때 보다 수입이 두 배로 늘어났다.“이면도로에 위치한 만큼 맛과 품질을 인정받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경기미에 찹쌀과 흑미를 섞고 매일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냅니다. 이왕 하는 것, 최고로 해 보자는 거죠.”◆ 오피스 빌딩·주택가 혼재지역 유리시원시원한 성격의 위사장은 식사를 마친 고객에게 커피와 녹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최근에는 제주도의 호텔 두 곳과 제휴해 무료 숙박권 증정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를 이기는 방법으로 부대 서비스를 택한 것. 다행히 효과가 좋아 특별한 매출 저하 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황태요리 전문점은 2~3년 전부터 등장, 성숙기에 들어선 외식업종이다. 오피스 밀집지 직장인들이 가장 큰 수요층으로 전통의 맛을 선호하는 ‘신토불이 트렌드’와 ‘건강지향 트렌드’가 맞물려 인기 상승 중이다.가장 적당한 입지는 위사장의 경우처럼 오피스 빌딩과 주택가가 혼재된 지역. 점심시간엔 직장인 수요를, 저녁시간엔 가족수요를 겨냥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독특한 ‘맛’으로 승부를 걸 요량이면 교외에 위치해도 승산이 있다. 단 주차시설 등을 갖춰 대형화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황태는 대표적인 신토불이 음식의 하나다. 물밀듯이 들어온 서양음식들 사이에서 전통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당분간 높은 지명도를 유지할 것으로 평가된다. 맛과 품질, 위생과 청결에 주력한다면 신세대층까지 수요 확대를 꾀할 수도 있다.(02)456-9803©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