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률지식 기반, 과감한 투자로 성공 … 재개발 지분·법원경매 주효

법원경매 전문 컨설팅업체 메트로컨설팅의 왕미경 과장(33)은 법원경매로 재산증식에 성공, 이를 계기로 전문 컨설턴트로 나선 독특한 케이스다. ‘재테크나 해 볼 요량으로’ 시작한 경매에 매료돼 아예 전문가로 활동하기에 이른 것이다.두 아들의 엄마, 평범한 회사원의 아내이자 전형적인 미시주부인 왕씨는 결혼 6년만에 집 두채를 마련하고 총 1억3천만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머쥐었다. 종잣돈은 왕씨가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적금 1천6백만원.전셋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거나 남편 봉급을 쪼개 저축하는 알뜰함은 여느 주부들과 다를게 없다. 그런 그에게 다른 점이 있다. 틈만 나면 재테크 정보를 캐러 다닌다든지 쓸만한 물건이 있을 때 과감히 투자하는 결단성이 남다르다. 짧은 시간에 성공적인 열매를 거둔 것도 이같은 ‘장기’ 덕분. 왕씨의 특별한 재테크 성공 과정을 따라가 보자.◆ 적금 1천 6백만원으로 재개발지역 투자왕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한 법무사사무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근저당, 가압류 등 부동산 송사에 얽힌 각종 사무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지식을 머리 속에 쌓았다. 또래 친구라면 고개를 내저을 무겁고 복잡한 부동산 법률들과 일치감치 친해진 셈이다.“몇년 동안 법무사 사무소에서 일하고 나니 웬만한 공부(公簿)는 한눈에 읽을 수 있게 됐어요. 개별 부동산의 권리관계나 법적인 문제 같은 것은 척 보면 알 수 있게 된거죠. 그런 자신감과 지식이 부동산 투자의 기반이 됐습니다.”94년5월 결혼을 하면서 왕씨는 본격적인 재테크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남편도 왕씨의 풍부한 부동산 지식과 열정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재량껏 해 보라’며 격려했다. ‘절대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는 약속도 주고 받았다.첫번째 투자처는 서울 성북구 길음동 재개발예정지역의 무허가 건물이었다. 왕씨가 결혼 전부터 부어오던 적금 1천6백만원을 타서 95년2월 19평짜리 낡은 주택을 매입했다. 마침 이 지역은 재개발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에 접어든 참이었다. 무허가 건물도 재개발시 우선 입주 대상이어서 투자대상으로 손색이 없었다.3년 후 이 지역의 재개발 기대 심리가 한창 무르익었을 무렵 왕씨는 이 주택을 5천5백만원에 매도했다. 첫번째 투자에서 투자비의 두배가 넘는 3천9백만원의 시세차익을 본 것이다. 또 3년 보유 후 매도한 것이기 때문에 양도세 부담도 덜 수 있었다.◆ 법원경매롤 내집마련 ㆍ시세차의 성공사실 길음동 무허가 건물을 판 이유는 법원경매를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시세보다 훨씬 싼 값에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친지의 성공담이 왕씨를 자극했다. 오랜 부동산 관련 업무 경력 덕분에 경매의 핵심인 권리분석에 자신이 있었고, 무엇보다 ‘내집’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결심을 재촉했다.경매물건 정보지를 샅샅이 훑고 직접 권리분석을 하면서 적당한 경매물건이 나오길 기다렸다. 98년2월 초, 분당과 지척인 경기도 광주군 신현리의 35평형 빌라가 경매에 나왔다. 지은지 얼마 안된데다 권리관계가 깨끗해 별도의 명도 절차가 필요없고 곧장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을 끌었다.생전 처음으로 법원을 출입하며 입찰을 했다. ‘선수’들이 수두룩한 경매법정에서 혼자 힘으로 입찰 신청서를 내고 낙찰을 받았다. 낙찰금액은 5천2백만원. 길음동 주택을 처분한 자금으로 충분했다.“남편 직장이 있던 서울 강남에서 가깝고 기존의 전셋집보다 두배는 넓은데다 낙찰가까지 적당해 대만족이었죠. 무엇보다 나도 경매로 집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자신감이 생긴 거죠.”왕씨 가족은 이 빌라에서 지난 2월까지 거주했다.◆ 서울 중형아파트 입성, '컨설턴트'로 데뷔자신감을 얻은 왕씨는 더욱 활발하게 재테크 방법을 연구했다. 경매로 성공적인 내집마련을 하면서 그 매력에 빠져든 것이다. 경매 컨설팅사를 직접 방문, 전문가들과 친분을 쌓고 신문·잡지의 부동산면은 빼놓지 않고 정독했다.올초 남편 직장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으로 옮겨가자 왕씨는 다시 한번 경매를 시도했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져 불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사실 서울지역의 아파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결국 지난 2월 초, 광주군의 빌라를 8천3백만원에 팔고 영등포구 문래동 현대3차아파트 34평형 경매에 입찰, 9천8백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시세보다 3천만원 정도 싼 값이었다.이 과정에서 왕씨는 평소 드나들던 경매컨설팅사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원기왕성한 활동력에 똑 부러지는 결단력, 법원경매에 대한 호기심 등을 눈여겨본 것이다. 마침내 왕씨는 지난 4월 ‘아마추어 투자자’에서 ‘프로 컨설턴트’로 본격 데뷔했다.경매컨설팅사에서 그는 주거용 경매물건을 맡고 있다. 경매 수요자에게 눈여겨볼 물건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조사에서 입찰까지 세밀하게 도와주는 역할이다.그 와중에서도 그는 세번째 경매에 도전, 또다시 성공을 일구었다. 양천구 목동의 43평형 빌라를 임대사업용으로 낙찰받은 것이다. 낙찰가는 1억1천5백만원이지만 시세는 1억5천만원 선인 곳. 하지만 이번엔 낙찰대금이 부족해 다소 고생했다. 낙찰과 동시에 10%의 계약금을 내야 하고 곧이어 나머지 잔금을 한꺼번에 납부해야 하는 법원 경매의 특성상 목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저축을 모두 털고 남편의 회사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고도 모자라서 시중은행의 경락대금 대출 상품을 이용했다. 그러나 큰 걱정은 없다. 세입자를 구하면 곧바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왕씨는 한번의 재개발지역 투자와 세 번의 법원경매로 주목할만한 수익을 올렸다. 중대형 주택 두채의 소유주로 ‘자산가’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무리한 투자를 배제하고 자금 규모에 맞게 단계적으로 재산을 증식해온 점은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