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용자 욕구 정확히 찍어 ‘매출 신장’ 적중 … 게임·결혼정보·지식정보 등도 수익 짭짤

콘텐츠 유료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콘텐츠 유료화 성공 보증수표인 4S를 잡은 기업부터 콘텐츠 이용자의 욕구를 정확히 ‘캐치’한 기업까지 전략도 다양하다.온라인 증권정보사이트 쉐르파는 시장의 요구를 잘 파악해 유료화에 성공했다. 바나나TV는 성(Sex)이라는 ‘콘텐츠’를 선택한 덕을 봤다. 인터넷 영화 사이트 아이씨네는 ‘다양한 콘텐츠와 품질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간파했고 디지털대성은 입시학원의 특성을 살려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시장보다는 콘텐츠와 콘텐츠 이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게이머의 특성을 이용한 엔씨소프트와 기존업체의 문제점을 보완한 결혼정보 사이트 짝의 경우가 그렇다.◆ 증권정보사이트 / 쉐르파지난해 9월 온라인 증권정보 사이트 쉐르파 회의실에선 한장섭사장과 직원들간에 큰소리가 오고 갔다. 사이트 오픈을 앞두고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의견차이 때문이었다. 유료화를 해야 한다는 한사장의 주장에 직원들이 시기상조라며 반대를 했다. 논쟁 끝에 ‘유료화’로 결정이 났다. 콘텐츠 유료화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때라 상당한 모험이었다.사실 한사장이 유료화를 밀어붙인데는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었다. 쉐르파는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HTS)이 없이도 실시간으로 증권정보를 볼 수 있는 엔진(쉐르파2000)을 자체 개발했다. 이 엔진은 가상의 돈으로 현실의 실제 주식을 매매할 수 있어 주식 투자자가 실전에 앞서 연습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장의 요구를 잘 파악해 이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잡아낸 것이 콘텐츠 유료화의 핵심이었던 것.쉐르파는 콘텐츠 이용료를 월 1만원으로 책정하고 지난해 9월초 사이트를 오픈해 한달만에 유료회원 1천5백명을 확보했다. 유료회원은 계속 증가, 9월말 현재 유료회원은 2만3천명에 달한다.한사장은 “월 8천만원의 비용을 제하고 1억원씩 순이익이 남아 콘텐츠 유료화가 탄탄한 수익모델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쉐르파는 콘텐츠 유료화를 단행한뒤 상반기에 1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말까지 30억원을 벌어들인다는 목표다.◆ 성인사이트 / 바나나TV성(Sex) 콘텐츠는 동서고금 최고의 상품이다. 성인인터넷방송의 대표주자인 바나나TV가 이 상품을 팔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올해 6월10일 오픈한 바나나TV는 서비스에 들어가자마자 유료회원수가 2만명이 넘어서면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한달 뒤인 7월엔 3만명, 9월말 현재 4만명으로 늘어났다.바나나TV의 콘텐츠 이용료는 월 1만원. 올해말까지 유료회원수를 10만명 정도로 늘리고 이벤트, 출판, 캐릭터 등 부대사업으로 80억~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인터넷 콘텐츠 업체 가운데 설립 6개월만에 매출 1백억원을 바라보는 곳이 있을까. 성 콘텐츠만 가지면 가능하다. 바나나TV의 주요 콘텐츠는 인터넷자키(IJ)들의 생방송. 여기에 토크쇼, 게이쇼, 외국인 쇼걸 등이 있다.이 방송국이 다른 방송국과 달리 유료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다양한 성인정보를 제공한다는 것. 성인이면 누구나 재미와 호기심을 가질만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고 이를 통해 유료화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방송외에 성인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도 유료화 성공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밀회를 즐길 수 있는 경기지역 모텔 소개코너 등도 성인들이 즐겨 클릭하는 콘텐츠들이다. 김종원 본부장은 “짧은 기간에 많은 유료회원을 확보한 배경은 다른 방송국에 없는 다양한 성인정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바나나TV는 올해 안에 최소 50억원에서 1백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영화사이트 / 아이씨네‘인터넷 영화는 다양한 콘텐츠에 서비스 품질이 성패를 좌우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영화 콘텐츠를 유료서비스하고 있는 아이씨네는 콘텐츠 이용자의 입장에서 전략을 세워 성공한 경우다.아이씨네는 우선 ‘최신 영화 상영’ ‘기술적인 우위’라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유료회원을 끌어들였다. 이를 위해 한국영화 배급시장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시네마서비스, 제일제당과 협력을 맺고 다양한 영화 콘텐츠를 확보했다.또 다른 영화 사이트에 없는 비디오 출시 전 3개월간 상영을 비롯해 극장과 동시에 개봉 등 콘텐츠 이용자의 입맛에 맞추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여기에 최고 5백Kbps의 속도와 초당 30프레임의 개끗한 화질을 제공하는 ‘영화적’ 기술도 가미했다.이같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아이씨네는 올 상반기에 2억3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7월 한달만 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콘텐츠 유료화가 수익모델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이런 추세대로 가면 올해 매출 목표 9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이용료는 편당 5백원에서 3천원까지 다양하다.9월말 현재 아이씨네에 등록한 회원은 약 32만명이다. 아이씨네는 콘텐츠 유료화 성공에 힘입어 사이버아파트 영화 콘텐츠 제공, PC방과 비디오 감상실 VOD 영화 서비스 등 오프라인 사업에도 나섰다.◆ 교육사이트 / 디지털대성오프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에서 유료화 전략을 세운 것이 적중한 예다. 디지털대성은 다른 학원에는 없는 ‘모의고사’라는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졌다.게다가 모의고사는 시장성까지 좋았다. 그동안 매월 실시해오던 학교 모의고사가 내년부터는 1년에 두번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는 오프라인 학교 모의고사가 대폭 줄어들어 그만큼 입시학원을 찾는 학생수가 늘어난다는 것.또 교육정보 보다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콘텐츠에 집중했다는 점도 적중했다. “콘텐츠 유료화를 준비하면서 온라인 강좌와 학습지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온라인 강좌는 무료 서비스 업체가 많아 경쟁력이 없고, 학습지는 시장성은 있지만 방대한 콘텐츠 구축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게 이 회사 콘텐츠 사업팀 정재호 과장의 말이다.올 5월 설립돼 7월부터 온라인 모의고사 서비스에 나선 디지털대성이 제공하는 모의고사는 전국연합모의고사 개인모의고사 논술모의고사 등 세가지. 서비스 이용료는 전국연합모의고사, 개인모의고사 모두 1회에 5천원이고 제2외국어를 추가할 경우 1천원을 더 받는다.디지털대성은 9월말에 치러진 전국연합모의고사에서 60만명이 등록했고 이 중 온라인 모의고사 응시생은 10% 정도로 약 3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게임사이트/엔씨소프트“유료화 이후 회원이 오히려 더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유료화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10개월 동안 무료 서비스를 해오면서 3백명의 회원을 확보한 노력이 무산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다.그러나 웬걸 유료화 실시 이후 회원이 3백명에서 5백명으로 2백명이 더 늘어났다. 이유는 ‘사용료를 이용자에게만 받는다고 생각하지 마라.’ ‘게임에 몰입케 해 마니아를 만들어라’ 등 엔씨소프트만의 유료화 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엔씨소프트는 개인이용자 대신 PC게임방으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이 전략은 당시 붐을 이뤘던 PC게임방을 충분히 이용한 경우다. 게임방과는 선불정액제, 선불정량제, 후불정량제 등으로 요금체계를 적용했다.현재 리니지 게임 매출 구조는 게임방에서 80%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개인회원 이용료는 월 2만9천7백원(부가세 포함)이다. 두번째 전략, 게임에 빠지게 하라. 정장한 대리는 “리니지는 게임안에서 결혼도 하고 사업도 할 수 있어 현실과 같다. 다른 게임에 비해 몰입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이런 이유로 현재 리니지 게임에 접속하는 회원수만 무려 5백만명이 넘는다. 9월말 현재 실회원수는 1백45만명. 엔씨소프트는 게임 콘텐츠로 지난 8월에만 56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전체 매출 66억원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백50억원. 이중 90%를 게임 콘텐츠 유료화로 올릴 계획이다.◆ 결혼정보사이트/짝선두업체들의 문제점을 파악, 유료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짝(zzac)은 에코러스, 듀오, 선우 등 오프라인 결혼정보 업체들을 벤치 마킹하면서 고객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오프라인 업체들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 또 비싼 만큼 성사율도 낮다는 점을 잡아냈다.배성환 사장은 “회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성사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회원 스스로 원하는 스타일의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즉 회원들이 직접 일대일 미팅을 할 수 있게 주선해주고 비용을 받는 식이다. 배사장은 “유료로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혼이라는 필요성 때문에 로열티가 높은 회원들이 많다”고 말했다.짝의 콘텐츠는 e-메일 교제, 미팅, 그룹미팅, 프리미엄 서비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 가입은 무료이고, e-메일 교제는 연회비 2만원, 미팅 주선비로 1회 3만원을 받고 있다.9월 현재 6천1백명의 회원을 확보한 짝은 e-메일 교제 정회원만 4백49명이다. 월평균 미팅 건수는 2백여건. 지난해 11월 설립된 짝은 올 4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서 8월부터 월 1천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짝은 최근 콘텐츠 유료화가 성공하면서 오프라인 웨딩정보, 귀금속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 미디어사이트/와이즈인포넷‘기업을 상대로 한 B2B는 콘텐츠 유료화 성공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필요한 정보라면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외 고급 정보를 가공해 제공하고 있는 와이즈인포넷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와이즈인포넷의 유료화 전략의 핵심은 유료화를 전제로 콘텐츠를 개발했다는 것. 이를 위해 목표 시장을 설정하고 정보 이용자를 분석했다. 입맛이 까다로운 고객들을 유지하기 위해 전문가를 통한 고급 정보 가공에도 심혈을 기울였다.이 결과 현재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에서부터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 1백50개 업체를 회원으로 확보했다. 회원들은 개인이나 부서 단위로 정보를 받는 월 3백만원짜리에서 기업 특성에 맞는 정보를 제공받는 월 1천만원짜리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IMF를 지나면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는 김종운 상무는 “인터넷으로 정보 이용자의 수준이 높아져 웬만한 정보로는 입맛을 맞추기 힘들다”며, “우리는 인터넷 이상의 정보를 가공해 제공,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와이즈인포넷은 그동안 쌓아온 콘텐츠 유료화 운용 전략을 CP들에게 자문해주고 과금 솔루션도 제공하는 콘텐츠 솔루션 사업에도 나섰다. 와이즈인포넷은 지난해 46억원 매출에 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올해는 솔루션 수익도 포함해 매출 목표를 60억원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