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고르는 ‘고객 밀착 전략’ 주효 … 아이 좋아하는 마음이 사업 필수조건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안전한 ‘생활창업’을 원했습니다. IMF 위기 같은 비상시에도 끄덕 없을 업종이 뭘까 고민했지요. 유아 교육용품 사업을 처음 접했을 땐 다소 불안했지만, 실제로 운영해보니 수요층과 수익구조가 탄탄해 ‘안정 업종’으로 손색이 없더군요.”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유아 교육용품 전문점 ‘키즈(Kids)’를 운영하고 있는 최해수 사장(39)은 과감한 업종 전환으로 성공한 사례다. 최사장의 전직은 건설장비 수입업자. 10년 가까이 종사해 온 ‘선 굵은’ 무역업을 그만두고 지난 4월부터 ‘여린’ 이미지의 유아 교육용품 사업을 시작했다.‘대전환’의 계기는 IMF 위기 때 겪은 극심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환율 변동에 따라 무역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을 체험한 후 ‘안전성’을 사업의 최우선 기준으로 세웠다. 여기에 유아교육학을 전공한 아내의 제안이 힘을 발휘해 유아 교육용품 전문점을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정한 것.◆ 0세부터 7세까지 유아 교육용품 판매최사장의 사업은 0세부터 7세까지 영·유아들의 지능과 정서를 발달시키는 각종 교육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일이다. 상품의 절반 이상이 ‘토이뱅크’ ‘세비’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원목 장난감이고 국산 교육 비디오, 서적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심지어 유아용 침대, 실내용 미끄럼틀, 그네 등 덩치 큰 가구나 놀이기구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즉 미취학 어린이에게 필요한, 의류를 제외한 모든 제품들이 판매 대상인 셈이다.단 수많은 상품들은 뚜렷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철저하게 해당 연령대에 맞는 교육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장난감 하나에도 지능, 정서, 성장, 발육 등에 도움이 되는 요소가 숨어있다는 것이 남다르다.“일곱살 어린이가 다섯 살 어린이용 장난감을 사게 할 수는 없지요. 각 상품별로 맞는 연령대가 있고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 정보들을 훤히 꿰고 있어야 해요. 아이들 교육에 대해 카운슬링을 할 정도가 되어야 고객들도 신뢰하죠.”최사장의 18평 점포는 언제나 개방돼 있다. 아이들이 맘껏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배려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주부들도 눈치보지 않고 느긋하게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상품 구색이나 매장 컨셉이 비슷한 백화점 완구코너를 찾지 않도록 미리 ‘고객 밀착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덕분에 구매 대상자인 주부층의 반응은 무척 좋은 편이다. 점포 주변이 서울 강서지역의 신흥 아파트촌이라 젊은 주부들이 많다는 점도 최사장의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조잡한 장난감이 아니라 자녀의 창의력과 감성 계발을 돕는 품격있는 장난감이라는 점에 관심이 높다.인터넷 대중화에 따라 온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체인 본사에서 운영중인 유아교육전문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해당 지역 가맹점에서 직접 배달하는 방식. 온라인 주문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또 유치원, 놀이방 등에 직접 영업, 교육용 장난감을 대량 납품하기도 한다.최사장의 한달 매출은 웬만큼 성공했다는 소자본 창업자들을 능가한다. 월 평균 2천5백만원 선의 매출을 올리고 임대료, 인건비, 물품비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5백만원 선에 이른다. 고객 1인당 매출이 평균 5만원 안팎으로 높은데다 순수 마진율 30%선을 유지하는 것이 고매출의 비결이다.◆ 초도물품비 없어 창업비용 적은 편반면 창업에 소요된 비용은 6천만원 정도로 적은 편이었다. 점포 임대보증금이 4천만원, 인테리어 공사에 1천6백만원, 기타 시설비에 4백만원 남짓 소요된 것이 전부다. 판매업 창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초도물품비’는 애초에 없었다. 4천만원 상당에 달하는 물품을 먼저 공급받은 후 판매대금을 차차 납부하는 방식이라 초기 창업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판매한 분량에 대해 즉시 결제하는 시스템이어서 경영이 투명하죠. 또 본사와 온라인을 통해 판매·공급 상황을 공유하기 때문에 재고나 모자라는 물품이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단 입지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신규 입주 아파트단지 등 젊은 중산층이 많이 사는 곳을 골라야 실패가 없어요.”이 사업은 아이들이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 균형있게 성장하길 원하는 부모들의 바람을 담은 업종이다. 교육 시작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풍토에 ‘딱’ 알맞는 유망사업. 그러나 여느 사업과 마찬가지로 무턱대고 시작하기엔 위험부담이 많은 업종이기도 하다.최사장은 우선 ‘궁합’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고객이 즐겁게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자유스런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기 때문. ‘넉넉한 마음’이 첫번째 조건이라는 이야기다. 또 품질 좋은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해야 하고 20평 안팎의 너른 매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한 장난감 전문점이 아니라 유아 교육용품 전문점이라는 특성을 집중 홍보할 필요도 있다.내 아이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어하는 신세대 주부들의 욕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품질 좋은 영·유아 교육용품에 대한 수요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교육용품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갖추고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다면 틈새시장을 거뜬히 파고들 수 있다는 평이다.(02)3355-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