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료 없거나 1만원 미만, 무료 서비스업체도 등장 … 사용자 많이 확보, 부가서비스로 “손해는 안봐”

‘월 사용료 1만원에, 설치비 무료.’, ‘사용료 설치비 모두 무료.’, ‘평생 동안 무료.’ 최근 몇달 사이에 웹 호스팅 사이트에 올라온 광고 카피다. 지금 웹 호스팅(Web hosting) 업계는 이용료 인하경쟁이 한창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아예 무료 서비스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이것도 모자라 평생 동안 ‘공짜’라고 외치는 업체도 있다. 불과 한달 사이에 평균 이용료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한 업체가 2만원에서 1만원으로 내리자 다른 업체가 8천8백원으로 맞받아쳤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업체가 ‘무료!’라며 큰소리로 외친다.웹 호스팅 업체들의 가격 인하경쟁이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몇몇 업체에서 시작한 가격 인하경쟁은 이제 웹 호스팅 업계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옆집에서 가격을 내리고 있는데 이대로 있다간 문닫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인터넷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도메인 증가를 꼽았다. 도메인 등록은 웹 호스팅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결국 웹 호스팅 업체가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필연적으로 따라왔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등록된 웹 호스팅 업체는 약 1천3백여개.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고 월 사용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수익성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아 너도나도 뛰어든 결과이기도 하다.웹 호스팅은 몇 백만원대의 서버를 구매하기 어려운 기업이나 사업규모가 작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로 이용하는 서버 임대 서비스. 웹 호스팅 서비스의 기본 사양은 T1급 이상의 네트워크에 하드디스크(HDD) 1백MB~2백MB, e-메일은 1개부터 많게는 10개까지.기본 사양의 서비스 이용료는 올해 초만 해도 대부분 설치비 5만원에 월 사용료가 2만원을 넘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양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사용료가 아예 없거나 1만원대로 내려와 있다.이렇게 가격이 바닥도 없이 내려가면서 사용자에겐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업체에서는 몇 백만원대의 서버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입점료 등을 어떻게 감당해 낼까. 비밀의 열쇠는 ‘많은 사용자 확보와 부가서비스’에 있다.서비스업체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설치비 유료에 월 사용료 무료인 경우를 보자. 웹 호스팅 업체인 인터넷제국은 초기 설치비 5만5천원만 내면 평생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떻게 운용하는지 속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먼저 사용자 3백명을 확보한다고 가정하고 설치비 명목으로 1천6백50만원이란 돈을 모은다. 그 돈으로 3백명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4백만원짜리 서버를 구입한다. 그리고 기타 IDC 입점료 등을 제하고 남은 약 1천2백만원을 은행에 입금한다. 이 회사 최건 사장은 “연이율 10%만 해도 매월 이자가 12만원씩 나온다. 사용자가 늘면 늘수록 이자는 더 불어난다”고 말했다. 인터넷제국 무료 서비스의 비밀인 것이다. 이익은 크게 나지 않지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가격을 내리는 웹 호스팅 업체들이 노리는 것은 많은 사용자를 유인해 부가 서비스를 받게 하자는데 있다. 초기에 제공되는 웹 호스팅 서비스의 사양은 최소한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규모가 커짐에 따라 용량이 부족하게 되고 시스템 증설이 필수적이라는 것. 증설에는 추가 부담이 여지없이 따라 붙는다.이에 따라 인터넷제국, 너나우리, 후이즈, 오늘과내일, 정보넷, 킴스넷 등 가격 인하경쟁에 뛰어든 웹 호스팅 업체들간 고객 확보전 또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웹 호스팅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인하전이 불붙자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난달의 절반 가격’을 외치며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너나우리는 월 사용료를 월납제에서 연납제로 바꾸면서 가격을 인하했다. 월 3만원씩 받던 사용료를 일년에 15만원으로 바꾼 것. 지난 5월에 비해 50%가 내려간 가격이다. 오늘과내일은 9월6일부터 월 사용료는 종전과 같은 1만1천원으로 유지하는 대신 HDD 용량을 2백MB에서 3백MB로 올렸다. 설치비는 3만3천원에서 2만2천원으로 1만1천원 인하했다. 이 회사는 가격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를 채우기 위해 HDD 용량 추가 이외에도 도메인등록, 설치비, 홈페이지 구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패키지를 제공하는 등 부가 서비스에 나섰다.◆ 무리한 가격 인하, 피해보는 업체도 생겨웹 호스팅 업체들이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월 사용료 1만원대를 깬 업체도 나타나 가격인하전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4월 ‘스카이러브’라는 채팅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하늘사랑이 설립한 킴스넷이 월 사용료를 8천8백원으로 내린 것이다. 제공되는 서비스도 HDD 용량은 2백MB에, e메일 계정은 10개로 다른 회사에 비해 파격적이다.가격이 절반씩 ‘뚝뚝’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뒤질세라 월 사용료 무료를 선언한 업체들이 등장해 가격 인하경쟁은 절정에 달했다. 인터넷제국은 초기 설치비 5만5천원만 내면 월 사용료 없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또 월 2만4천원씩 사용료를 받던 후이즈도 지난 8월16일부터 사용료를 무료로 전환했다. 후이즈는 설치비도 무료로 바꿨다. 대신 타사 도메인 등록자가 서비스를 받을 때는 1만1천원의 설치비를 받는다.후이즈는 무료 서비스 전환후 9월초 2천5백37명의 사용자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레지스트도메인도 9월부터 설치비 1천원에 연간 10만원씩 받던 사용료를 없앴다. 김재현 사장은 “가격인하로 등록건수가 2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등록된 사용자는 7백여명.회원이탈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가격을 내려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도 생기고 있다. 넷에이전트는 8월 중순부터 HDD 용량을 기존 30, 60, 1백MB에서 1백MB로 통일시키고 월 사용료를 3만3천원에서 9천9백원으로 대폭 인하했다. 여기에 설치비도 무료로 제공하면서 무리수를 던졌다. 신영훈 사장은 “월 1만원 사용료에 1백MB 서비스는 마지노선이었다”며 “현재 대체 수익모델을 만들고 있지만 뽀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한편 가격인하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웹 호스팅 업체들이 무료를 미끼로 사용자를 현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료이건 절반 가격이건 사용자는 어떤 식으로든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 기회를 이용하려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우후죽순격으로 난립한 시장도 정리되면서 가격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앞으로 자본력이 없거나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