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과 9월 미국 박스오피스를 살펴 보면 <미션 임파서블 2 designtimesp=20218>나 <글래디에이터 designtimesp=20219>같은 대작은 아니지만 계속 눈에 띄는 영화가 있다. 바로 해리슨 포드와 미셸 파이퍼 주연의 <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 designtimesp=20220>이다. 이 영화는 개봉 첫주에 흥행 1위를 차지한데 이어 10주가 지난 지금도 10위권 내에 머물면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사실 <왓 라이즈 비니스 designtimesp=20223>는 해리슨 포드와 미셸 파이퍼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해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게다가 감독은 <포레스트 검프 designtimesp=20224>의 로버트 저메키스이니 이미 흥행은 보증돼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 그런 로맨틱 드라마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런 기대와 딴판인 사이코 스릴러물이어서다.성공한 과학자 노먼(해리슨 포드)과 그의 아름다운 부인 클레어(미셸 파이퍼)는 딸을 대학에 보낸 후 버몬트주의 한적한 저택에서 자신들만의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평온해 보이기만 하던 노먼의 집에서 수상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액자가 떨어져 깨지는가 하면 문이 저절로 닫히고 열린다. 급기야 클레어는 젊은 여자의 환영을 보게 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지경까지 이른다. 마치 지난해 흥행작 <식스 센스 designtimesp=20227>를 연상케 하는 이런 초자연적인 기운은 클레어가 점차 진실에 가까이 가게 되면서 노먼과 클레어 사이의 심리전으로 치닫는다.감독인 로버트 저메키스는 <백 투 더 퓨처 designtimesp=20230>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인물. 하지만 저메키스의 진가는 오히려 초기작 <중고차(Used Cars) designtimesp=20231>나 <당신의 손을 잡고 싶어(I Wanna Hold Your Hand) designtimesp=20232> 등에서 보여준 탄탄한 연출력에서 발휘됐다. 황당무계한 흥행 대작 감독의 타이틀에 식상했던 모양인지, 저메키스는 <왓 라이즈 비니스 designtimesp=20233>에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며 관객을 요리해 나간다.저메키스 자신이 히치콕의 영화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고백했듯이, <사이코 designtimesp=20236>나 <현기증 designtimesp=20237>을 골고루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물씬 난다. 저메키스 사단의 특수효과팀이 심혈을 기울인 귀신의 특수효과와 정교하게 디자인된 집안 조명과 색채는 관객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다.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배우로 손꼽히는 미셸 파이퍼는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에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이미지를 더해 한층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인다. 반면에 해리슨 포드의 싱거운 악역 연기는 계속해서 심기를 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