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부야에 자리잡은 일본 최대의 벤처 요람 비트 밸리(Bit Valley)에는 24시간 꿈이 넘쳐난다.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한 ‘영 파워’들이 꾸는 꿈이다. 영 파워 그룹에서도 선두 주자로 주목받는 ‘옐넷(www. yellnet. co. jp)’의 혼마 다케시(本間 毅)사장(26).주우오대학 상학부에 7년째 적을 두고 있는 그에게는 ‘비트 밸리의 주역’, ‘야심찬 학생 사장’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닌다. 돗토리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그곳에서 성장한 혼마 사장의 인생 행로는 일찍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친조부와 외조부가 모두 회사를 경영하는 부유한 집안에 태어난 덕에 그는 자연스럽게 회사경영에 뜻을 두었다. 그는 “의사가 되고 싶으면 의대에 가듯이 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나에게는 상학부가 당연한 코스였다”고 말하고 있다.혼마 사장이 경영하는 옐넷은 인터넷 솔루션 업체다. 인터넷 프로페셔널을 기업이념으로 웹 디자인에서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의 전반을 지원한다. 대다수 벤처와 마찬가지로 옐넷 역시 혼마 사장이 인터넷 세계에 빠져든데서 출발 신호가 올랐다.그는 대학 1학년 때인 94년 리포트 작성을 위해 7만엔을 주고 매킨토시를 산 후 같은 해 12월 인터넷을 처음 알게 됐다. 95년 초 인터넷 서핑을 시작한 그는 얼마후인 10월 콘텐츠를 제작하는 ‘옐로 인터넷 커머스’란 회사를 차렸다. 캠퍼스 친구 5명과 함께였다. 하지만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몰랐던 창업동지는 모두 떠나 버리고 그는 96년 다른 파트너 1명과 손잡고 ‘2인3각’으로 옐로 인터넷 커머스를 꾸려 나갔다.회사가 첫번째 도약의 계기를 맞은 것은 96년11월이었다. 대학 축제 기간중 와세다, 아오야마 그리고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학생들과 혼마 사장이 합동으로 연 인터넷 카페는 대성황을 이뤘고 이를 계기로 혼마 사장은 아예 사업에만 전념키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다음해인 97년 옐로 인터넷 커머스를 줄인 ‘옐넷’이라는 이름의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인재와 사업확장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자금도, 고도의 기술도 없는 상태에서 창업했지만 웹 디자인분야에서 명성을 쌓고 디자인과 시스템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강점을 살린 덕에 옐넷은 초단기간에 ‘잘 나가는 회사 중에서도 선두’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혼마 사장은 옐넷의 자본을 현재 4억엔까지 늘린 상태다. 그러나 마더스(첨단 벤처기업들을 상장시키는 일본의 증시)나 나스닥 재팬 상장을 준비중인 그에게 증권가에서는 벌써 이 회사의 자산가치를 줄잡아 1백억엔(약 1천1백억원)안팎으로 보고 있다.그는 ‘인생 자체가 벤처’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위기도 있겠지만 굴하지 않고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보람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하루 4~5시간 수면에 월3~4회씩은 일 때문에 사무실 맨바닥에 슬리핑 백을 깔고 잠을 청하지만 미래를 개척해 나간다는 생각에 힘들다고 느껴본 적이 거의 없다.‘인맥, 스피드, 전략’을 사업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로 꼽는다는 그는 지난 3월 한국시장에도 진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한국 벤처인들의 센스와 스피드는 굉장합니다. 비트 밸리를 앞서가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도 나도 유사한 서비스에만 매달려 차별화가 안되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요리와 재즈음악을 즐긴다는 그가 한국 인터넷 벤처들에 들려준 애정어린 어드바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