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달째 미국에서는 <내 치즈는 누가 가져갔나?(Who moved my cheese) designtimesp=20283>란 책이 베스트셀러다. 스니프(Sniff), 스커리(Scurry)란 두마리 쥐와 흠(Hem), 호(Haw)라는 두 사람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스니프는 냄새를 잘 맡고, 스커리는 행동이 잽싸다. 호는 냄새를 잘 맡거나 행동이 빠르지는 않지만 대세를 읽고 거기에 뒤늦게나마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이고, 흠은 예전 방식을 고집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이다.대학동창들이 오랜만에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책은 시작된다. 각자 자신이 하는 일을 소개하고, 급변하는 시대로 인한 영향, 그로 인한 어려움과 기회 등을 얘기한다.한 친구가 최근 들었다며 “내 치즈는 누가 가져갔나?”란 얘길 해준다. 복잡한 미로를 헤매던 주인공들은 우연히 치즈가 많이 있는 곳을 발견했고 오랫동안 그것을 즐겼다. 치즈는 항상 거기 있는 것으로 생각했고 한번도 그 존재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치즈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치즈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던 것을 눈치채고 있었던 스니프와 스커리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고 지체없이 새로운 치즈를 찾아 그곳을 떠났다. 반면 흠과 호는 그 상황을 두고 치밀하게 분석을 시작했다. “도대체 누가 내 치즈를 가져간거야.”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지.” 그들은 좌절하고 분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혹시 누군가 벽에 숨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벽을 뚫어도 보고, 곧 누군가 치즈를 다시 가져다 놓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기다리다 못한 호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 길을 나서기로 했다.흠에게 같이 떠나자고 얘기했지만 그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새로운 길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갖은 고생 끝에 호는 새로운 치즈를 발견했다. 친구 흠이 생각난 그는 ‘새로운 치즈’를 발견한 사실을 얘기할까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얘기한다고 들을 친구가 아니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변화란 위기를 절감하고 스스로 강한 필요성을 느끼고 거기에 따라 행동할 때 가능한 일이란 생각을 했던 것이다.아우슈비츠수용소의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 박사는 ‘주도성’을 강조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지만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주도성이다. 그는 그런 엄청난 위기 덕분에 세계적인 석학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나쁜 일 때문에 좌절하고 분노하는 대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위기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늘 있을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이다.변화가 없었던 시절은 없었지만 그 속도 앞에서는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잘 나가던 벤처가 위기를 맞고, 유가 상승, 주가지수 폭락 등으로 다들 걱정이 많다. 급변하는 환경 앞에서 안전한 국가, 직장, 개인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직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강의를 요청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하지만 그런 주문을 받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희망이란 남이 주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찾는 것일까? 나 자신, 이런 급류 속에서 안전할까?” 변화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다만 앞서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위기 속에 숨어 있는 기회를 보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조직적으로 그동안의 잘못된 점을 개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