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발음기호대로 한글 인식 … 별도 서버·대행기관 활용 불필요.

한글 도메인을 등록기관에 등록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는 등록 기관에 이미 등록된 영문 도메인이 한글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신청해야 했다. 예를 들어 웹브라우저 창에 한글로 ‘한경비즈니스’라고 입력하면 한경비즈니스의 영문 도메인인 ‘kbizweek.com’으로 연결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자동으로 연결해 주기 위해서는 특정 등록 대행 기관에 연회비를 지불하고 일일이 신청해야 가능했다. 그에 따른 등록 비용도 만만치가 않았다. 넷피아의 경우 한글 이름을 영문 도메인으로 자동 전환되는 서비스에 연간 10만원, 리얼네임은 약 3천달러의 등록 유지 비용을 지불했다.그러나 듀얼네임(www.dualname.com)에서 개발한 ‘두리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별도의 등록 과정이 필요없다. 굳이 연회비를 지불하고 대행 기관을 활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웹브라우저 창에서 찾고자 하는 사이트 한글 이름만 입력하면 곧바로 해당 사이트가 열리게 돼 있다. 영어의 발음기호대로 한글을 인식하도록 한 것이다.두리로의 원리는 간단하다. 영문 도메인이 ‘mirae.com’인 회사를 한글로 입력해 찾으려면 한글 이름 ‘미래’를 영문 도메인으로 연결시켜 놓는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상에서 ‘미래.컴’이라고 입력하면 해당 사이트를 열어준다. 영어의 표기를 그대로 한글로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내부적으로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다.한가지 예를 더 보자. ‘한국은행’을 찾기 위해서는 웹브라우저 창에 발음나는대로 한글로 ‘한국은행’이라고 입력하면 한국은행과 관련된 영문표기는 모두 보여준다. 전혀 다른 표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예를 들어 현대증권: stockmarket.co.kr)사이트를 찾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국제 인터넷 표준 그대로 이용현재 인터넷 주소를 한글화하는 방안으로 대략 세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첫째, 인터넷 프로토콜을 변경시키는 내용이다. 영문자와 숫자로 국한된 인터넷 표준을 한글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의 문자가 통용되도록 프로토콜을 변경시키자는 것이다. 인터넷 프로토콜을 바꾸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지만 이럴 경우 전세계에 연결돼 있는 모든 서버 라우터 등 운영체제를 바꾸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따라서 국제 인터넷 표준을 바꾸는 작업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국내만이라도 한글이 통용될 수 있도록 프로토콜을 변경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전용도 국제 인터넷 규약을 넘어설 수는 없어 한글화에 한계가 있다. 이 방식을 적용하려면 국내 서버 운영체제를 모두 변경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작업이 필요하다.둘째, 코드 변환방식이 있다. 한글을 인터넷에서 쓰이는 영문자와 숫자의 조합된 코드로 변환시키자는 제안이다. 가장 간단한 것이 한글 자판 대응식이다. 한글 자판에 대응하는 영문 알파벳으로 코드를 변환해 도메인을 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국’을 ‘gksrnr’로 전환해서 쓰는 방식이다. 인터넷 표준 자체를 변경하지 않아도 되므로 안정적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웹 운영자가 현재 도메인을 변환된 코드로 다시 등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별도로 도메인을 등록하는데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 국내 co.kr 등록수가 약 46만개로 추산되는데 이를 모두 다시 등록하려면 일반 도메인 등록 비용만 계산해도 1백50억원 이상이 지출된다. 여기에 .com 도메인까지 합치면 그 비용은 엄청나다.셋째, 키워드 방식이 있다. 별도로 서버 운영하는 방식인데 한글 이름과 대응되는 영문 도메인을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기억시켜 놓았다가 한글 이름이 입력될 때마다 DB화된 도메인 등록 기관의 서버를 거쳐서 찾아준다. 계층적 국제 인터넷 주소 체제를 이용하지 않고 한글 이름을 키워드로 사용해서 인터넷 사이트를 찾는다. 또 도메인 소유자는 서버 운영업체마다 자신의 한글 도메인을 영문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을 중복해서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영문약자 제외, 사이트 80% 찾아내듀얼네임측은 두리로를 인공지능형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듀얼네임의 한국현지 법인 대표인 김재환사장은 “영어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발음기호대로 영문을 유추해서 사용할 것”이라며 “두리로 소프트웨어를 웹브라우저에 설치하는 작업으로 특정 기관에 등록할 필요없이 한글 도메인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영문 도메인이 등록돼 있는 상태에서 한글 이름대로 입력하면 사이트를 찾아주므로 도메인 우선 등록에 따른 권리 주장도 필요없게 된다”고 덧붙였다.두리로는 국내 사이트는 물론 외국 사이트까지 한글로 곧바로 검색이 가능하다. 김사장은 “영문 약자로 지어진 일부의 도메인을 제외하고 약 80%정도 전세계 모든 사이트 찾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김사장은 “한글 이름 등록 기업으로 국내 기업만 약 20여곳이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리얼네임스, 네트워크 솔루션 등 다국적 기업까지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등록비로 외화가 낭비될 소지가 많다”고 강조했다.두리로는 한글이 입력될 경우 표준 도메인을 유추해 찾는 방식이므로 영문자나 숫자로 등록된 현재의 국제 표준 도메인을 그대로 사용한다. 추가로 한글 이름을 등록해도 별도의 서버나 네트워크를 구성할 필요도 없다. 또 웹사이트가 계속 늘어나도 한글화시키기 위해서 계속 자료를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의 영문 도메인 등록이나 서버 등 어느 것도 건드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두리로를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www.duriro.com 사이트에서 무료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으면 된다. 현재는 베타버전이 제공되고 있다. 정식버전은 12월1일 발표된다. 소프트웨어 크기는 8백KB 정도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5.0 기반위에서 작동한다. 또 두리로는 프로그램 크기가 작아 핸드폰이나 PDA 등 무선 인터넷 탑재는 물론 간편한 사이트 검색이 무선 인터넷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두리로의 등장은 한글 도메인의 등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