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정보기술 바탕, 단백질 3차원 입체구조·기능 밝혀 … 항감염제·항암제 등 신약 개발 진행
정보통신기술(IT)만 ‘초고속’ 시대가 아니다. 바이오테크(BT) 분야에도 초고속 솔루션이 화두다. 게놈 연구를 통해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가 속속 밝혀지면서 유전자의 산물인 ‘단백질’의 기능을 ‘어떻게 조절해 질병을 고칠 것인가’ 하는 게 이슈로 떠올랐다. 그보다 앞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을 누가 먼저 찾아내 이를 신약개발에 적용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따라서 바이오전쟁은 유전자 정보 찾기의 ‘속도전’이 된 셈.지난해 7월 설립된 크리스탈지노믹스(주)(crystalgenomics.com)는 구조유전체학과 정보과학 기술을 이용해 고속으로 신약을 발굴하는 바이오벤처다.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대덕바이오커뮤니티(DBC) 내에 의약업계에서 성공경험이 풍부한 우수 인력들이 모여 질환 단백질의 유전자를 찾느라 분주하다. LG화학 생명과학연구소장 출신의 핵심연구원들을 비롯, 모두 17명의 연구진 모두가 신약 설계와 분자생물학, 단백질 결정학 등에서 실력을 갖춘 베테랑들이다.질병단백질 데이터베이스 구축공개된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찾아내 기능을 조절하는 신약을 만드는 게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사업목표다. 이를 위해 방사광 가속기, X-선 결정학, 핵자기 공명기 등 첨단장비로 단단히 무장했다. 단백질의 3차원 입체구조와 기능을 밝히는 구조 유전체학을 이론적 기반으로 하고 슈퍼컴퓨팅 모델링 등 첨단 정보기술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우선 유전자에 기록돼 있는 단백질을 얻기 위해 유전자를 재조합한 뒤 단백질을 발현시킨 후 다시 분리한다. 그 과정에서 확보된 단백질의 3차원 구조와 선도 물질들로 세계 물질 특허를 얻어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다.현재 항감염제 항암제 심장순환계 질환의 신약 개발을 진행중이다. 비만 당뇨 치매 등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중 기술 용역과 신물질 개발 등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란 게 이정규 연구이사의 설명이다.크리스탈지노믹스의 연구는 우선 관심 있는 질병과 직접 관련된 유전자 선정에서 시작된다. 이를 위해 자체 평가기술을 만들어 놓고 미국 기능유전체학(Functional Genomics) 전문 벤처기업들과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이 유전자에 기록돼 있는 단백질들을 얻기 위해 유전자를 재조합해 대장균이나 곤충 세포에 적용, 동시 다발적으로 발현시킨다.대량의 단백질 유전자 구조를 초고속으로 규명하려면 우선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클로닝, 단백질 발현, 정제 과정 등을 모두 자동화했다. 용해도가 높은 단백질을 자동으로 정제한 후 여기서 얻어진 단백질들을 구조유전체학 연구에 사용한다. 구조유전체학 연구는 X-ray 결정학과 핵자기 공명 분광학(NMR) 기술로 이뤄진다. 포항공대의 방사광(Bending Magnet)을 비롯해 일본 spring-8의 방사광과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 방사광도 이용할 수 있다.NMR를 이용하면 초고속 단백질 구조 규명이 가능하다. 우선 잘 만들어진 단백질을 선정해 입체 구조규명을 위한 다중공명 다차원 NMR 실험을 한다. 이 때 단백질 신호의 감지도를 높이고 측정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첨단측정 장비인 ‘cryo-probe’를 사용한다. 이어 자동 구조 계산을 통해 구조를 규명하고 구조 데이터베이스와 NMR 신호 DB를 구축한다.올 상반기 기술용역 등으로 매출 발생일단 질환 단백질의 구조가 드러나면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공간에서 의약 스크리닝 기술을 적용한다. 이는 약이 될 수 있는 모든 화학 물질들을 컴퓨터상에서 가상으로 합성해 두고 이들을 질병에 관련된 단백질의 3차 구조에 대해 가상공간에서 초고속으로 결합 시험을 반복하는 것. 그 결과 질환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결합할 수 있는 화합물 세트를 뽑아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의약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위한 선별 시스템을 구축해 화학적 합성이 잘 되고 약물로서 물성이 좋은 화합물의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놓았다.이른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구조화학유전체학(Structural Chemogenomics)’ BD는 대상 유전체군을 단백질의 활성부위 구조 패턴에 따라 분류한 다음 이에 대응하는 결합 화합물군을 구성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단백질의 활성 부위나 결합 부위의 구조까지도 알아낸다. 신규 질환 단백질 화합물의 경우는 검색결과 내에서만 검색하므로 그만큼 선도 물질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다.다음 단계로 단백질과 화합물 간의 친화력을 이용한 NMR기술을 이용해 실험적인 방법으로 컴퓨터상에서 만들어진 화합물 중 실제로 결합하는 화합물을 골라낸다. 이 화합물의 구조를 바탕으로 의약 선도물질을 디자인하거나 합성할 수 있다.이같은 구조화학 유전체학을 이용하면 3천종에서 4천종으로 예상되는 질환 단백질에 대해 모든 가능한 화합물을 발굴할 수 있다. 이러한 의약 발굴 시스템으로 신약 발굴을 가속화하고 많은 가치 있는 특허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현재 효소 단백질 군에 관심을 갖고 있다. 당뇨, 암 등 질병을 유발하는 효소군과 염증유발, 골다공증에 관련된 단백질은 물론 알츠하이머성 치매같은 질환에 관련된 효소군까지 모두 망라한다.크리스탈지노믹스는 구조유전체학을 이용한 신약 선도물질의 초고속 발굴 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신약 선도물질을 발굴하는 게 목표다. 발굴된 신약선도물질은 국내외 제약회사와 제휴해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우선 질병단백질의 구조규명 및 신약 선도물질의 발굴을 의뢰해 공동 연구할 수 있다. 또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독자적으로 규명한 단백질의 구조와 신약 선도물질을 라이선싱하거나 제약회사가 현재 진행중인 과제에 대해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참여해 구조를 규명해 신약선도물질을 발굴하는 등 여러가지 제휴모델도 나올 수 있다. 이같은 제휴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단기 기술료 및 장기적인 제품 로열티를 얻게 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현재 한국화학연구소와 신규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신규 항생제 단백질 구조를 밝히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이는 상반기중 완료 예정이다. 이밖에 뇌졸중 관련 질환 단백질의 3차원 구조도 곧 밝혀낼 참이다.(042)864-4147인터뷰조중명 사장“신약개발 속도전 경쟁력 충분”“생체기능을 조절해 질병을 예방, 치료하는 신약 분야는 바이오산업의 어떤 분야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게 사실입니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은 세계 선진 바이오테크 기업들에 뒤지지 않으려면 하루 빨리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과란 다름 아닌 ‘신약’을 뜻한다.“인간게놈프로젝트 발표후 신약연구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확보된 유전자 정보로부터 질환 단백질들을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찾아내야 합니다.” 변화된 신약연구 개발 환경에서 가장 빠르고 경제적으로 신약 선도물질을 발굴하느냐가 관건이란 얘기다.국내 신약개발 분야에서 조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베테랑급이다. 지난해 7월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장(전무)에서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설립하기까지 17년간 무수한 연구 실적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84년부터 LG에서 바이오연구 사업을 총괄했던 조사장은 93년부터 세계적 신약으로 기대를 모은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 등의 개발을 주도했었다.“구조유전체학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벤처는 전세계적으로 거의 없어 그만큼 경쟁력이 있습니다. 더구나 신약개발로 바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단기간내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조사장은 서울대 동물학과(현 분자생물학과)와 미국 휴스턴대 생화학 박사를 거쳐 원자력연구소 연구원, 미국 베이로의대 펠로십 연구원 등을 지내다 LG에 입사했다.조사장은 “앞으로 신규항생제 단백질과 뇌졸중 관련 질환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내는 등 계속해서 신약선도물질을 개발해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