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가 반전 실마리 될수도 … 불안요인 희석되는 2분기 이후 낙폭과대주 매수

최근 한국 주식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에 몰려있다. 대외적으로는 엔/달러환율의 급상승과 반도체가격의 하락이라는 악재가 있고 대내적으로는 기업의 수익이 급속히 악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 지속에 따른 주식의 매수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지난 3월 일본 14개 주요 은행에 대해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피치IBCA가 부정적인 신용전망을 제시하고 미야자와 재무성 장관이 일본 재정위기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엔/달러환율이 1백25엔을 상향 돌파했다. 또한 3월 수출증가율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6% 감소한 143.4억달러를 기록함으로써 반도체가격의 하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요의 부진이 국내 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대내적으로는 12월 결산법인의 2000년 결산실적이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현대건설이 2조9천억원의 순손실을 2000회계연도에 기록한 데 이어 현대전자마저 2조5천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또 2000년 1∼3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하다 4분기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이 거래소에만 무려 71개사에 달하는 등 급속한 실적악화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잠재부실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채권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금리도 상승하는 등 주식시장의 혼란이 채권시장으로 전이되는 듯한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과거의 경험에 의하면 악재가 쉼없이 터져 나올 때가 항상 반전의 시점이었다. 98년8월, 엔/달러환율이 1백50엔까지 치솟고 아시아지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러시아와 중남미, 그리고 미국의 헤지펀드까지 전화되면서 세계금융공황이 닥칠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때가 주식시장의 바닥이었다. 실제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첫째, 기업회계제도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래 전부터 한국 상장기업 회계관행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이 문제는 현대건설과 전자의 결산실적에서 보듯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지난 결산기에 71개에 달하는 거래소 상장기업 실적에 급변동이 있었고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및 ‘의견거절’ 의견을 받은 기업이 25개사에 달한 것은 한국 회계관행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 할 수 있다.현대문제 해결되면 금융시장 개선 기대둘째, 2000년 2분기 이후 지속적인 불안 요인이었던 현대그룹 부실계열사의 처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출자전환의 수순을 밟아 생존을 영위할 수 있게 됐으며 전자는 외자유치를 위해 신주발행한도를 늘리는 등 본격적인 구조재편을 대비하고 있다. 투신과 증권 역시 AIG의 인수가 거의 확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분기를 고비로 현대그룹 부실계열사의 문제가 단기적으로나마 희석될 경우 은행권의 잠재부실에 대한 우려가 감소될 뿐만 아니라 국채 및 회사채간 금리격차의 축소와 같은 금융시장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엔/달러 환율의 상승, 그리고 반도체가격의 하락이 지속된다면 한국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과거 한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수출단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의 회복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주가회복의 전제가 될 것이다. 아직 PC의 재고가 과다하고 반도체 재고 역시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의 수출단가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국내의 불안요인이 상당폭 희석될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에는 외국인 매물에 의해 낙폭이 큰 우량종목을 중심으로 매수를 고려해 보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