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표준·신제품 등 주도권 잡기 총력전 … 상설전시장 ‘기싸움’도 치열
‘홈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라’.가전·컴퓨터 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홈 네트워크 시장에서 맞붙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홈 네트워크와 관련 기술표준, 제품에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홈 네트워크 전용 전시장을 꾸며놓고 고객 유치전도 한창이다.홈 네트워크는 TV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PC 등 가정내 모든 디지털 기기를 기존의 전화선이나 전력선을 이용해 원격제어가 가능케 하는 기술로 가전·컴퓨터 업계의 올해 최대 화두다. 이에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썬 마이크시스템즈 등 세계적인 가전·컴퓨터 업체들은 기술과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삼성전자는 올해초 전미가전협회 주관 전시회에서 홈 네트워크 기술을 선보였다.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홈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는 것은 시장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시장 선점이 비즈니스 전개에 유리하기 때문.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홈 네트워크 관련 정보가전 시장이 2003년에 2천7백억달러, 2005년에 3천6백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2005년 백색가전 전체 시장규모인 1천2백억달러 가운데 약 30% 정도가 홈 네트워크 관련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3년 내 백색가전 업체는 정보가전으로 주력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경쟁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에 정보통신부 등 관련 기관에서도 홈 네트워크 시장에 주목하고 인터넷정보가전산업협의회를 출범시키는 등 향후 5년 동안 1조1천억원을 투자키로 해 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기술 표준홈 네트워크 시장에서 펼쳐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결투는 기술 표준에서 먼저 시작됐다. 특히 정보가전들을 묶어주는 미들웨어(통신 프로토콜)에서 붙었는데 삼성전자가 먼저 스타트를 끊으면서 한발 앞섰다. 삼성전자는 올 1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개최된 전미가전협회(CEA) 디지털 홈 네트워크 기술 표준 선정에서 자사의 ‘Home Wide Web(HWW)’이 표준안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96년부터 중앙연구소와 미국 현지연구분소가 공동 개발을 시작해 98년에 완료하고 한국 미국 등에 특허 및 상표 등록도 했다. 이번 채택으로 자신감을 얻은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홈 네트워크 기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에 비해 LG전자는 현재 미들웨어 표준을 개발 중으로 올 하반기께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보다 늦은 것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CEA가 채택한 삼성전자 표준안은 HAVi, Jini 등과 같은 하나의 표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들웨어 표준화 경쟁에 참여한 후보들은 마이크로소프트(UPnP), 소니(HAVi), 썬 마이크로시스템즈(Jini) 등이 있다.어쨌든 삼성전자보다 한발 늦은 LG전자는 하반기 발표 예정돼 있는 미들웨어 LnCP(Livingnetwork Control Protocol) 개발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늦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표준들과 호환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등과 호환을 위한 기술 공동개발 협력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들웨어 표준으로는 HWW를 우선 적용하고 HAVi, UPnP, Jini 등과의 호환성은 점차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제품 출시홈 네트워크 관련 제품에 있어서는 LG전자가 상당히 앞서 있다. LG전자는 99년부터 제품개발에 나서 지난해 6월 첫 제품인 ‘인터넷 냉장고’를 출시했다. 인터넷 냉장고는 고화질의 15.1인치 초박형 액정화면(TFT LCD)과 LAN 포트를 장착해 인터넷에서 쇼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쌍방향 화상통신으로 외부에 나가 있는 가족과도 서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다. 또한 LCD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가족들끼리 동영상 메시지 및 사진촬영이 가능하며 필요시 이를 재생할 수 있고 TV 방송과 e메일 송수신도 가능한 제품이다.이어 10월에 ‘인터넷 세탁기’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세탁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통신 케이블로 세탁기와 PC를 연결한 뒤 인터넷 전용 홈페이지에서 고객이 원하는 세탁방법을 찾아 ‘자료받기’ 버튼만 누르면 세탁기에 새로운 세탁방법을 간편하게 세팅하는 것.또한 올해초 발표한 ‘인터넷 에어컨’은 원격제어가 가능한 제품으로 외부에서 인터넷을 이용, 집안에 위치한 에어컨의 모든 동작을 제어하고 또 현재 작동 상태 및 고장 여부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쌍방향 정보전달을 실현했다고 LG측은 설명했다.이외 PC와 제품간 유선 연결이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무선 리모컨으로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는 ‘인터넷 전자레인지’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앞으로 전자밥솥, 가스오븐레인지, 청소기 등 주부가 사용하는 모든 가전제품에 인터넷 기능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또 올해 안에 세탁기를 시작으로 인터넷 정보가전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홈 네트워크를 위한 요소기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발표했지만 정작 실제 제품은 아직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차례로 개발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 1월초 CES에서 시연한 제품을 중심으로 2002년부터 에어컨 등 실제 홈 네트워크 제품을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디지털TV, DVD플레이어 등의 A/V제품과 PC, 프린터 등의 IT제품,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의 가전제품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통합하는 기술을 시연했다.상설 전시장홈 네트워크 시장의 주요 수요층이 가정(Home)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설 전시장을 꾸며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말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삼성 디지털 어드벤처’를 개관했다. 디지털 어드벤처는 단독 건물 7백평 규모로 만들어졌으며 디지털TV, PC, 웹 비디오 폰, IMT-2000 등 25개 품목에 총 2백50점의 첨단 디지털 제품이 전시됐다.특히 디지털 TV와 냉장고로 주방, 거실에 있는 세탁기 전자레인지 DVD 등 디지털 가전 제품을 홈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 조정할 수 있는 ‘디지털 홈 존’을 구성해 놓았다. LG전자도 이에 뒤질세라 올 2월 중순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홈 네트워크 상설 전시장 ‘LG드림넷’을 오픈했다. LG드림넷은 일반가정 구조로 전시장을 구성해 인터넷 디오스냉장고, 인터넷 터보드럼세탁기 등 인터넷 백색가전과 디지털TV, 홈시어터시스템, 디지털사운드CD리코더 등 디지털제품을 총동원해 관람객들이 직접 홈네트워킹 제품을 실연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 경쟁에서 한발 늦은 LG전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홈 네트워크 전용 사이트 LG홈넷( lghomenet.co.kr)도 개설했다.한편 홈오토메이션(HA) 업체들의 약진도 주목된다. 서울통신기술 현대통신산업 코콤 코맥스 등 HA 전문업체들은 주력 사업을 홈 네트워크로 바꾸고 홈 네트워크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 개발, 기술제휴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통신산업은 인터넷 접속 하드웨어 칩 전문개발업체인 위즈네트와 홈 네트워크사업에 관한 상호협력을 맺고 인터넷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서울통신기술도 홈 네트워크 제품 ‘이지온시스템(EZon)’을 내놓고 플래넷 미디어아이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외 코콤, 코맥스 등은 홈 네트워크 관련업체를 인수하는 등 시장 진입을 위한 행보를 빨리 하고 있다.홈 네트워크란홈 네트워크는 가정 내 모든 전기, 전자제품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미래형 가정 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전화 등을 통해 가정내 모든 전기전자제품의 현재 작동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원격제어 및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