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일상을 누군가가 지켜볼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하는 다양한 형태의 감지기술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시스템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컴퓨터 과학자들은 거주자의 행동과 대화를 모니터할 수 있는 센서들로 구성된 인지주택(Aware Home)을 실험 운영하고 있다.인지주택과 같은 전자감시시스템의 위력은 사람이 해당 화면을 보지 않고도 데이터베이스에 개인의 일상이 집적돼 개인에 대한 정보를 본인보다 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물론 이런 전자감시 시스템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려는 의도로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조지아 공대의 인지주택의 경우 홀로 사는 노인의 안전을 위해 개발됐다.홀로 사는 노인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지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방안에 쓰러져 신음하며 누군가 와서 도와주길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약 먹는 것을 잊을 수도 있다. 겨울에 히터를 잘못 조작해 오한에 떨며 지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감시 시스템은 이런 걱정을 획기적으로 덜 수 있다. 센서와 컴퓨터를 노인이 홀로 사는 집에 설치해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노인의 안전상황을 파악해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지아 공대가 실험중인 인지주택은 지난해부터 20여 정보기술전문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중인데 다음달부터 실제로 노인들이 거주하는 임상실험 단계에 들어간다.곳곳에 센서 부착 ‘일거수일투족’ 파악인지주택에는 시각 청각 동작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곳곳에 부착돼 있어 거주자들의 행동을 보고 듣고 측정할 수 있다. 이 센서를 통해 컴퓨터는 거주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다. 인지주택은 위험방지 기억보강 행동추적 등 3가지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위험방지시스템은 감지기술을 이용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가족들이나 관련기관에 통보한다. 예를 들어, 가옥의 실내 온도가 현저하게 떨어질 경우 일부러 온도를 내리는 것이냐고 질문하거나 거주자에게 경보신호를 보내 온도를 정상상태로 조정하도록 한다.기억보강 시스템은 기억력이 감퇴하는 노인의 생활을 보조하는 장치다. 예를 들어, 요리 중에 누군가 방문할 경우 문을 열어주거나 일을 처리한 후 다시 부엌에 돌아오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그 전에 하고 있던 모습을 다시 보여 주면 무엇을 어디까지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행동추적 시스템은 노인의 일상과 행동 유형을 기록하는 장치다. 거주자의 행동은 ‘디지털 패밀리 포트레이트’라는 전자 액자에 나타난다. 이 전자액자에는 거주자의 사진과 함께 그 주변에 나비모양의 아이콘이 있다. 활동이 활발하면 아이콘이 크게 표시되고 활동이 거의 없으면 작게 나타난다. 떨어져 사는 가족들은 전자액자의 아이콘을 보고 부모님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아이콘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들면 활동이 거의 없는 것이므로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마루에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 신발의 유형과 압력을 분석해 거주자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한다. 거주자가 집안에 들어왔는지, 바깥으로 나가는지, 침실로 가는지, 화장실로 가는지 등 행동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가 돌출 행동이 나타나면 경보신호를 보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전자감시 시스템으로 노령사회의 큰 시름을 덜 수 있게 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기업에서 직원들의 업무태도를 감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등 개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하기 위해 이용될 수도 있다. 이미 대형 소매점들은 소비자들의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 전자감시시스템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