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수주부터 세무·보험문제까지 통합관리 … CM·CG 등 영역 확대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을 대행하는 독립 프로덕션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방송사마다 아웃소싱 프로그램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덕션 입장에선 방송사로부터 프로그램을 따내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독립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자면 장비 대여나 세트 구성 등을 일일이 다 챙겨야 해 그만큼 품이 많이 들고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방송뿐 아니라 CM제작이나 출판 등을 외주 제작할 때도 독립 제작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들 독립 제작사들의 네트워크를 만들면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을까.(주)옴니버스 커뮤니케이션즈는 이런 가능성을 들고 사업에 뛰어든 벤처기업이다. 문화방송(MBC) 출신 프로듀서(PD) 10명이 주축이 돼 국내에선 생소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Creative Agency)’를 표방하며 지난 98년 설립했다.그동안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도 상당수다. MBC TV의 쇼 프로그램 ‘목표달성 토요일’중 ‘꼴찌탈출’을 비롯해 ‘현장 카메라 르뽀’, ‘일요일 일요일 밤에’ 중 ‘신장개업’, ‘그 순간의 감동이’, ‘테마게임’ 등과 KBS의 ‘도전 지구탐험대’ 등을 제작했다. 현재는 ‘목표달성 토요일’ 중 인기코너인 ‘악동클럽’, ‘카메라 리포트(MBC)’, ‘생방송 화제집중(MBC)’, ‘TV 특강(KBS)’, ‘TV 동물농장(SBS)’ 등을 제작하고 있다. 이런 기획력과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방송영상을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우선 방송 프로그램 제작 분야에선 독립 프로덕션들과 프리랜서 PD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현재 10개 프로덕션과 30명의 프리랜서 PD들을 회원으로 확보한 상태다. 이들로부터 접수받은 기획 아이템 초안들 가운데서 우수작을 뽑아 방송사 프로그램 입찰에 내놓는다. 독립 프로덕션 입장에선 많은 비용을 들여 애써 기획한 아이템이 사장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독립 제작자 프로그램 제작 전념 길 열어황훈 전략기획실장은 “어떤 작품이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며 “내부 평가를 거친 기획안인 만큼 낙찰될 확률은 높다”고 말한다. 그뿐 아니라 제작시 필요한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무나 보험관련 문제까지 통합 관리해 독립 제작자들이 프로그램 제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게 회사측 취지다.독립제작사나 인력의 컨소시엄을 구성, 공중파 방송은 물론 케이블방송, 위성·디지털방송까지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으로 대량 영상콘텐츠 생산 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독립 프로덕션은 20개로, 프리랜서 PD는 2백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아이템도 방송영상에 국한하지 않고 CM CG 애니메이션 인쇄 출판 DM(Direct Mail)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도 준비중이다. 현재 일본 아사히(ASAHI) TV의 주간 스포츠쇼 프로그램인 ‘사커 2002’ 중 ‘한국 스포츠 정보 코너’를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최근엔 2002년 월드컵 개최기념 한일공동 32부작 특집 기획을 위해 일본 전역에 10여개 지사를 둔 스포츠 전문 대형 프로덕션인 일본 크로스(CROSS) TV와 계약했다. 월드컵 참가 32개국을 한·일 양국 연예인들이 돌며 진행하게 될 이 프로그램은 국내에선 KBS와 협의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후지(FUJI)TV 아사히TV 니혼(NIPPON)TV와 접촉중이다.지난해부터 일본시장 진출을 모색해 현재 일본내 여러 기업들과 제휴, 엔터테인먼트 업무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일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크릭앤리버(Creek & River)사와 제휴, 지난 5월엔 10배수로 5천만엔을 투자받았다. 나스닥재팬 상장 기업인 크릭앤리버는 2천여개 이상의 방송사, 콘텐츠 개발·제작 프로덕션과 1만5천여명의 제작자를 네트워크로 확보한 세계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업계의 선두주자다.일본업체 인쇄물 제작 발송, DM사업 시작“옴니버스의 사업 모델이 크릭앤리버의 한국내 사업추진 계획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한 결과로 이것이 현재 진행중인 일본 프로그램의 외주제작 뿐 아니라 영상콘텐츠 수·출입 등 공동업무 진행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황실장의 말이다.우선 일본시장을 주 타깃으로 한국 콘텐츠 제작을 직접 의뢰받아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외주물량 수주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황실장은 “일본보다 국내에서 제작하는 것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일본측으로부터 제작 의뢰가 들어온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국내 방송사에서 의뢰받은 해외촬영이 필요한 프로그램도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현지 촬영이 아닌 크릭앤리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아우소싱으로 저렴한 값에 제작할 수 있다고 황실장은 덧붙인다.DM사업도 시작했다. 일본 업체의 인쇄물을 외주 제작해 발송하는 서비스다. 또 일본 현지에서 수주받은 인쇄물을 한국에서 수신지로 직접 발송하므로 우편 요금 차익에 따른 마진이 상당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한다. 일본 DM 제작업체들의 비용절감 효과가 커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이와 함께 일본의 각종 멀티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관련 서적들의 한국어판 출시도 준비중이다. 일본에서 제작하는 CM이나 애니메이션도 한국에서 저비용으로 비교적 쉽게 작업할 수 있어 일본 CM의 후반부 작업을 맡을 국내 10여개 포스트 프로덕션들을 연결시켜 놓았다. 3D 애니메이션 분야 역시 일본 업체들과 제휴하고 있다. 앞으로 해외 사업파트너와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인터뷰박형규 사장전세계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구축 목표“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할 참입니다.”문화방송(MBC) 예능국 PD 출신인 박형규(35) 옴니버스 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자신 역시 많은 크리에이터중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제작자들의 입장에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다.“기존 방송 영상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게임 출판 카탈로그 등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창작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려면 기획 생산 마케팅까지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됩니다.”아무리 훌륭한 제작물이라도 수지를 못맞출 정도로 과도한 비용이 들거나 팔리지 않는다면 제작자의 존립이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박사장은 주장한다.“독립 제작자들간의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공동 진행으로 비용 절감과 함께 각각의 장점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박사장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 크릭앤리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물량을 수주하는 한편 넓은 선택폭에서 현지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최근엔 크릭앤리버의 자회사인 디자인 익스체인지가 운영하는 디지털 콘텐츠 뱅크 사이트(www.dex.ne.jp)의 한국 버전 구축을 추진 중이다. 국내 크리에이터들 모두에게 작품 개발공간과 판로를 열어줄 ‘크리에이티브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한다는 생각이다.“크리에이터들이 보다 적은 리스크로 최고의 작품을 창조해낼 수 있는 솔루션을 계속 개발해내겠습니다.”‘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란 프로그램의 제작 프로듀서를 자처한 박사장의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