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공정 LCD용 세계 최초 개발, 삼성전자 등에 납품 … 나노테크놀로지 핵심기업 기대

현미경으로 원자를 볼 수 있을까? 원자끼리 서로 미치는 힘을 이용하면 시료 표면의 형상을 원자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원자현미경(AFM:Automic Force Microscope)’이다. 10여년전에 발명됐지만 주로 연구용 분석기기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요즘엔 반도체 표면을 재거나 결함을 조사할 때, 그리고 콤팩트 디스크나 자기 디스크에 쓰인 비트(bit)의 모양새 등을 검사하는 데 이 원자현미경이 사용된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PSIA는 바로 이 산업용 원자현미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가 3년전 내놓은 산업용 원자현미경 ‘SM5’는 원자현미경 기능에 자동화 기능을 갖춰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전의 원자현미경은 주로 연구용이어서 사용법이 복잡해 이에 대한 반도체업계의 인식이 부정적이었다”는 게 PSIA 노영길 과장의 설명이다.생산라인에서 자동으로 대형액정기판의 표면을 계측할 수 있는 원자현미경도 개발해냈다. 이는 최근 큰 성장을 보이는 평판 디스플레이(FPD)의 제조 공정 분석 장비로 쓰인다. 지난해 11월 이 제품을 삼성전자에 납품한 데 이어 올 3월엔 LG필립스에도 공급키로 했다. 이 LCD용 원자현미경은 포토 공정을 마친 액정기판의 PR표면 단차 등을 시료를 손상시키지 않고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어 LCD 생산공정을 최적화하는 데 필수 장비로 인정받는다. 삼성전자에 납품된 SM5-L6072는 기판사이즈 6백x7백20mm용이고 LG필립스로부터 수주받은 SM5-L1012는 기판 사이즈가 1천x1천2백mm용으로 지금까지 생산된 원자현미경 중 가장 큰 장비다.자동공정이 가능한 LCD용 원자현미경은 이 회사의 제품이 세계 최초다. 현재 반도체 소자의 밀도가 높아져 기존 계측장비의 한계가 있어 원자현미경이 핵심 측정장비로 떠오르고 있다. 노과장은 “특히 평판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원자현미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SM5-L 시리즈는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경쟁품보다 싸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등의 LCD 생산업체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원자현미경은 여러 면에서 혁명적이다. 진공에서만 관찰이 가능한 전자현미경과 달리 대기 중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시료의 형상을 수평방향과 수직방향 모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료의 물리적 성질과 전기적 성질까지 알아낼 수 있다. 광학현미경의 배율이 최고 수천 배, 전자현미경의 배율이 최고 수십만 배인데 비해 원자현미경의 배율은 최고 수천만 배여서 하나하나의 원자를 관찰할 수 있다. 또 원자지름의 수십분의 1(0.01nm)까지도 측정해낼 수 있다.박사장, 실리콘밸리서도 성공한 기업인그만큼 시장성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연마된 광학 렌즈나 증착막의 두께와 굴곡을 측정하는 것부터 천연 광석의 표면 분석에 이르기까지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대기뿐 아니라 액체내에서도 작동하므로 살아있는 세포내의 구조나 세포 분열 등을 관찰할 수도 있다. 관찰이나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소형 로보트의 기능도 할 수 있어 나노리쏘그라피(사진묘사) 나노머시닝(절삭)은 물론 분자의 합성 등 연구에도 사용된다. PSIA는 박상일(44) 사장이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개발한 원자현미경 기술을 제품화하고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PSI란 회사를 창업한 것을 모태로 지난 97년 설립됐다. 지난해엔 ‘국가지정연구실(NRL)’에 선정되기도 했다. (031)734-2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