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8-5588’. 지역에 상관없이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피자헛 주문배달 서비스 전화번호다. 1588-5588을 구축한 후 피자헛은 한달 주문량이 기존 15만 건에서 50만 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피자헛 매출 급신장의 비결은 1588-5588이 운영되는 콜센터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CRM(고객관계관리) 솔루션에서 나온다. CRM센터로 불리는 이곳에선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타깃마케팅이 가능하다. 현재 1백80만명의 고객 DB(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는 이 콜센터는 ‘지금 이 시간에 누가 피자를 먹고 싶은 지’를 정확히 뽑아낼 수 있다. 즉, 앉아서 고객의 전화만 받는 것이 아니라 피자를 먹고 싶은 고객에게 접근해 할인, 선물 등 부가 서비스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CRM센터 덕분에 피자헛은 경쟁업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런 피자헛의 승승장구는 CRM센터를 구축, 운영해주고 있는 콤텔시스템이란 업체가 있어 가능했다.콤텔시스템 곽정흔(41) 사장은 “정보는 필요한 사람에게 접근하면 약이 되지만 필요없는 사람에게 접근하면 ‘노이즈’일 뿐”이라며 “CRM을 통한 고객 DB마케팅은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고급 마케팅 툴”이라고 강조했다.현재 컴팩코리아 CRM센터도 운영하고 있는 콤텔시스템(이하 콤텔)은 최근 노트북을 경품으로 걸고 프로모션을 하면서 자사 CRM 솔루션의 위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콤텔은 실제 노트북을 구매할 수 있는 가망 고객 6백명을 산출,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한 결과 60여대의 노트북을 팔았다. 또 지난해 온세통신에도 CRM 솔루션을 구축해 온세통신 전체 가입자 1백50만명 가운데 30%를 CRM솔루션으로 가입시키기도 했다.“고객의 히스토리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많은 업체들이 CRM을 구축하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데 이는 큰 오산입니다. 적어도 1~2년의 데이터 수집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가야 제대로 된 CRM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이처럼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개발된 CRM 솔루션 덕분에 피자헛 컴팩코리아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하면서 콤텔은 지난해 1백억원 매출에 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1백40억원 매출에 약 20억원의 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콤텔시스템은 이미 상반기에 67억원 매출에 9억원의 이익을 올린 상태여서 매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저렴한 중소기업형 솔루션 구축 박차최근 11명의 연구인력을 충원해 중소기업형 CRM 솔루션 DMSP 2002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곽사장은 “중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ASP 형태로 제공돼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동네 수퍼마켓에서도 CRM을 통한 고객 DB마케팅을 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곽사장은 10년 이상 복권관련 사업을 해온 복권 전문가다. 그는 주택복권이 유일하던 시절 즉석복권을 국내에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79년 서울 배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위스 제네바대학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그는 88년부터 97년까지 10년간 기술복권판매(주) 등에서 복권 관련 사업을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