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CJ 아성에 후발주자 에버랜드, 시장 적극 공략 … 입찰 정보전·인재 스카우트전도 불꽃
“25조원의 푸드(Food)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라.”삼성과 신세계, 그리고 제일제당 등 삼성가 3형제가 25조원의 푸드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푸드 서비스는 단체급식과 외식사업을 아우르는 식품유통업종. 요즘 기업체와 병원 학교 정부 등 다양한 곳에서 급식 서비스를 전문업체에 맡기는 등 단체급식 시장이 팽창하고 있고 외식사업 역시 가정 식단의 변화로 성장세에 있다.실제 지난해 말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4조5천억원, 외식사업 시장은 20조원을 기록했다. 2005년께 이 시장은 30조원으로 불어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웃 나라 일본의 시장규모는 무려 2백40조원이 넘는다. 국내 업체들은 조만간 국내 시장도 일본의 규모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특히 푸드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와 신세계푸드시스템, 그리고 제일제당 계열사인 CJ푸드시스템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 업종의 핵심인 조리사들을 서로 스카우트하는가 하면 입찰에선 상대의 가격조건을 알아내기 위해 치열한 정보탐색전도 벌이고 있다.에버랜드 유통사업부 ‘승승장구’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 업체는 삼성에버랜드다. 이 회사는 최근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의 연회사업 입찰에서 낙찰, 본격적인 외식 사업에 진출했다. 단일 연회사업 규모로는 국내 최대로 연간 20억원에 달한다. 또 내년부터는 신세계와 제일제당이 장악하고 있는 식자재유통사업까지 손길을 뻗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가 3형제는 모든 분야에서 물고 물리는 전쟁을 벌일 판이다.삼성에버랜드는 신세계나 제일제당보다 늦게 식품유통시장에 뛰어든 후발업체. 지난 98년 삼성 계열사의 단체급식 사업권이 신세계에서 삼성에버랜드로 넘어가면서 에버랜드의 식품유통사업은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이후 식자재유통 사업부를 흡수하면서 에버랜드의 유통사업부는 회사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부서로 올라섰다. 지난해 총 8천7백억원의 매출 중 식품유통사업부의 매출은 3천4백억원이었다.외식사업, 제일제당·신세계 앞서에버랜드는 지난해 신세계푸드시스템을 물리치고 인천공항 직원용 단체급식 사업권을 획득, 5년간 1백억원의 시장을 확보하는 저력을 과시했다.에버랜드는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말까지 서울시내 뷔페형태의 레스토랑을 개점하면서 실질적으로 외식산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신세계푸드시스템이 지난 1월 이마트로부터 인수한 사내 외식업체 이투게더와 격돌이 불가피하다. 이투게더는 이마트내에 설립될 뷔페형 레스토랑. 신세계는 올해 말까지 15개점을 오픈하고 내년까지 20개점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로선 역점을 두고 벌이는 사업이다. 에버랜드와 신세계는 초기 이같은 모델의 레스토랑을 자사 유통센터내에 설립, 당분간 서로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신세계푸드시스템은 내년까지 35개점을 오픈, 2003년부터 독자 브랜드를 달고 일반 외식시장에 직접 진출할 예정이고 에버랜드 역시 비슷한 계획이다. 언젠가는 만날 ‘적’인 셈이다. 신세계푸드시스템 관계자는 “단체급식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에버랜드가 외식사업까지 진출할 경우 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신세계가 3형제 중 가장 먼저 외식사업과 단체급식 사업을 시작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 놓았다는 점과 통합영업정보시스템을 개발,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설 것”으로 자신했다.또 신세계푸드시스템은 내년에 80억원을 들여 경기도 광주에 ‘식품유통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 업체는 식품 유통과 제조까지 병행하며 중소 식품유통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소규모 단체급식 시장에도 파고들기로 했다. 중소 단체급식 시장은 하루 1백50끼 정도 제공하는 시장으로 규모가 적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기업이 외면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조리사와 영양사들을 일본 제휴업체(MEFOS)에 파견, 소규모 급식장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CJ푸드시스템 역시 단체급식 시장의 메이저가 되기 위해 회사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 다른 삼성가의 형제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이용, 원가 경쟁력에서 앞서갈 것으로 자신한다. 원가경쟁력은 곧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져 경쟁업체들을 제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CJ는 야채 고기 생선 등을 공급하는 식자재유통사업 부문을 강화키로 했다. 3형제 중 유일하게 식자재유통에서 독자 브랜드(이츠웰)를 갖고 있어 시장 인지도가 높다는 것이 CJ의 강점이다.그러나 이 분야에도 에버랜드는 내년 농협의 ‘목우촌’ 같은 고급 브랜드를 개발, CJ와 한 판 대결을 예고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고가의 고급 브랜드를 개발, 독자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식자재 납품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세계푸드시스템의 관계자는 “에버랜드는 아직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우리를 따라오기엔 힘들 것”이라며 “고속 성장하는 식자재 사업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고 전했다.이처럼 삼성가 3형제의 푸드 전쟁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되자 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 업계 수위를 달리고 있는 LG아워홈은 돈가스 외식산업 진출을 발표하는 등 삼성가를 제치기 위해 분주하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