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인·CCR 등 매출 쑥쑥 ‘표정관리’ … 유니텔·한컴·새롬기술 등은 구조조정 ‘몸살’IT벤처의 산실 테헤란밸리에 요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한쪽에선 매출이 쑥쑥 올라 표정관리에 바쁘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래서 보는 이에 따라 테헤란밸리가 살아난다고 하고 반대로 테헤란밸리는 예년보다 더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한 벤처기업 전문 컨설턴트는 “한쪽에선 일어나고 다른 한쪽에선 주저앉는 것이 벤처업계의 태생적 생리가 아니겠느냐”며 “이런 역동적인 것이 바로 테헤란밸리의 원래 모습”이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벤처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테헤란밸리의 요즘 겨울나기는 어떤 모습일까.겨울이야기 1비교적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는 동네 얘기다. 지난해 전직원에게 주식(5만주)을 무상 지급했던 전자화폐업체 이코인은 올해도 흑자가 예상돼 연말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또 내년 주5일 근무제와 1인당 3천만원씩 주택마련 융자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직원 보상 프로그램은 꾸준히 올라가는 매출 덕분이다. 지난해 50억원 매출에 7억2천만원의 순이익을 올린 이코인은 올해는 2배 성장한 1백억원 매출에 19억원의 순이익을 바라보고 있다.온라인 게임업체 CCR는 올해 전년대비 10배 이상의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 상반기에 이미 65억원 매출에 2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 전체 매출 48억원에 순이익 2억8천만원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다. CCR는 하반기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올 매출을 1백5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 회사 마케팅팀 장혜경 대리는 “온라인게임 포트리스의 PC방 유료화로 월 30억원씩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최근 유료서비스를 개시한 대만 등 해외쪽에서 실적이 좋은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네트워크 트랙픽 관리 솔루션 전문업체인 스콥정보통신도 전년대비 5배 이상의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27억원. 해외영업과 국내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유지영 차장은 “사업 초반이라 올해는 경상수지를 맞추는데 주력하고 내년부턴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콥정보통신은 내년에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 회사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달성한 금액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대형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전년대비 5배 이상 올라간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 올 3분기까지 5백6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연말까지 1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흑자는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결산결과 4억5천4백만원의 영업흑자를 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다음은 내년에 유료 e메일 등 수익사업이 추가되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자신한다.인터넷 캐릭터 사업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네오위즈는 올 3분기에 74억5천5백만원 매출에 23억8천5백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기간 동안 21억9천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네오위즈 송관용 기획예산팀장은 “지난해까지 네오위즈의 주수익원이 원클릭(인터넷접속)이었다면 올해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세이클럽이 40%까지 올라왔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면서 수익을 올리는 업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매출 급신장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이 동네에선 올 연말에 인센티브, 보너스 등 직원들을 위한 각종 보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 여느 겨울보다 따뜻할 것으로 전망된다.겨울이야기 2이와 반대로 테헤란밸리의 또 다른 동네에서는 구조조정 몸살을 앓으면서 관련 벤처인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등 살을 에는 혹한이 시작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체질개선이라기 보단 돈 안되는 사업을 분사형식을 통한 밀어내기 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더 우울한 상황이다.그 첫번째 주자가 유니텔이다. 유니텔은 12월1일부로 PC통신서비스 ‘웹피(Weppy)’를 포함한 온라인사업부를 분사시키기로 했다. 유니텔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 비용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PC통신 사업을 더 이상 안고 가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유니텔은 별정통신 VoIP 위성통신 빌링솔루션 EC 등 기업대상 비즈니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그런데 문제는 분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먼저 온라인사업부 인력 1백여명을 포함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았고 남아 있는 직원들에겐 분사하는 회사에 자기 연봉의 5%를 출자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 유니텔은 최근 직원출자에 대한 내부반발이 심해지자 사원 자율에 맡기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니텔 내외부에선 이번 분사가 비수익사업에 대한 밀어내기 식이라고 지적하는 이가 많다. 유니텔 온라인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유니텔 경영층이라기 보단 삼성그룹의 요청이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수익사업이 독립회사가 된다고 해서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유니텔은 이번 일로 상당수의 인력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한글과컴퓨터도 비수익사업인 ‘넷피스’를 분사하기로 했다. 한글과컴퓨터측은 이번 분사에 대해 “그동안 통신비, 서버 이용료 등 부담을 안고 있던 넷피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분사 인력이 고작 3~4명 수준이고 개발인력만으로 구성돼 있어 독립법인으로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자리를 잡을 때까지 한컴내 인큐베이팅 형태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마케팅 영업 등은 본사의 지원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분사되는 넷피스는 현재 75만명의 회원 중 1만7천명의 유료회원을 확보, 월 1만9천원에서 3만9천원을 받아 한달 평균 3억4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무료회원에게 들어가는 통신비와 서버 이용료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분사되는 넷피스가 75만명의 회원을 그대로 가져갈 경우 적자는 불보듯 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모회사인 한글과컴퓨터의 사정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올해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3백50억원에는 맞췄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최근 미국 다이얼패드커뮤니케이션 파산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새롬기술도 비수익사업 정리를 위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새롬기술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별정통신사업과 VoIP통신사업을 핵심사업으로 하고 나머지 온라인포털(Dialpad.co.kr), 헤드셋 등 하드웨어 장비 사업을 분사시킬 계획이다. 특히 분사, 매각 등을 통한 자연적 인력감소 외에도 인위적 인력감축도 추진하고 있다.새롬기술의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 7월 유료화한 VoIP서비스가 생각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계속되는 적자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설립초기부터 최근까지 8백50억원의 자본을 거의 까먹은 미국 다이얼패드가 추가 자금을 요청하자 새롬기술 주주들이 거부한 것. 일단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이 사재를 털어 다이얼패드를 살리겠다고 나서자 진정된 상황이다.여기에 새롬전자(ADSL 장비 생산) 새롬벤처스(인큐베이팅, 투자) 타운넷(지리정보 솔루션 서비스) 등 자회사들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지분손실까지 떠 안고 있어 부담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올해 안에 적자 사업 정리, 분사,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새롬기술을 제 궤도에 올려놓으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실정에 놓인 것. 여기에 최근 오상수 사장이 경영책임을 지고 사임함에 따라 구조조정의 속도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인력감축 폭이 얼마가 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자연감소분과 함께 대폭적인 인력감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내부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새롬기술은 약 2백5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